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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목격한 가짜 시각장애인 <블라인드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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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을 거듭하는 발리우드 블랙코미디 스릴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살인사건 현장에서 프라이빗 공연을 하게 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아카쉬. 범인은 그가 눈이 보이지 않는 점을 이용해 알리바이를 조작하지만, 사실 아카쉬는 눈이 안 보이는 척 연기한 가짜 시각장애인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발리우드 블랙코미디 스릴러다.



예측을 배반하고 또 배반


아카쉬는 예술적 감성을 살리기 위해 눈이 보이지 않는 피아니스트 행세를 하며 장애인 아파트에 산다. 라이브 레스토랑에서 공연을 하던 중 유명 배우 출신이자 현재 부동산 업자인 프라모드에게 아내를 위한 결혼기념일 깜짝 선물로 출장 연주를 의뢰받는다.



의뢰인의 아파트를 방문한 날, 프라모드의 아내 시미가 남편이 없다며 아카쉬를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결국 연주를 강행하게 된다.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아카쉬는 눈 앞에 펼쳐진 놀라운 풍경을 목격한다. 프라모드의 시체가 누워져 있고 정체모를 남자와 시미는 시체를 수습한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아카쉬는 이 모든 것을 보고도 보이지 않는 척하며 피아노를 치고 범인은 소리로 아카쉬를 속이고 알리바이를 만든다.



영화는 ‘장님 스릴러’라고 명명할 수 있을 정도의 장르화된 소재를 변형시킨 흥미진진한 설정이 돋보인다.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는 척 하는 상황, 보이지 않는 줄 알고 비밀을 드러내는 상황이 충돌하는 것도 매력적인데, 이 영화는 이것마저 또 비틀고 비틀며 관객의 예측을 뛰어넘는다. 파격적인 캐릭터와 과감한 전개는 인도영화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글로벌 트렌드를 흡수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특유의 문화적 정서들도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겐 낯선 느낌을 강화시킨다.



뮤지컬적인 장면들은 의식적으로 배제했지만, 마치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영화 속의 영화라던가 레스토랑 관객들의 파티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흥겨운 음악과 춤을 삽입했다.
주인공의 직업이 피아니스트인만큼, 아름다운 피아노곡도 풍부하고 화려한 이국적 음악들도 즐겁다.



익숙한 문법, 독창적 감각


하지만, 이 영화의 기본 스타일은 헐리우드 식인 것은 분명하다.
비정한 인물들이 얽히고 설키며 살기 위해 잔인한 싸움을 벌이는 느와르적 상황에 역설적으로 어우러진 코미디와 황당한 소동극을 뒤섞은 코엔형제 스타일의 범죄물은 이미 한국영화에서조차 익숙한 형식이다. <블라인드 멜로디>는 익숙한 문법을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면서 높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한화 780억원에 달하는 누적 흥행 수익을 거둔 성과가 충분히 납득이 간다.


복합 장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스릴러보다 블랙코미디 쪽으로 치우쳐있다. 보아도 보지 않아도 위험에 빠지는 주인공의 딜레마가 서스펜스를 빚어내는 순간에도 이 영화는 세련된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다.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묘한 유머 때문에 악인들의 잔인한 행각들이 전혀 무겁거나 불편한 느낌을 주지 않으며, 심지어 긴
장감마저 크게 주지 않아 게임같은 순수한 오락을 제공한다. “살인 사건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자체를 즐긴다면 ‘모든 예측이 배반 당해서 기쁜’ 영화가 될 것이다”는 스리람 라그하반 감독의 말은 이 영화를 잘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공존은 장점이지만, 초반의 멜로는 불필요하게 긴 느낌이다. 설정은 꼭 필요했고 묘사도 달콤하지만, 전체적 균형 면에서는 보다 간략한 편이 좋았다고 생각된다. 직접 노래와 연주를 모두 소화했다는 아카쉬 역의 아유쉬만 커라나의 연기가 상당히 좋다. 하지만 시미 역을 맡은 타부의 연기와 캐릭터가 더욱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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