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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블루칩 작가 이왈종, 코로나19 속 화사한 위로의 신작 발표

가나아트 나인원·사운즈서 5년만의 개인전
28일까지 ‘제주생활의 중도’ 연작 전시
‘이왈종미술관’ 설립 후, 어린이돕기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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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류를 현대미술로 꽃피워온 불루칩 작가 이왈종 화백이 오랜만에 제주에서 상경했다. 

제주에 산지 어언 30년 넘은  그가 서울 한남동 가나아트 나인원과 가나아트 사운즈에서 5년만의 개인전 ‘그럴 수 있다-A Way of Life'’를 4일 오픈한 때문이다.

 

봄의 전령사처럼 화사하고 산뜻한 ‘제주생활의 중도(中道)’ 연작을 들고 나타난 이왈종 화백은 베레모에 중후한 멋이 넘친다. 세월은 흘러도 사람좋은 미소는 변함이 없다.

 

'전시 제목'에 대한 질문에 “요즘 참 어렵잖아요. 코로나19도 그렇고... 그래서 ‘그럴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며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싶었어요”라는 답을 한다. 이런 마음은 그대로 그림의 주제가 되고, 내용이 되었다.

“그림도 ‘부적’ 같은 것이니 사람들에게 생활속 일상의 기쁨을 나눌수 있는 행복의 메신저 같은 그림이라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그림은 더 밝고 환하다. 보는 사람 기분까지 좋아진다. 단순하고 화사하면서도 강렬하다. 말풍선까지 등장한 화면엔 이야기거리도 풍성하다. 팍팍한 도시 생활을 과감히 청산하고 제주의 신비로운 자연에서 생기를 찾은 그답게, 화폭에는 제주의 싱그러운 자연이 녹아있다.

 

전시명처럼 이 화백은 관객들에게 말풍선을 통해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라고 말을 건넨다. 그만의 위로 방식인 셈이다. 그 말풍선을 보는 순간, 왠지 마음이 여유롭고 차분해진다.

 

“'어떻게 하면 행복을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말풍선을 달았어요. 외부로부터 큰 충격을 받는 상황에서도 그 충격에 대해 ‘그럴 수 있다’라고 받아들이고 자신을 위로하다 보면 한결 견딜만하잖아요.”

 

작가의 따스한 마음이 작품에 녹아있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작품에 금박이 잔잔히 배치되어 빛나는 것이다.  작가는 화면에 금박을 잔잔하게 배치하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각 도상들을 함께 어우러지게 그려, 작품을 통해 삶의 지혜와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림에서 숨은찾기 하듯 작가의 일상을 찾아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북치는 여성은 이 화백의 아내 김예순씨가 북을 배우는 데서, 또 요가나 골프치는 사람은 이 화백 자신의 이야기다. 또 강아지도 집에 키우던 두 마리 강아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것이다.

 

5년전 보다 나무는 한층 커졌다. 오히려 땅 보다 나무 위 세상이 중심이다. 붉은 홍매화 향기가 전해오는 듯한 가운데 나무는 길이 되고 의지처가 된다. 매일매일이 축제인 듯 북치고 그 나무 위에서 요가도 하고, 노래하고, 춤춘다. 나무 가지들 위에 집과 사람, 지프차, 새와 물고기, 사슴도 뛰논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고 행복하다. 물아일체(物我一體)다.

 

자신의 예술철학을 동심의 조형어법으로 자유롭게 구성해 풍부한 색채로 밝고 화사하게 구현했다. 하늘로 물고기가 날아다니고, 나무속에서 사람이 뛰어논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지상 낙원의 평화와 동서양 미학이 공존한다.

 

이왈종 화백의 중도(中道)란?

 

작품명 ‘중도’는 불교 사상에서의 중도(中道) 세계를 의미한다.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보고 그 어느 것에든 집착을 버리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을 뜻한다. 이 화백의 오랜 화두다. '제주생활의 중도' 시리즈는 실제 그의 제주생활과 풍경을 그만의 시선으로 재구성하여 이상적인 풍경으로 화면에 구현했다.

 

평론가 최광진씨는 이 화백 특유의 양식에 대해 “진솔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어린이의 그림과 유사하다”면서 “특유의 낙천적인 미의식과 불교적 세계관이 반영된 결과로 잊혀져가는 한국의 멋과 풍류 정신을 현대미술로 꽃피웠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했다.

