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03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허연재 칼럼

【허연재의 미술 인문학 칼럼】 에드가 드가 그림 속 발레리나

URL복사

 

[시사뉴스 허연재 강사 · 작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좋아했다. 요즘 들어 시각적인 부분이 중요한 시대이니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에 더 열광한다. 직업적인 면에서 보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사람이나 자신을 아름답게 가꿔야만 하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보여야 하는 직업군으로는  디자이너, 스튜어디스, 아나운서, 발레리나, 연예인, 큐레이터 등 예술, 엔터테인먼트나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중이나 특정 그룹의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에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아름답고 깔끔한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이들이 겉으로 아름다워 보여도 나름의 어두운 면은 있을 수 있다. 


화가들 중에서 아름다운 백조의 우아한 모습 보다는 수면 아래 분주히 움직이는 백조의 발같은 면모를 보여주는 화가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에드가 드가 (Edgar Degas)가 있다. 드가는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스타일을 왔다 갔다 하며 발레리나들의 어두운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 그의 그림을 통해 비춰진 발레리나들은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날아다니는 나비 같은 모습보다는 떨군 고개와 축 처진 팔다리가 더 눈에 띈다.

 


드가의 그림 속 발레리나들이 봄의 꽃처럼 화려하고 아름답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발레리나를 바라보는 드가의 꾸밈 없는 관점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드가의 그림이 말해주는 발레리나들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라 극장의 후원자들을 상대해야 하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고된 노동자였다.


발레는 궁정의 엔터테인먼트 문화로 시작하였고 귀족들이 화려하게 치장하고 노는 사교계의 춤이었다. 엘리트 계층 결혼식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춤이다. 하지만 19세기 파리에서 오페라 극장이 생겨나고 발레 산업이 발달하며 재능과 끼 있는 하류 계층의 소녀들이 오디션에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오페라 가르니에 같은 극장에서 춤을 추는 소녀들은 대체로 생계가 어려운 소녀 가장들이거나 금전적 후원이 간절한 소녀들이었다. 당시 오페라 극장에 정기 후원하며 경제적 지원을 하는 남성들을 The abonnés 라고 불렀으며 이들이 발레리나들에 끼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이들은 무대의 뒤 편에 모여 사교 모임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춤추는 어린 소녀들을 관음하고 성 착취까지 했다. 자신의 눈에 띄는 여성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세우기도 하고 발레 무대를 영원히 떠나게도 만들었다. 


19세기 중 후반 인상주의 작가들의 관심사는 자연광에 따라 순식간에 변화하는 물체와 인물의 모습과 색채를 그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빛을 머금은 듯한 밝은 색감이 특징이다. 하지만 드가는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것을 고집하였고, 무대 조명 아래에서 춤을 추는 발레리나가 주제였기 때문에 전체적 톤은 인공적인 느낌이다. 형형색색 보색의 대비로 눈을 즐겁게 하기보다 낮은 채도와 부드러운 색감을 내는 재료 파스텔을 자주 쓰면서 차분하고 어둑한 실내 느낌을 만들어낸다. 

 


흐릿하고 어두운 색채임에도 불구하고 드가의 작품이 현대적인 감각을 보여주는 이유는 사진으로 캡처하는 듯 순간 포착을 하는데 있다. 드가는 고전적인 회화의 대칭적인 구도를 버리고 비대칭적인 과감한 구도를 택하여 동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1874년 <무대 위 발레 리허설> 작품을 보면 무대의 왼편에서 사이드로 이들을 엿보는 듯한 각도를 볼 수 있다. 직선보다는 곡선의 구도를 택하면서 더 깊고 넓은 무대의 공간을 만드니 시선을 더 천천히 머물게 한다. 드가는 이 작품에서는 단색으로만 표현하며 갈색 빛으로 채도를 감소시켰다. 무대 조명이 꺼진 상태에서 소녀들이 발레 연습을 하고 자신의 순서를 대기하는 듯 보인다.

 


드가의 <댄스 교습소> 에서는 급격한 대각선 구도를 발견 할 수 있다. 우리의 시선을 왼쪽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단숨에 인도하기 때문에 앞 쪽 댄서를 훑고 나서 뒤 벽면 쪽에 있는 어머니들과 아이들의 모습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자신들의 자녀들이 잘 하고 있는지 관찰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다. 왼 쪽 벽면에 붙어 있는 큰 거울은 발레 연습실 공간을 한 층 깊고 넓게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파리 도심의 모습이 거울에 비춰지니 답답한 코너 공간을 트이게 해주고 그림 가운데 춤추는 소녀의 활동성을 더 널찍하게 도와준다. 오른쪽에는 회색 양복에 지팡이를 짚고 있는 남성이 댄서들의 모습을 살피는데 이 남성은 당시 유명한 댄서이자 발레 마스터인 쥘 페로다.

