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3.02.08 (수)

  • 맑음동두천 -2.7℃
  • 구름조금강릉 1.4℃
  • 박무서울 -0.3℃
  • 박무대전 -1.3℃
  • 박무대구 1.4℃
  • 구름조금울산 4.6℃
  • 박무광주 1.4℃
  • 구름많음부산 7.1℃
  • 맑음고창 -2.4℃
  • 맑음제주 6.7℃
  • 맑음강화 -0.6℃
  • 맑음보은 -4.3℃
  • 맑음금산 -3.7℃
  • 맑음강진군 2.2℃
  • 맑음경주시 0.3℃
  • 구름조금거제 6.0℃
기상청 제공

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풍수인문학] 인간 운명은 '주거'에 달려 있어

URL복사

대들보에 사는 ‘성주’가 길흉화복 관장
집을 설계하고 지을 때 정성 기울여야


[시사뉴스 정승안 교수] 인간의 일상과 삶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식주 세 가지이다. 먹지 않고 입지 않으면 한 시도 사회적 활동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다. 삶의 1/3을 차지하는 잠자리에 해당하는 주거도 일상의 주요한 기반이다.



인간의 역사는 ‘집과 주거’로 읽혀


집은 일반적으로 보금자리를 의미한다. ‘집’이라는 말의 어원은 ‘짓’으로 ‘집을 지은 것’이라는 건축물에 해당한다. 한자로는 ‘家’ 또는 ‘室’, ‘屋’ 등 다양한 용례가 있다. 일반적으로 쓰는 가(家)를 ‘갓머리’에 해당하는 부수와 돼지(豕)를 본 딴 상형문자라는 설도 있다. 외부 침입으로부터의 보호라는 ‘집’의 본래적 기능을 넘어 인간은 주위환경에 대한 시지각적인 인식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주거 입지나 건축물의 형상, 형태들이 인간의 삶과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검증된 관념이기도 하다. 삶에서 주거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보편적인 문화양식의 하나이다. 인간의 역사는 집과 주거를 통해서도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풍수는 집터를 구하고 건물의 모양과 방향을 정하는 것은 물론 건축물의 모양이나 건축방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개입된다. 풍수에는 해당 지역과 문화의 특성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우리 조상들이 집을 대하는 태도에는 최대한의 정성과 믿음이 의례로 반영되어 있었다. 풍수지리라는 음양오행의 체계화된 논리의 이면에는 이러한 전래의 민간신앙과 습속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미신이라는 비판적 언사 이전에 수천 년 동안 생활문화가 체화된 산물이자 사회사상으로 이해할만하다.



사직단은 국가의 최고 상징


집을 짓으려면 먼저 입지를 선정하고 터를 잡는다. 여러 가지의 여건들을 고려한 계획과 설계들이 이루어지면 집터의 안전과  보호를 맡아보는 신인 ‘터주’에게 집 짓는 것을 알리는 ‘고사(告祀)’의 의례가 진행된다. 이 때에는 마을 주민이나 친인척 또는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집의 배치나 터의 유래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터주는 국가적인 의례에서도 받아들여졌다. 사직단(社稷壇)이 그것이다. 사직의 사(社)는 터주를 의미한다. 옥편에서는 ‘땅 귀신에게 제사’드린다는 의미도 지닌다. 직(稷)은 농사를 주관하는 신을 의미한다. 사직신은 국가의 영토와 곡식을 주관하는 신이다. 동네마다 ‘사직동’이 있는 것은 그곳에서 국가를 위한 의례를 거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이 3척에 사방으로 3층의 단을 쌓아 만들어진 사직단은 1393년 태조 2년에 마련되었다. 조선왕조의 건립이 천명에 의해서였다는 점을 입증하는 중요한 상징의례였던 것이다. 종묘가 왕들의 위패를 모신 곳이었다면 ‘종묘’와 ‘사직’은 국가 그 자체를 의미한다.


사직신을 위한 제사의 규모나 절차는 공자의 문묘제례나 종묘제례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2월, 8월, 동지 그리고 섣달그믐에 제례를 올린다. 나라에 큰 일이 있거나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에도 거행했다. 풍년을 위한 기곡제(祈穀祭)도 지냈다. 또 각 지방관아에도 사직단을 세우고 나라의 태평과  풍년을 빌었다. 우리의 사직단을 일본의 ‘신사’로 대체하려는 일제의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 사직신을 없애지는 못했다. 사직단의 의례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터주는 일어날 재앙 미리 알려줘


터주는 앞으로 일어날 재앙을 미리 알려준다는 믿음은 삼국유사에서도 나타난다. 국가의 정신을 사직신에서 찾아내는 것처럼, 집 만들기의 시작을 터주에게 올리는 고사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역마다 의례의 양식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토지지신에게 올리는 제문에는 “땅을 파헤치고 집을 지으니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소서”라는 내용들이 반영된다. 집터 가운데에 흙을 적당히 모으고, 집터의 네 귀퉁이에 술을 조금씩 붓고, 사방의 신들을 위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또 집터를 지켜주는 터주는 집 뒤쪽이나 장독대에 모셔진다. 작은 항아리에 ‘쌀(햅쌀)’을 담고 비가 들이치지 않도록 고깔모양을 씌우기도 한다. 또 무속의 논리와 결합하면서 ‘터신단지’, ‘지신단지’와 같이 오곡을 넣고 땅에 넣어 목만 나오게 묻어두거나, 안방의 장롱위에 ‘신주단지’의 형태로 모셔지는 경우들은 오늘날에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들보, 집안 상서로움의 상징적 존재


건물이 자리를 잡아가게 되면 상량식과 같은 의례를 거행한다. 건물의 가장 중요한 뼈대를 완성하는 절차이다. 기둥에 보를 걸고 나서 그 위에 들보를 올리는 것을 ‘상량(上梁)’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상량하는 날이 목수의 생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목수들은 돈을 받아낼 욕심으로 ‘그네 태우기’를 했다.  건축과정의 중간점검에 해당한다고 봐야 하겠다.