 

이 화백의 작품 주제는 1980년대 ‘생활 속에서’가 1990년대 이후 ‘제주 생활의 중도(中道)’로 이어졌다. 1980년대 ‘생활 속에서’는 수묵 채색의 혼합으로 도시의 파편적인 일상과 도시 정경을 다루었다. 당시에도 한국화의 새로운 기수로 평가받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는 1990년 홀연히 추계예술대학 교수직을 사임하고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에 내려갔다. 처음에는 "제주에서 몇년간 그림만 실컷 그리다 가자"하는 마음에 혼자 제주행을 했는데 곧 제주가 삶의 터가 되었다. 1990년 이후 그는 제주의 싱그러움과 제주 일상의 즐거움을 캔버스에 담았다. 표현 양식도 장지에 아크릴이라는 색다른 매체를 시도하며 한국화의 장르를 확장시켰다.

 

 

이 화백은 화엄경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처럼 인간의 행복과 불행의 원천은 곧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매사 '생각하기 나름이기'에 마음비우기가 중요하다.  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연기(緣起)의 질서 속에 자유롭게 관계 맺고 부유한다는 '자유로운 영혼'이기도 하다.

 

이전 작품은 나무는 나무, 사람은 사람으로 별개였다면, 최근작에선 나무가 곧 길이고, 그 위에 집이 있으며, 인간과 나무가 하나로 버무려지고 일체가 되는 느낌이 강하다.

 

4일 오픈일  전시장을 찾은 탤런트 지진희씨는 “이왈종 화백의 그림을 아내도 함께 좋아해서 작품도 컬렉션한다"면서 이 화백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과 평론가 김종근교수, 인사아트플라자 갤러리 허성미 관장, 전병하 연미술 대표, 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대표 등도 다녀갔다.

 

 

제2의 고향 된 제주에서의 생활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가 작품 속에 지베르니의 집과 정원, 연못 속 연꽃 등을 담았다면, 이왈종 화백은 그만의 화법으로 자신의 일상적인 생활 공간을 캔버스에 담는다. 제주 서귀포의 집을 헐고 이왈종미술관을 설립한 그는, 그곳에 생활 공간과 작업실도 같이 갖고 있다. 정원에 100여종의 꽃을 심어 두고 소소한 삶의 기쁨을 느끼며 작업한다. 

 

그의 일상은 오전 8시반부터 오후 5시까지 작업실에 머물며 창작생활을 한다. 오후 9~10시에 요가를 하며 건강을 챙긴다. 지금까지 대작을 그리며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요가 수행 덕이다. 요가지도자반에서 요가를 하고 있는 그는, 지금은 물구나무서기를 상당 시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만나야 하는 사람은 주 1-2회에 스케줄을 잡는 절도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

 

 

여전히 사람 많이 만나지 않고 담백하게 사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그는, 그 원칙 덕에 지금도 마음의 여유가 있다. 하지만 막걸리에 대한 사랑만큼은 양보할 수가 없다. “막걸리야말로 유산균이 많은 최고의 건강 음식”이라며 매일 1,2병씩을 마신다.

 

“살아갈수록 제주 생활이 참 좋다”는 그에게 예술 철학을 묻자 “나는 예술은 잘 모른다. 하지만 가정을 잘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작품을 할 뿐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을 봐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좋은 일을 하면서 살수 있길 바란다”며 미소지었다.

 

이런 바람대로 그는 어려운 사람을 많이 돕고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이 예술가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그 신념대로 2013년에 이왈종미술관을 개관했다. 재단은 2011년 만들어 2012년부터 유니세프에 기부를 시작했다. "어린 시절 유니세프로부터 학용품 등 도움을 받았던 기억을 지울 수 없다. 나도 나눠야지 않나"라는 생각대로 유니세프에 매년 3000만원씩 1억 원 이상 기부해 ‘유니세프 아너스클럽’의 39번째 회원이 되기도 했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에도 열성이어서 이왈종미술관에 어린이미술 교육실을 두고 어린이미술교육에 애정을 보여왔다. 작가가 사립미술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데, 전국의 사립미술관 중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사립미술관 중 대표적인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화백은 그 공을 아들인 이규선 학예연구실장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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