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12 (수)

  • 맑음동두천 14.1℃
  • 맑음강릉 17.8℃
  • 맑음서울 15.0℃
  • 구름조금대전 14.6℃
  • 흐림대구 11.0℃
  • 흐림울산 15.2℃
  • 흐림광주 11.5℃
  • 흐림부산 16.5℃
  • 흐림고창 9.9℃
  • 흐림제주 17.6℃
  • 맑음강화 13.8℃
  • 구름조금보은 13.9℃
  • 흐림금산 10.6℃
  • 흐림강진군 12.3℃
  • 구름많음경주시 13.9℃
  • 흐림거제 13.7℃
기상청 제공

사람들

【이화순의 아트&컬처】 스타작가 우국원 3년 만의 전시 ‘나의 우주’, 개막 후 작품 매진

URL복사

청담동 탕컨템포러리아트, 8월 24일까지.
딸 ‘우주’와 차세대에게 주는 메시지
아이와 동물, 삶에 대한 성찰과 세대 간 관계
부친 우재경 화백 오마주한 전시

전시회를 여는 족족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스타 작가 우국원(48)이 오랜만에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 청담동 탕컨템포러리아트에서 연 3년 만의 개인전 ‘나의 우주:My Universe’ 전. 7월 20일 토요일 오프닝에는 작품을 구입하려는 컬렉터들로 붐볐다. 박혜원 대표에 따르면 며칠 사이 전시 작품들은 매진됐다고 한다. 수십 명의 관람객들은 당일 100호에 7만 달러가 넘는 억대의 작품들을 예약하고 전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우국원의 작품 속에는 작가 특유의 위트가 담겨있다. ‘나의 우주’라는 전시명에는 거대한 공간인 모든 은하계, 우주를 뜻하는 동시에 작가의 아이의 이름인 ‘우주’라는 중의적 해석이 담겨 있다. 곧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간 작가가 다루어 왔던 ‘인간 내면의 탐구’, ‘삶에 대한 성찰’, ‘세대 간의 관계’라는 주제들을 총망라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부친인 우재경 화백의 작품을 오마주한 작품을 선보이며 두 세대 간의 간극과 이해, 그리고 공감에 대해 들려주고 보여준다. 또 자신의 딸(작품 속에 등장하는 기저귀 찬 어린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게 보내는 사유의 초대장이자, 자신이 속한 우주를 탐구하는 작가의 노력을 보여준다.
 
마치 직물로 촘촘하게 수를 놓은 듯 보이는 작가의 마티에르는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여 작품을 그려 낸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때로는 두터운 유화 물감을 파낸 듯 보이기도 한다. 작품에 녹아 있는 독특한 시각적 효과들은 정교하게 조작된 질감으로 관객들을 작품으로 더 가까이 초대하고 들여다볼 수 있게 유도하며 작품에 몰입도를 높인다. 

 

호쿠사이 시리즈, 월든 시리즈, 공주 시리즈 등 30점 출품

 

작품들은 몇 가지 시리즈로 나뉜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금방이라도 배를 집어삼킬듯한 도도한 바다 위 풍랑을 일본 전통 목판화 우키요에의 형식을 차용한 것이다. 대단히 두터우면서도 섬세한 마티에르로 표현한, 성경 구절을 담은 ‘호쿠사이 시리즈’를 비롯해 숲에서 실험적 삶을 산 데이비드 소로의 철학이 투영된 ‘월든 시리즈’ ‘삐삐 시리즈’ ‘생명나무 시리즈’ ‘공주 시리즈’ 등 30여 점이 걸렸다. 


