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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경욱 “구어체 쓰니 막말 공세…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구어체 막말’ 논란 앞 ‘궁중어’ 사용 익살 눈길
OECD,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 韓 정부에 공개 권고
경제수석 ‘항명’ 불구 靑 ‘소득주도성장 고집’ 요지부동
박지원 “정부 엉뚱한 소리… 누가 납득하겠나”



[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여당 등으로부터 ‘막말’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사극에서나 들을 법한 ‘궁중어(宮中語)’를 사용해 눈길을 끈다.


민 대변인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드디어 청와대 경제수석이 나서서 우리 경제 큰일났단다. 그래서 우짤낀데? 그래서 우짤낀데?’ 이렇게 썼더니 막말이라네”라며 “앞으론 이렇게 써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마치 ‘상소문’을 연상시키듯 “기체후일향만강하오신지요. 제번하옵고… 드디어 대한민국 청와대 경제수석께서 손수 나서셔서 우리 경제가 큰일났다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우려를 담아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쭙습니다. 이제는 대체 어찌하려 하시옵니까? 정녕코 앞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면 좋단 말이옵니까? 가능하면 꼭 답변을 주시면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겠사옵나이다”라고 했다.


또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삼가 올립니다” 등 임금(?)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해당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13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너무 심각한 글인데 웃음이 난다” “지금의 여당의 무지막지했던 막말대행진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없나. 대략 2년 전 일인데” “언제부터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나라” “문재인 최고존엄” 등 반응을 나타냈다.




청와대는 그동안 소득주도성장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근래 “우리 경제가 총체적으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 학계, 국제사회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신속히 상향하려면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 ‘제조·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한국에 그만한 수출동력이 뒷받침 돼 자본력이 갖춰져야 하지만 현실은 다르기에 결국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시장이 차례로 무너져 ‘모두가 공평하게 못 사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언주 의원 등 일부 야당 인사들은 정부가 경제악화를 이유로 공무원 채용 확대 등을 통해 혜택을 받은 이들을 지지층으로 흡수한 뒤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사회를 계급화해 친문(親文)을 중심으로 ‘배급경제’ ‘계급독재’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내놓고 있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또다시 하향조정했다. 작년 12월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도리어 저임금 근로자 소득수준을 낮췄다고 밝혔다. 같은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순위는 18위로 1996년 가입 후 최저를 기록했다.


OECD는 동년 11월 21일 발표한 ‘OECD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은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위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속도를 낮춰야 한다”며 “생산성 제고가 뒷받침되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직 정부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우려는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낸 김광두 서강대 교수의 국가미래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급기야 이달 7일에는 현직 관계자인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하방(下方) 위험이 커졌다”고 시인했다.


정부는 경제난을 정책 폐기 대신 ‘혈세 돌려막기’로 해결하려는 듯한 태도다. 내년 정부예산은 사상 최대규모인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0일 “이제서야 어려움을 인정하고 추경 편성 및 제출이 2개월 가까이 돼 가는데 그 자리에서 엉뚱한 소리를 하면 국민, 국회가 납득하겠나”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에 대한 ‘막말’ 공세에 대해 황교안 대표는 당초 ‘논란 소지 발언 함구령’을 내렸다. 그러나 “대여(對與) 투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당내 우려를 의식한 듯 “막말이라는 말부터 조심해야 한다. 말의 배경이나 진의가 뭔지 잘 보라”고 입장을 바꿨다. 문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듯 10일 6.10 기념사에서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 미덕”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