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국회 등원복 ‘분홍원피스’ 어때서?...국회 권위, 양복으로 세워지나“
진중권 “민주당 지지자들, 유시민 ‘백바지’ 옹호했으면서 지금 그들이 복장단속”
[시사뉴스 홍정원 기자]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핑크 무늬 원피스 논란(분홍원피스 논란)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류호정 의원은 지난 4일 본회의에 분홍원피스(랩스커트)를 입고 참석한 것이 논란이 일자 ""국회의 권위가 영원히 양복으로 세워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관행이나 TPO(뜻 Time Place Occasion 시간 장소 상황)가 영원히 한결같은 건 아니다"고 5일 말했다.
류호정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 일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천편일률적인 복장을 강조하는데 국회 내에서도 이런 관행을 바꾸자는 얘기가 나온다"고 해명했다.
그는 "복장뿐만 아니라 50대 중년 남성이 대부분인 국회가 과연 많은 시민들을 대변하고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류호정 나이는 올해로 29세로 만 27세다. 지난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류호정 의원이 이날 입은 분홍원피스는 지난 3일 열렸던 청년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2040청년다방' 포럼 참석 시 입은 옷이다.
류호정 의원에 따르면 이 포럼 자리에서 공동대표인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류 의원이 분홍원피스 복장을 본회의에도 입고 가기로 참석했던 청년들에게 약속했다.
현재 국회법 제25조에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유지 규정'이라는 조항만 있으며 국회의원의 복장 규정은 없다.
그럼에도 현재 온라인 상에서 네티즌들은 류호정 의원의 분홍원피스를 둘러싼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에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갖춰 입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다"고 비판하자 "관종이냐" "패션쇼 하러 다니냐" "술집 종업원이냐" 등 도 넘은 악성 댓글이 달렸다.
이에 류호정 의원은 "원피스를 입어 듣는 혐오 발언은 아니다”며 “제가 양복을 입었을 때도 성희롱 댓글이 있었다"고 성희롱성 댓글을 지적했다.
또 "제 원피스로 인해 공론장이 열렸다"며 "정의당 활동 전반에 있어 우리 정치의 구태의연, 여성 청년에 쏟아지는 혐오 발언이 전시되면서 무언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런 게 진보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국회 등원 복장 논란은 지난 2003년 유시민(현, 노무현재단 이사장) 당시 국민개혁정당 의원의 ‘백바지 논란’(빽바지 논란)도 있었다. 유시민 전 의원은 당시 캐주얼한 흰색 바지(백바지)를 입고 국회 본회의장에 참석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항의, 집단 퇴장했다. 유 전 의원은 결국 환복한 후 의원 선서했다. 유 전 의원의 백바지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국회 권위를 없애는 상징물처럼 여겨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유 전 의원 ‘백바지 논란’을 언급하며 "그때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 드레스 코드를 옹호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복장 단속을 한다”며 “옛날 수꼴(보수 꼴통)당 지지자들의 그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