차세대 블루칩 작가로 손꼽혀온 우국원은 서양화를 전공하고 일본에서 디자이너 대학을 졸업한 후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했다. 귀국 후 즉흥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채를 버무린 어린아이의 낙서 같은 자유로운 그림을 밑그림 없이 자유로운 무의식의 흐름을 따라 그려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층 정교한 그림들을 선보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다른 작가들과 차별화된 우국원만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전시명 ‘나의 우주’는 중의적이다. 세 살 난 딸 ‘우주’를 향한 메시지이자 세상을 향한 작가의 발언이기도 한 것이다.  
우국원은 일본의 전설적인 화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1760~1849)의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인 구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의 초기 바로크 화가인 귀도 레니의 작품 속 인물들의 표현과 신화적 주제에 매료되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또 르네상스 시대 거장인 라파엘의 조화로운 구성과 아름다운 색채를 연구하기도 했다. 또 한 사람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부친 우재경 화백이다. 동양화가인 아버지의 작품 세계 또한 우국원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동양화 특유의 여백의 미와 수묵화의 담백함을 현대적인 기법으로 표현하는 작품들을 통해 아버지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전시장 왼쪽 벽면 첫 작품으로 걸린 ‘빅 웨이브(Big Wave)’에는 높은 파고(波高)의 풍랑에 금방이라도 배를 삼킬 듯한 강력한 풍랑 속에 놓인 위태로운 대형 선박이 보인다. 난간 끝에 바다에 빠질 듯 위험한 흰 강아지와 그를 잡으려는 아기 캐릭터(작가의 딸 캐릭터). 그 뒤에서 연주하는 트리오와 이들을 지켜보는 12마리 동물 캐릭터들이다. 대형 작품 좌측에 세로로 적힌 ‘使徒行傳 二七章’이 아니었다면 작품이 성경 속 내용인 줄은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맨 위에는 삐뚤빼뚤 필기체로 사도행전 27장 25절의 성경 구절이 적혀있다. 사도 바오로가 로마로 압송될 때 큰 풍랑을 만나 사람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하는 내용이다. 


또 ‘요한복음 21장’을 그린 ‘해변에서의 아침(Breakfast on the beach)’은 벚꽃이 활짝 핀 곳, 파라솔 아래에서 어린아이와 강아지, 예수 캐릭터가 식사를 하는 풍경이다. 성경 속 예수와 제자의 만남을 표현한 그림이다. ‘시편 23편’을 그린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가 아이와 검을 들고 외나무다리에서 접전하려는 작품도 있다.    
성경구절을 쓴 우키요에풍의 그림은 일본에서 유학한 작가가 일본 다색판화 우키요에의 전설적 화가 사쓰시카 오쿠사이(1760~1849)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마치 동화 같은 작품들을 보자. 여기에는 인간의 아름다운 본성을 간직한 아이들과 순수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관객에게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시각을 전달하고, 미소 짓게 한다. 그러나 꼼꼼하게 뜯어보면 잔혹 동화 같은 작품이다.

 

작가가 그동안 삶에 대한 성찰과 인간 내면의 탐구 과정을 작품화하는데 치중했다면, 이번에는 ‘세대 간의 관계’를 작품 속에 담았다. 그가 딸로 대표되는 차세대에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전하는 셈이다. 작가는 ‘예술로 동서양과 세대 간의 차이를 허무는 작업’에 대한 의지가 크다. 서양인들에게나 동양인들에게나 잘 알려진 시리즈를 통해 서로의 편견을 바꿔놓고 인식도 넓히고 깊게 유도하려는 동서양 교류를 의미하는 그림이다. 

 

한편 ‘월든’ 시리즈는 미국 사상가이자 시인이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서 소재를 가져왔다. 작품의 배경은 깊은 숲이다. 헨젤과 그레텔의 배경이 될 법한 깊은 숲 속의 오두막. 그 앞에서 귀여운 아이와 흰 강아지 셰프가 막 돼지 형제, 아기 상어, 밤비를 요리하려고 한다.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돼지 삼 형제 등 동화 속 캐릭터들을 귀엽고 예쁘게 그렸지만, 우국원은 블랙코미디처럼 현실을 풍자한 그림으로 바꿔놓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와 영화 이야기가 반전 스토리로 작품에서 차용된 것이다. 

 

‘친애하는 딸에게’(Dear Daughter) 시리즈에서는 딸로 상징되는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커다란 호랑이를 무는 작은 캐릭터의 그림 아래에는 ‘만약 누군가가 너를 문다면 그들을 바로 다시 물어버려라’(If someone bite you, bite them right back) 같은 글이 적혀 있다.

 

‘공주’ 시리즈에는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담았다. ‘겨울왕국’의 엘사, ‘알라딘’의 자스민 등 이야기 속 여러 공주의 초상화 아래 작은 아이 캐릭터가 ‘공주’라는 제목의 책을 읽는 모습을 담은 작업 속 공주 초상화를 그린 작품들이다. 작가의 초기 회화 스타일로 그려졌다.

