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서울대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3년 전 보수정당에 매우 비판적이었던 서울대생들의 화살이 이제는 ‘촛불정부’로 향하는 모양새다.
7일 서울대광장 게시판에는 ‘2019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 공지가 올랐다. 후보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강효상·김진태 의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하태경 의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안민석 의원 △우병우·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다.
8일 오전 기준으로 선두는 의외로 문재인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 전 수석이다. 그는 투표자 약 1,500명 중 1,401표(89%)를 얻어 압도적 1위를 달렸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계 인사들이 조 전 수석 뒤를 이었다. 유시민 이사장, 안민석 의원, 이해찬 대표가 2~4위에 나란히 올랐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5위에 그쳤다. 2016년 첫 실시된 이 투표에서 1위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농단 논란에 휩싸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었다.
이번 투표는 한 달 동안 진행돼 9월 6일 종료될 예정이다. 따라서 향후 순위에 변동이 있을 여지도 있다.
조 전 수석은 근래 비판적인 시민들과 거센 설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에 대한 서울대 교수직 사퇴를 요구한 일부 서울대생들을 두고 “태극기부대 같은 극우”라고 주장했다. 해당 학생들은 견해차를 두고 극우로 매도하는 건 정치선동이라고 반박했다.
설전은 법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은 최근 조 전 수석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조 전 수석은 SNS중독자로서 국민 분열, 사회갈등 조장 글들을 쉼 없이 올려 나라를 두 동강 내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건 이러한 분열주의자가 법무장관으로 거론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조 전 수석은 앞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책 ‘반일종족주의’를 두고 “구역질 나는 책”이라며 “일제 식민지배 기간에 위안부 성노예화 등이 없었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학자와 동조하는 일부 정치인과 기자를 부역, 매국, 친일파라는 호칭 외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이 전 교수는 “조 전 수석에게 그런 말버릇을 어디에서 배웠느냐고 묻고 싶다”며 “저는 독립운동가(동암 차리석 선생)의 외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자라온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조 전 수석에 대해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