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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방역체제, 시설 집합금지에서 행위별 거리두기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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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집합금지보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효과적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정부가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 등 시설별 일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특정 활동이나 행위 중심의 거리두기 개편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개편 추진 배경에는 그간 장기적인 집합금지로 생계가 불안해진 업종의 행위·활동 중심 조치였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효과적인 것으로 정부가 판단하면서 개편 추진력을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 거리두기 단계 평가 요소 중 하나인 위험도 평가와 현 방역수칙을 구체화하면 행위·활동별 방역수칙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2일 보건복지부(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특정 활동이나 행위 중심의 방역수칙 개편을 진행 중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인 21일 온라인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집합금지는 상당히 어려운 숙제다. 일률적으로 하게 되면 수월하고 원활하게 조치할 수 있지만, 생업 현장이 다양해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일률적인 집합조치보다는 활동이나 행위 중심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할 수 있도록 (개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설이 아닌 활동이나 행위별 방역수칙을 정한다면 어떤 내용일까.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같은 모임 금지 조치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하루 400명 안팎 확진자 가운데 상당수가 가족·지인 등 개인 간 접촉에서 발생하는 만큼 모임 행위를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차 유행 시기인 지난해 11월 이후 감염경로 중 '확진자 접촉'에 의한 감염은 35.4%인데, 이 중 가족·직장 내 전파가 62.4%다. 확진자 감소세에도 확진자 접촉이 차지하는 비율은 40% 이상으로 상승 중이다.

 

마스크 착용은 음식을 섭취할 때를 제외한 상황에서 의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당과 카페에선 주문할 때, 대기할 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힘든 점을 고려해 음식 제공 행위도 규제될 것으로 보인다.

 

침방울 튀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큰 소리 내기, 노래부르기 등도 금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종교시설에선 거리두기 2단계부터 큰 소리로 기도·암송하는 행위, 성가대 운영 등이 침방울 발생 등 위험도가 높은 행위로 분류돼 금지됐다.

 

헬스, 요가와 같은 움직임이 적은 운동은 허용하되 줌바, 에어로빅, 스피닝, 태보와 같은 격렬한 GX류 운동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단체로 격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침방울이 많이 발생해 감염 위험도가 높기 때문이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불가능한 방안은 아니다. 거리두기 위험도 평가에 이미 내재된 개념"이라며 "기존 방역수칙들을 행위의 위험도에 따라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전체적으로 거리두기 2.5단계, 3단계에만 매몰돼 있었다. 단계에 매달린 나머지 어떤 시설이 더 위험하고 덜 위험한지에 대한 관심이 적고, 실증적 근거를 쌓지 않았다"며 "기본적으로 얼마나 밀집돼 있고, 사람들이 그 상황에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는지 등 행동 측면에서 위험도를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개편한 거리두기를 다시 개편하려는 이유는 그간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 장기화에 따른 생계 불안과 형평성 논란 등이 제기되면서다. 일률적인 시설·업종별 집합금지 조치로 경제적인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8일부터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 거리두기가 적용 중이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는 수도권은 같은 해 12월23일부터, 비수도권은 식당 모임 금지를 거쳐 이달 4일부터 실시 중이다.

 

지난 17일까지 실시됐던 거리두기 조치로 유흥시설, 실내체육시설, 학원, 종교시설, 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중단되고, 카페는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고, 식당은 밤 9시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됐다. 연말연시 이동량을 줄이기 위해 스키장 등 겨울스포츠 시설 운영이 중단되고, 숙박시설 주관 행사와 파티, 파티룸은 집합금지 조치됐다.

 

이어 18일부턴 거리두기 단계별로 동시간대 시설별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행위는 금지했다. 집합금지가 해제된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종교시설 등에선 음식 섭취가 금지되고, 카페와 식당은 밤 9시 이후 매장 운영을 중단하되 포장·배달만 허용한다. 숙박시설 주관 행사와 파티, 파티룸, 클럽 등 유흥시설 5종은 여전히 집합금지 대상이다.

 

그러나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만으로 감염 확산을 줄일 수는 없었다.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거리두기 시행 이후 5인 사적 모임 금지가 시행된 지난해 12월23일 0시까지 국내 발생 확진자는 1만3935명이다. 12월8일 500명대였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2월13일 처음 1000명대를 기록한 후 800~1000명대를 보였다. 이 때 여파로 12월25일엔 국내 유입 이후 가장 많은 일일 확진자 수인 1215명을 기록했다.

 

일부 시설의 경우 거리두기 조치와 달리 개방해도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는 시설·업종별 거리두기 조치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뒷받침한다.

 

질병관리청과 한림대 의대 사회예방의학교실 등이 지난해 12월27일 소아감염학회지에 게재한 논문(Children with COVID-19 after Reopening of Schools, South Korea)에 따르면 지난해 5월1일 국내 초·중·고교 등교 재개 이후 7월12일까지 확진된 소아·청소년 127명 중 학교 내 전파 사례는 3명(2%)에 불과했다. 반면 가족 및 친지로부터 감염 59명(46%), 학원 및 개인교습 18명(14%), 다중이용시설 8명(6%)로 나타났다.

 

권순만 교수는 "필수 교육시설인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면서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커졌다"며 "학교 등교 연기로 발생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학교 내 전파는 매우 적었다"고 평가했다.

 

겨울방학 돌봄 공백을 이유로 아동·청소년 9인 이하를 대상으로 한 학원·교습소·체육시설 운영 허용은 거리두기 조치에 대한 국민 수용성을 저하시켰다. 수도권 2.5단계 상향 이후 학원, 실내체육시설은 집합금지 조치됐다. 일부 시설 운영 허용은 거리두기 장기화로 생계가 어려워진 다른 업종과 시설의 반발을 불러왔다.

 

반면 정부는 행위·활동별 거리두기의 하나인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방역에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25일 국내 발생 확진자가 1215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에 힘입어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400~500명대 발생으로 줄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행위별 거리두기 개편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시설은 관리 지침을 내리면 쉽게 통제할 수 있지만, 행위로 개편할 경우 한 시설 내에서도 여러 가지 행위가 있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순만 교수는 "어려운 작업이지만, 기본적인 방향을 잡고 행위를 중심으로 규제할 방안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모든 상황을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이론을 토대로 위험도를 평가하고, 문제 발생 시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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