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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공재개발' 닻 올리자 다세대·연립주택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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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기대감으로 주변 집값 상승 부채질 우려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지난 18일 공공재개발 첫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공공재개발 소리가 나온 직후부터 매매 문의가 쏟아졌다"며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매수 대기자들은 늘었고,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공공재개발 후보지 8곳이 확정되면서 해당 지역 다세대·연립주택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유례없는 전세난에 따른 매매 갈아타기 수요가 급증한 데다 도심 고밀개발과 공공재개발 등 개발 가구재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재개발, 역세권 개발, 신규택지 개발 등 부동산 공급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설 연휴 이전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기존의 투기를 억제하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에 있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수도권, 특히 서울 시내에서 공공 부분의 참여와 주도를 더욱 늘리고, 인센티브도 강화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그런 부동산의 공급을 특별하게 늘림으로써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자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투기세력 차단을 위해 후보지들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지만, 개발 기대감으로 주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재개발 지역에서는 난항을 거듭하던 재개발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주택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공공재개발 추진 의사를 밝힌 지난해 8·4 대책 이후부터 연립주택 집값이 들썩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지난해 6월만 해도 0.06% 상승에 그쳤지만, 8월 들어 0.23%로 치솟았다. 9~10월에 0.19%, 0.15%로 떨어지더니, 11월과 12월에 각각 0.18%, 0.19%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의 절반 수준에 머물던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정부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돼 있어 다세대·연립주택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지난 15일 동작구 흑석2구역 등 서울의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 8곳을 발표했다. 공공재개발 시범 사업지는 ▲동작구 흑석2 ▲영등포구 양평13 ▲영등포구 양평14 ▲동대문구 용두1-6 ▲동대문구 신설1 ▲관악구 봉천13 ▲종로구 신문로2-12 ▲강북구 강북5 등 8개 구역이다.

 

모두 역세권에 있는 기존 정비구역으로, 재개발사업이 평균 10년 이상 정체된 지역이다. 정부는 해당 구역의 용적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재개발이 끝나면 기존 1704가구에서 4763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용적률을 법정 한도의 120%까지 부여하고, 늘어난 용적률의 20~50%를 임대주택으로 기부 채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고, 인허가 절차도 대폭 축소되는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공공재개발 기대감 확산으로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18일 기준)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703건으로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367건)의 2배에 달했다. 거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서울 내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4619건으로, 11월(4266건)보다 약 8.2% 늘어났다.

 

일선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흑석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 방식의 더딘 재개발 사업을 기다리다 지친 주민들이 공공재개발 방식을 통해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자고 한다"며 "용적률이 상향되고, 재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공공재개발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흑석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용적률을 올리더라도,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기부하면 사업성이 있을지 의문을 갖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공공재개발지역이 대부분 역세권으로 권리금을 주고 들어온 상인들에 대한 반발과 주민들과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미지수"라고 전했다.

 

주택시장에서는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의지가 확고한 만큼 역세권에 위치한 다세대·연립주택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서울 도심을 재개발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투기 수요가 유입될 경우 다세대·연립주택의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각종 인센티브나 임대주택 비율, 보상 문제 등으로 재개발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대문구 답십리17구역이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를 신청했다가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사업성 악화 등의 이유로 공모를 철회한 바 있다. 용적률을 높이고, 분양가 상한제 제외 등 각종 인센티브가 받더라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국세청·서울시 등이 참석한 '그간 부동산정책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 관련 관계기관 합동설명회'에서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공공재개발을 통해서 사업 장애요인이 해소된다면 실수요자가 원하는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공급 가능한 물량은 약 4700가구로 추산된다"며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신규 구역 지정절차도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재개발 사업 추진에 앞서 구체적인 인센티브 기준과 임대주택 비율 등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재개발은 낙후된 지역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면서 주택 공급을 일부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면서도 "서울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다세대나 연립주택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정부의 공공재개발로 인한 기대심리까지 높아지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분담금 산정과 인센티브 다양한 문제들이 공공재개발 사업 진행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인센티브 기준과 임대주택 비율 등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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