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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가스公 등 에너지 공기업들, '탄소중립' 시나리오 실현 가능성에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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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지난 8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내놓은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에너지공기업들이 의문을 제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야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그 과정에서 관련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공기업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경제적 지원과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들로부터 받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한 의견' 자료에는 대체로 이런 내용이 담겼다.

 

앞서 탄소중립위원회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하기 전에 에너지공기업들로부터 관련 의견을 취합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작성한 전환(발전) 부문 시나리오는 총 3안으로 나눠진다.

 

공통적인 목표는 2018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2만6960만t)과 비교해 2050년까지 적게는 82.9%(4620만t)부터 최대 100%(0t)까지 줄이자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을 공급하되, 수소, 원전 등 무탄소 전원을 활용하고 각 안에 따라 석탄, LNG 등 화석연료 발전을 지속하는 식이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 0t에 해당하는 시나리오 3안의 경우 2050년이 되면 석탄과 LNG 발전 비중이 0%가 된다. 이외에 재생에너지(70.8%), 무탄소신전원(21.4%), 원자력(6.1%), 연료전지(1.4%)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3안은 2050년에도 수명이 다하지 않은 석탄발전소 7기를 강제로 멈추고, LNG 발전도 전량 중단하는 방식이다. 1안과 2안에서 LNG 발전 비중이 각각 8.0%, 7.6%인데 여기서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위해 이마저도 줄이게 된다.

 

이에 대해 에너지공기업들은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한국가스공사는 이주환 의원실에 제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한 의견에서 "시나리오 3안의 전원별 발전 현황의 경우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봐야 할 사항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여건(저장·간헐성) 고려 시 전력 계통 문제점과 LNG의 저탄소 에너지로서 탄소중립 역할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스공사는 지난 8월26일 열린 탄소중립위원회의 에너지혁신 분과위 의견수렴 회의에서도 LNG 발전이 탄소중립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당시 회의에서 가스공사는 "3안의 LNG 발전 배제안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기도 했다.

 

한국남부발전도 시나리오 3안과 관련해 "석탄을 대체하는 LNG 발전기 중단을 고려할 경우 사업 경제성 부족으로 에너지 전환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는 의사를 탄소중립위원회에 전달했다.

 

또한 "중단되는 석탄·LNG 발전기에 대한 매몰비용 발생으로 비용 보전이 필요하다"며 "발전사의 신규 사업 방향 및 건설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을 반영한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조기에 수립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다른 발전공기업도 비슷한 의견을 탄소중립위원회에 제출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온실가스 감축 기술 적용 시 정부 지원 없이는 경제성 확보가 불가하다"며 "폐지되는 화석 기반 전원의 잔존가치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요구되며 이를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으로 재투자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석탄발전 중단에 대한 보상 방안과 에너지 전환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자금 조달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중부발전은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에는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나 발전공기업은 높아지는 부채비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재생에너지 등 녹색 전기 설비 투자비는 부채비율에서 제외해 투자 확대를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남동발전은 "LNG 연료 전환 등 탄소중립 실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들을 포괄적 개념에서 '녹색전환 산업'(가칭)으로 지정해 녹색투자 자금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부족한 현실 가능성은 물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달성을 위한 비용 추계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은 과다하게 신재생에너지에 의지하는 것으로 설계돼 실제 전력 공급 능력이 유지될 지 의심스럽다"며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엄청난 비용과 실현 가능한 기술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에 속도를 내다가 전력이 모자라 난리인데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 교수는 이어 "유럽 등은 이미 1990년대에 탄소배출 피크에 도달해 30년간 배출량을 줄여왔지만,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30년간 탄소배출량이 급증했고 아직도 피크에 도달하지 못 해 같은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엄청난 과욕"이라고 지적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수소 터빈, 암모니아 터빈 등 '무탄소 신전원'은 기술과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3안의 전원별 발전 비중에서 재생에너지(70.8%) 다음으로 무탄소 신전원(21.4%)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는 "석탄과 가스 발전을 완전히 배제하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3안은 쉽지 않다"며 "(탄소중립위가 대안으로 제시한) 암모니아, 수소터빈 발전을 상업 발전 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무탄소신전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현실성 있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고 신기술이 들어오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30년 안에 (정부의 시나리오대로 발전원별) 대규모 상업 발전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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