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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구 조종사와 기상학자의 무모한 도전 <에어로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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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적 낭만과 거친 모험의 세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9세기 영국 런던, 열기구 조종사 어밀리아와 젊은 기상학자 제임스가 함께 열기구를 타고 인류 최고 높이에 도전한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 이어 에디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스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와일드 로즈>, <우먼 인 블랙 : 죽음의 천사>의 톰 하퍼가 연출을 맡았고, <그래비티> 제작진이 참여했다. 

 

 

 

 

비주류들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어밀리아는 사고로 남편을 잃고, 스타 열기구 조종사 부부라는 타이틀을 뒤로하고 2년간 폐인으로 지낸다. 기상학자 제임스는 어밀리아에게 다시 열기구를 조종해달라는 의뢰를 한다. 고층관층을 위해 열기구 조종사가 필요한 제임스는 주류사회에서 마땅한 조력자를 구하기 어렵다. 기상을 예측하겠다는 그의 과학적 열정은 학계에서 비웃음 거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존이 어밀리아를 유일한 희망으로 생각한 배경에는 이 같은 사정이 있다. 

 

 사교계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해 새로운 남편을 만나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어밀리아의 동생은 언니의 모험을 반대하고, 어밀리아를 ‘괴상한 여자’로 생각하는 제임스의 어머니도 이 프로젝트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꿈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도움과 각자의 소중한 열정으로 결국 열기구 모험은 시작된다. 

 

 영화는 실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열기구를 타고 기상관측을 시도한 기상학자 제임스 글레이셔는 영국과학진흥협회의 지원을 받았지만, 영화 속 제임스의 연구는 터무니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전혀 주목받지 못한다. 학자적 열망 외에도, 권위적이고 엄숙한 학계 기득권에게 ‘그들이 틀렸음을 입증’하고 싶은 강한 욕망 또한 그를 도전하게 만든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제임스 글레이셔와 함께 열기구를 타고 11km까지 올라간 조종사 헨리 콕스웰은 영화와 달리 남자였다. 하지만, 영화는 미망인 어밀리아로 설정하면서, 두 등장인물 모두를 비주류라는 공통점을 가지게 했다. 

 

 

 어밀리아로부터 여성주의적 메시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억지스럽거나 진부하지 않다. 어밀리아는 당대 여성으로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편을 잃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열기구를 다시 조종한다. 

 

어밀리아가 제임스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은, 비주류로서의 상처를 교감해서가 아니다. 어밀리아는 입지에 대한 열등감과 조급증으로 자신과 타인을 위험으로 내모는 제임스의 모습에서 과거의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로맨스 없이 서로 조력자로 이해하고 성장하며 우정을 느낀다. 이 같은 설정들은 세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상적인 묘사를 넘어서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꿈의 대리체험

 

 이 영화의 매력은 캐릭터나 스토리보다는 19세기 열기구 모험을 시각적으로 보는 즐거움이 더 강렬하다. 캐릭터는 픽션이지만, 모험 중에 일어나는 과학적 경험과 현상 등은 실제를 참고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리얼하다. 열기구가 런던 도시 위를 날아 오르고, 구름이 아래로 펼쳐지는 모습 등 관객은 아름다운 하늘을 만끽할 수 있다. 열기구에 대한 ‘동화적’ 꿈의 대리 체험이다. 

 

 하지만 영화는 ‘동화적’ 낭만만을 선사하지 않고 관객을 거친 모험의 세계로 안내한다. 태풍에 휩싸인 열기구는 금방이라도 두 사람을 날려보낼 것만 같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급격한 기온 하강과 기압의 상승, 몸의 이상이 찾아와 정신이 혼미해지고 손가락을 움직이기도 어렵다. 이와중에 얼어붙은 뚜껑을 열기 위해 거대한 구피 외부로 올라가는 위험천만의 작업을 해야 한다. 영화는 이처럼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을 흥미롭게 표현하고 효과적으로 배치해서 몰입도를 높였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세상에 대한 과학적 규명의 열망들을 목숨을 거는 모험을 하지 않고도, 극장에 앉아서 편안히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진정한 미덕이다. 가만히 있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영화의 말은 맞는 말이지만, 관객은 가만히 앉아서도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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