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허연재 칼럼

【허연재의 미술 인문학 칼럼】 화(火)는 창의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

URL복사

 

[시사뉴스 허연재 강사 · 작가] 예술가들은 언제 가장 창의력이 화산의 용암처럼 솟아오를까?

 

개인적인 경험으로 내가 글을 쓰기 시작했던 시점도 보면 내 안에 해결하지 못하는 화(火)나 답답함을 수용하는 마음의 주머니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때였다. 내면의 짜증과 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을 조금 더 성숙한 방향으로 끌어당기니 그 끝에는 글이 있었다.

 

화가 나면 신체적으로 즉각 반응이 온다. 동공이 확대되고 안색이 붉어지며 심장이 쿵쾅거린다. 이 감정을 체내에서 어떠한 통로로 분출하지 않으면 화의 잔재는 오롯이 나의 육체가 고스란히 가져가고 나중에는 병이 되어버린다.

 

분노라는 감정은 부정적이라고 여겨지지만 창의력을 자극하는 부스터 역할을 한다. 지난 수세기 동안 예술가들 중 자신의 화를 벗 삼아 작품으로 승화시키며 예민한 내면을 마주한 작가들이 많다. 실제 심리학 연구진들은 (Dr. M.Bass) 화를 내는 감정이 창의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했고 흥미로운 결과를 내놓았다.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과정에서 화가 난 피실험자 그룹은 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단시간에 많이 냈다. 이에 반해 감정 변화가 없거나 슬픈 감정만 느낀 참가자들은 아이디어를 내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인간은 화가 나면 이성적 판단과 인지능력이 흐려지기 때문에 체계없는 사고가 촉진된다. 결과적으로 비이성적 사고는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창의력은 아티스트들의 걸작들을 만들어내는 필수 요소이며, 특히 멕시코 출생 프리다 칼로 (Frida Kahlo)의 자화상과 삶을 접하게 된다면 그녀가 느꼈을 화와 고통은 그녀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서진 기둥> 은 프리다의 학창 시절, 전차와 버스 충돌 사고로 인해 큰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후 그린 그림이다. 프리다의 작품들은 대부분 개인의 경험담과 내밀한 부분들을 내포하기 때문에 그녀의 심리적 불안함과 고통이 그림을 뚫고 전해진다. 사고 당시 버스의 쇠 핸드 레일이 프리다의 자궁과 배를 관통하는 끔찍한 사고였고, 척추, 쇄골, 갈비뼈, 꼬리뼈가 모두 부서졌다. 오른쪽 다리는 11개의 골절이 생겼으며 3개월 동안 깁스를 한 채 옴짝달싹 못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 사고로 인해 무려 35번 수술대에 오르게 되며 평생동안 몸을 지탱해주는 코르셋을 착용했다.

 

그림 속 척추 대신 위치한 고대 그리스 건축 기둥은 금이 가 있고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인다. 그녀의 몸을 찌르고 있는 검은 못들은 사고로 부서진 신체 부위를 가리키며 마치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듯한 고통과 희생을 상징한다. 커다란 눈은 깜빡이지 않은 채 눈물만 뚝뚝 흘려 보낸다. 눈물을 닦지 않는 모습이 마치 자신에게 일어난 고통에 대한 억울함과 신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강하게 표현한다. 함께 버스를 탔던 남자 친구 알레한드로는 큰 부상을 면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즉시 사망했다. 아마도 프리다는 이렇게 끔찍하게 부서진 육체를 자신이 보듬고 가야 한다는 것에 상당한 좌절을 느꼈을 것이다. 그 이후 다른 작품에서는 자신이 태어나기까지의 탄생 과정을 그림으로 그리며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그녀의 회상하는 마음을 대변하기도 한다.

 

 

<머리카락을 자른 자화상> 그림 속 남자 분장을 한 인물 역시 프리다 칼로다. 태풍이 한바탕 휩쓸고 간 듯 황폐한 느낌을 자아낸다. 오른손에 들려 있는 가위와 바닥에 나뒹구는 머리카락들 때문인지 광기 어린 모습이다. 차분하게 머리카락을 자른 모습은 아니다. 그녀가 이 작품을 그리게 된 이유는 너무나 사랑했던 남편 디에고 리베라 (Diego Rivera)의 배신과 이혼 때문이다. 프리다의 머리카락은 디에고가 사랑했던 신체 중 하나였고, 그것을 모조리 없앰으로써 자신에게 남아있던 사랑과 여성성이 모조리 고갈되어버린 모습을 나타낸다.