 

미술경매의 블루칩으로 떠올라... 23배 상승도

 

2021년 이후 미술계에 MZ세대 컬렉터들이 등장하면서 우국원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경매에 나올 때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고가에 낙찰되어 작가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지난 2022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Que Sera Sera(케세라세라)’ 작품이 추정가의 23배가 넘는 약 3억 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었다. 2021년에는 K옥션에 출품된 ‘어글리 더클링(Ugly Duckling)이 K옥션에 출품되어 시작가 1,500만 원에서 15배 수준인 2억 3,0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번 개인전을 주최한 탕컨템포러리아트는 홍콩에서 시작해 최근 베이징으로 본점을 옮긴 중국 갤러리의 한국지점. ‘아시아 현대 미술을 세계에 알리자’는 모토로 세계 유명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에 적극 참여하면서 중국 및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을 홍보하고, 아시아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우국원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도쿄 디자이너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2010년 중앙미술대전 입선, 2011년 베이징콜 아트 레지던시 경력이 있다. 살롱드에이치, 갤러리 반디트라소, 인사아트센터, 이유진 갤러리, 표화랑, 갤러리 BK, 롯데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예술의전당, 가나아트, 갤러리 아트사이드, LIG 아트 스페이스, 서울대학교 미술관, 스페이스 K 등에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코오롱, 일심문화재단, 매일유업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사진 = 탕컨템포러리아트 제공>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대장동 항소 포기...대검예규, 선고형량 구형량의 1/2 미만 등이면 해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항소 포기가 관련 법규를 지킨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만 보면 이번 대장동 항소 포기가 위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57조(항소할 수 있는 판결)는 “제1심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지방법원 단독판사가 선고한 것은 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항소할 수 있으며 지방법원 합의부가 선고한 것은 고등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고, 제361조의5(항소이유)는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항소이유로 할 수 있다. 15.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형사소송법은 항소에 대한 피고인과 검찰의 재량을 인정하고 있는 것. 검찰의 항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대검찰청 예규인 ‘검사 구형 및 상소 등에 관한 업무 처리 지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구갑, 법제사법위원회, 성평등가족위원회, 4선)은 11일 국회에서 개최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예규를 제시하며 대장동 항소 포기가 정당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 예규에 따르면 선고형량이 구형

경제

더보기
김종민 의원, 관세협상에 “지금은 버틸 때...도장 빨리 찍을수록 손해...미국 사정 여의치 않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특별자치시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3선, 사진)이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최대한 시간을 벌 것을 촉구했다. 김종민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지금은 서두를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 상태로는 도장 빨리 찍을수록 손해다. 우리 사정이 어렵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은 “미국도 사정이 여의치는 않다. 연방대법원 판결도 남아 있고 새로 당선된 뉴욕시장은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입장이 다르다”라며 “미국도 불확실성이 생겼다. 그럴수록 우리 협상력은 높아진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협상은 본질적으로 부담이 크다. 매년 200억 달러 투자 그중 150억 달러는 외환운용수익, 50억 달러는 정부 보증채로 충당한다는 구조다”라며 “그런데 외환운용수익이 작년에 90억 달러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것은 놀고 있는 돈이 아니다. 환율과 금리를 지탱하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그런데 200억 달러씩 10년을 내보내면 환율이 흔들리고 거시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생긴다”고 설

사회

더보기
이민석 의원, “도시건축디자인혁신 사업, 제도 안착 위한 관리체계 강화 강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이민석 의원(국민의힘, 마포1)은 11일(화) 미래공간기획관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시건축디자인혁신 사업'의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도시건축디자인혁신 공모를 통해 총 22개소를 선정하였으나,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선정 후 미추진 사업장은 5곳, 이 중 3곳은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사업 포기와 지연 발생은 행정력 낭비는 물론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문제”라며, “서울시는 사업 포기 근본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민간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인센티브 체계와 공공기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 의원은 “도시건축혁신디자인 사업은 설계 단계의 혁신이 실제 준공 이후에도 구현되어야 그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서울시는 여전히 ‘설계의도 구현 및 이행 담보 등 제도개선 방안 마련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주민공동시설 개방 문제로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던 만큼, 더 큰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도시건축디자인혁신 사업에서 유사한 갈등이 재현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