 

 


드가의 그림 속 발레니나들이 축 쳐져 있거나 스트레칭 하는 모습을 찬찬히 보고 있으면 왠지 짠한 기분이 든다. 저녁 여섯 시 이후 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동시대 그림을 그렸던 오귀스트 르누아르도 여성을 주제로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르누아르의 유화 기법으로 발레리나를 그렸다면 상당히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발레리나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르누아르가 백조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린 거라면 드가는 수면 아래의 백조를 그린 것이니 말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여경협, ‘여성CEO 오찬포럼’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제4회 여성기업주간을 맞아 3일 강남구 삼정호텔 아도니스홀에서 여성CEO 및 여성임원 150명을 대상으로「여성CEO 오찬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포럼은 ‘제4회 여성기업주간’행사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으며, 참가자 모집 하루만에 참가 접수가 마감되어 열띤 반응을 얻었다. 포럼에서는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가 ‘펨테크 산업과 동향과 비즈니스 모델 전략’이라는 주제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펨테크 산업을 조명하고, 여성기업인에게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전달하였다. 또한, 김도진 대표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하여 시리즈B 투자유치 110억원, 누적 다운로드 288만 슈퍼앱으로 성장, 글로벌 시장 진출 등 펨테크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스토리를 공유하고, 비즈니스 모델 전략을 심도 있게 강연하였다. 박창숙 여경협 회장은 “펨테크를 여성특화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단순한 여성 건강 증진 차원을 넘어, 국가에서 직면하고 있는 저성장·저출산 위기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타개책”이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펨테크와 같은 여성특화산업을 기반으로 한 위기 극복 아이디어와 전략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

더보기
호산대, 간호대학 ‘우수 졸업생 멘토 멘티, 취업 프로그램’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호산대학교 간호대학은 2025년 고용노동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일 졸업생이 재학생 4학년을 대상으로 2025년 ‘우수졸업생 멘토, 맨티 취업 프로그램’ 을 개최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임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이 예비졸업생 4학년을 대상으로 졸업생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재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이다. 올해는 삼성서울병원, 영남대학교병원, 부산해운대 백병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교정직공무원, 대구경찰청 수사부 등으로 진행하였다. 서울삼성병원 전봉호 졸업생(‘19년 2월 졸업)이 후배들을 위해 “취업 준비 기본 다지기”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였다. 이후 졸업생들과 재학생이 서로 질의 응답으로 진행되는 토크쇼로 진행이 되었으며, △자소서 작성방법, △면접 노하우 △임상간호사 근무 생활, △병원적응 노하우, △병원 적응 경험 등 질의 응답으로 후배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산대 간호대학 학과장 황혜정 교수는 “재학생들과 선배의 만남을 통해 현재 4학년 재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보, 선 ∙ 후배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호산대학교 간호대학은 재학생들의

문화

더보기
'품앗이 공연예술축제' 7월 30일부터 5일간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화성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안필연)은 극단 민들레와 함께 ‘제17회 품앗이 공연예술축제’를 오는 7월 30일(수)부터 8월 3일(일)까지 5일간 민들레연극마을(화성시 우정읍 이화리)과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농촌을 배경으로 전통, 환경, 평화를 주제로 한 생태 및 자연 예술 체험을 제공하며, 시민과 예술인들의 교감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해외 작품 초청을 통해 단순한 공연 축제를 넘어 지역 문화 예술 발전과 아시아 및 북미 등 해외 문화와의 교류를 위한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축제에서는 국내 초청작 8편과 국외 초청작 2편, 방정환 프로젝트 4편, 한국동화스피치협회와 함께하는 텐트도서관, 지속가능한 세계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축제는 기존의 민들레연극마을뿐만 아니라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도 동시에 개최돼 화성시민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7월 30일(수)부터 8월 2일(토)까지 동탄복합문화센터, 8월 2일(토)부터 8월 3일(일)까지 민들레연극마을에서 다양한 공연과 체험을 만나볼 수 있다. 축제 관람은 네이버 사전예약 페이지를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