 

 

프리다는 자신의 인생에 두번의 사고가 있었다고 말한다. 하나는 전차 사고였고 하나는 디에고와의 만남이라고 한다. 하지만 “디에고와의 만남이 훨씬 더 최악이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디에고는 프리다의 요동치는 감정을 가만두지 않았다. 그림 속 남성 양복을 입은 프리다는 자신의 머리를 난도질 한 행동에 거리낌 없어 보이며 정면을 응시하는 시선은 반항적이게 보이기까지 한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자신이 평생 동안 겪었던 아픔과 시련을 가감없이 표현하였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멀티 페르소나를 자화상을 통해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창작의 뒤에는 그녀가 겪은 불꽃같은 내면의 갈등이 있었고 이 감정을 창의적인 돌파구로 바꾸었다. 짜증, 억울함과 우울함이 뒤섞인 분노는 우리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감정이기에 자신을 어딘가에 몰두하게 하는 좋은 연료로 쓰여질 수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플루미스트 국내 허가 간담회...'비강 스프레이형' 독감 백신, 韓 상륙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약독화 인플루엔자 생백신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인플루엔자생바이러스백신, 이하 플루미스트)’의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27일 더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개최했다. 플루미스트는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지난 4월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4개월 이상에서 49세 이하의 소아 및 성인에서 이 백신에 함유된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들 및 인플루엔자 B형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인플루엔자 질환의 예방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김윤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인플루엔자 예방의 새 패러다임, 플루미스트 국내 허가의 의미’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윤경 교수는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으로 초래하는 질병 부담을 설명하며, 이를 줄이기 위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중요성과 플루미스트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0억 건의 감염을 일으키며, 이 중 300~500만 건이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고, 최대 65만 명이 사망에 이르는 등 상당한 공중보건 문제를 야기한다”고 설명하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여기종, 여성기업 일자리 허브 매칭데이 이벤트 실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이사장 박창숙, 이하 여기종)’는 제4회 여성기업 주간을 맞이해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여성기업 일자리허브 매칭데이’이벤트를 실시한다고 6월 30일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여성기업과 구직 희망자를 대상으로 △여성기업 온라인 채용관 △매칭데이 채용 이벤트 △회원가입 이벤트 △전문인력 프로필 등록 이벤트 △여성기업 주간 기념 퀴즈 이벤트 등으로 진행된다. '여성기업 온라인 채용관'은 국내 최대규모 구직 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와 여성기업 공동채용관을 생성해 9월 말까지 수출, 마케팅, IT 분야 등 여성기업의 좋은 일자리를 홍보한다. ‘매칭데이 채용 이벤트'는 여성기업 일자리허브에서 7월 25일까지 신규 일자리(프로젝트)를 등록한 여성기업 중 200개사 정도를 추첨해 30만원 또는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나 직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치킨쿠폰을 제공한다. ‘회원가입 이벤트'는 여성기업과 구직자 모두 참여 가능하며 7월 31일까지 토스, 카카오T, 페이북 등 홍보배너를 통해 여성기업 일자리허브 플랫폼에 회원가입하게 되면 포인트 리워드를 즉시 받는다. ‘전문인력 프로필 등록 이벤트'는 구직자 대상으로 7월 15일까지

사회

더보기
신장 7배 커진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 로봇 신장이식 아시아 첫 성공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국내 의료진이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신장이 7배나 커진 환자에게 로봇을 이용하여 비대해진 신장을 안전하게 제거하고 공여자의 건강한 신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성공한 건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 세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신성·김진명 교수팀은 16일(월)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인한 신장 비대로 만성 신부전을 앓던 이가영 씨(여, 24세)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했다. 모든 수술은 배꼽 주변으로 낸 1cm 구멍 3개와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cm의 절개창을 통해 이뤄졌다. 이 씨는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보이며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 씨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증후군을 앓았다. 다낭성 신증후군은 신장에 셀 수없이 많은 낭종이 발생해 신장이 최대 축구공만큼 커지는 유전 질환이다. 1,000명 중 한 명꼴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며 대부분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진다. 보통의 만성 신부전 환자는 신장이식을 할 때 기존 신장을 그대로 두지만,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는 기존 신장을 떼어내야 한다. 이미 신장이 비대해진 상태이므로 새로운 신장이 들어올 공간을 확보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문화

더보기
숏폼과 밸런스 게임까지 MZ 겨냥 콘텐츠 제작... 문화재 공공콘텐츠의 새 지평 열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공공디자인 전문기업 오세이프가 국립고궁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문화재 공공콘텐츠의 새 지평을 열었다. 오세이프는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하는 문화재 콘텐츠가 유튜브 누적 조회수 7만 회를 돌파하며 박물관 콘텐츠 전략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짧고 강렬한 숏폼 영상부터 황당하지만 재치 있는 밸런스 게임, 왕실 유물을 굿즈로 표현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까지 문화재 콘텐츠의 형식을 탈피한 시도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MZ세대의 감성과 맞아떨어지면서 ‘감다살(감이 다시 살아났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세이프는 지난 5월부터 국립고궁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3가지 시리즈의 유물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 첫번째 시리즈는 숏폼 영상 ‘조선시대에는 이랬다!’로, 총 6편이 공개됐다. 1편 ‘9살에 성대간 썰 푼다’는 효명세자의 성균관 입학 장면을 그린 유물 ‘왕세자입학도’를 통해 당시 왕실 교육 문화를 재미있게 전달한다. 이어진 시리즈에서도 왕실의 ‘스드메’부터 연회 음식, 조선시대 고급 보자기 ‘봉황문인문보’ 등을 소재로 조선시대 생활상을 현대적 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