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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그녀의 가족드라마 능가하는 작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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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극작가 김수현(73)씨의 작품 세계를 두 단어로 표현한다면, ‘파격’과 ‘가족’이다. 그런데 이 ‘파격’은 여느 막장 드라마와는 격이 다르다.

‘파격적인 상황’에 내던져진 인물들은 ‘가족’이라는 끈적끈적한 핏줄의 정을 통해 갈등의 실타래를 푼다. 언제나 포근한 가족이라는 품에서 드라마 속 인물은 물론 시청자까지 현실에 대한 위안과 미래를 향하는 희망을 발견한다.

김씨는 1968년 MBC 개국 7주년 기념 라디오 드라마 극본 현상 공모에 ‘그 해 겨울의 우화’로 당선된 후 1972년 드라마 ‘무지개’로 TV 드라마 극본을 쓰기 시작했다. 44년째 ‘안방극장의 여제’로 군림하고 있다.

70년대부터 2016년 오늘날까지 신선한 충격을 시청자에게 안겨준 멜로드라마와 함께 이웃, 부모와 형제 같은 대가족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풀어가는 ‘김수현표 가족드라마’는 ‘막장 가족드라마’와 대척점에 있는 ‘정통 가족드라마’라는 장르를 고집하고 있다.

데뷔 초인 70년대부터 대가족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 일일극 ‘신부일기’(1975)로 7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방송대상 작품상을 받으며 흥행과 작품성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90년대 들어 특유의 감칠맛 나는 대사와 생동감 있는 캐릭터로 화제를 몰고 온 가족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는 주말 저녁 시간대를 평정했다. 보수적이고 엄격한 집안의 장남 이대발(최민수)과 자유분방하고 민주적인 가족의 장녀 박지은(하희라)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를 축으로, 상반된 분위기의 두 가정의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려간 이 드라마는 시청률 59.6%를 기록했고, 최고시청률은 64.9%까지 치솟았다.

한국드라마 최초로 중국에서 성공한 작품이기도 하다. 중국에 처음으로 한국문화를 소개한 드라마인데다, ‘대발이 아버지’ 이순재의 가부장적인 캐릭터가 당시 개방화되고 있는 중국에서 잊혀져 가는 전통문화에 대한 향수를 일으켜 중국 시청자까지 매료시켰다.

이후 김씨는 대중목욕탕을 운영하는 노부부와 자녀들의 이야기 ‘목욕탕집 남자들’(1995), 제주도에 사는 대가족을 소재로 한 ‘인생은 아름다워’(2010), 노부부와 세 아들 부부, 그들의 자녀 3대의 소통과 화해를 그린 ‘무자식 상팔자’(2012)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가족관을 대가족의 삶에 투영해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그녀의 가족드라마는 속이 후련할 정도로 직설적이고 신랄한 언어와 생동감 있는 캐릭터 묘사, 대가족의 일원인 개개인이 안고 있는 고민과 세대 간의 인식 차이를 대비시키며 폭넓은 시청층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와 ‘무자식 상팔자’는 김수현의 뚝심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기도 하다. 각각 동성애와 미혼모라는 드라마가 다루기에는 껄끄러운 소재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따뜻한 천부적인 이야기꾼의 재주로 포용과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씨의 가족드라마가 시대를 아우르며 사랑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SBS는 “3~4대가 함께 소통하는 대가족, 연륜과 지혜로 가족을 보듬어주는 어르신, 가정적이고 야무진 며느리이자 어머니 등 이상적인 가족상에 변화하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 가족이라는 가치의 소중함을 보여준다”는 점을 들었다.

SBS TV가 2월13일 오후 9시에 첫 방송하는 김수현 극본 ‘그래, 그런거야’(연출 손정현) 키워드 또한 ‘가족’이다. 3대에 걸친 대가족 속에서 펼쳐지는 갈등과 화해를 통해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경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릴 예정이다.

이순재, 강부자, 김해숙, 노주현, 송승환, 홍요섭, 임예진, 양희경, 정재순, 김정난, 윤소이, 조한선, 서지혜, 신소율, 남규리, 왕지혜, 정해인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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