마룻대(들보)에는 집을 지은 해, 달, 날, 시, 좌향, 축원문을 적은 ‘상량문(上梁文)’이 들어간다. 또 상량에 강태공의 이름을 적는 경우도 있는데 이 이름을 빌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는 상량문의 좌우 양 끝에 ‘용(龍)’과 ‘구(龜)’자를 서로 마주대하도록 써 둔다. 용과 거북이는 물의 신에 해당하므로 수(水)의 기운이 강하므로 화재를 막아주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조상들은 상량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모든 것을 다 갖추었지만 막상 중요한 것을 빼먹었을 때를 지칭하는 속담에 ‘귀한 것은 상량문’이라는 말도 있다. 민간신앙의 관점에서도 집안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대들보에 거처하는 신을 ‘성주(成造)’라고 불렀다. 집안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대들보가 부러지면 집안이 망한다’, ‘대들보가 울면 가장이 죽는다’와 같은 말은 들보가 지붕을 받치는 중요한 건축재료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들보나 기둥이 한쪽으로 쏠리면 집안에 시비가 많다’는 속담에서처럼 들보만이 아니라 기둥과 함께, 안전을 위한 조화와 균형미를 매우 중시하고 있는 우리의 생활문화의 단면들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대들보의 가운데를 기준으로 집의 좌향을 선정한다는 것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들보는  집안에서 상서로움의 상징적 존재인 셈이다.


땅을 선택하고 집을 짓는 전 과정에는 이렇듯 주변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진행되었다. 우리의 일상과 운명을 결정하는 집은 공동체의 한 부분이기도 하기에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정성을 다해 짓는 과정에 다양한 통과의례가 진행되었다. 인간이 사는 집과 주거에 의해 우리의 삶과 운명이 한 묶음으로 이어진다는 민간의 신앙과 믿음은 풍수적 논리에서도 하나의 원리로 관통된다. 집을 설계하고 건축하는 과정에서 현대인들의 전문적인 능력과 더불어 정성(精誠)을 다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건축물과 관련한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는다. 한번쯤은 곱씹어볼 전통의 지혜는 오직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news@kakao.com


배너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유정복 인천시장, 꿈을 현실로 바꾸는 시장…근거 없는 자신감 아냐
민선 6기 인천시장에 이어 지난 7월 1일 8기 인천시장으로 취임한 유정복 시장. 취임 7개월째를 맞은 유 시장을 만나 인천시의 현황과 향후 인천시 발전계획 등을 듣는 인터뷰를 본사 박성태 대표 겸 대기자가 진행했다. 신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유 시장에게서 그의 첫 번째 공약사항인 ‘세계 초일류도시 건설’의 추진 계획과 추진 상황은 어떠하며, 공약 달성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들어봤다.<편집자 주> [시사뉴스 인천=조희동 기자] "지난 2018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실패한 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으로 1년 연수를 떠났다가 8개월 만에 되돌아와 정권교체를 위한 구국운동과 인천을 되살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그 결과 정권교체라는 1차 목표를 이루었고, 2차 목표인 초일류도시 인천을 만들어 내기 위해 시장에 출마, 당선되어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시장출마 하면서 내건 여러 가지 공약들이 있는데 지금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자신 있습니다”라고 얘기를 잘하는 편인데 근거 없는 자신감에서 나온 얘기가 아닙니다. 취임 후 지난 6개월 동안 보여온 여러 가지 행정사례에서 시민들께서 보시고 느끼셨

정치

더보기
북한, ‘건국절’ 75주년 열병식...김정은 메시지‧신무기 공개 주목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북한은 인민군 창건 75주년인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야간에 진행될 예정인 이번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 메시지가 여부와 북한의 핵전략 신형 무기가 공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의미를 두는 5년·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정주년)여서 어느 열병식보다 대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위성사진에는 열병식 개최 장소인 김일성광장에서 '75'와 '2·8'이라는 커다란 숫자가 확인됐다. 과거에는 열병식이 대부분 오전에 열렸으나,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부터는 4번 연속 저녁이나 심야에 개최됐다. 정보 당국은 이번에도 야간 열병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부분은 북한의 새 무기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과거 자신들이 시험한 무기들을 선보여왔다. 약 2만명의 병력이 동원된 지난해 4월 열병식에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을 비롯해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과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을 대거 공개했다. 그보다 앞선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기념한 열병식에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영화음악의 거장 제임스 호너 걸작선 LP 출시... 타이타닉, 아바타, 가을의 전설, 브레이브 하트 등 16곡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타이타닉, 아바타, 가을의 전설, 브레이브 하트 등 영화의 거장, 제임스 호너(James Horner, 1953-2015) 걸작들이 두 장의 엘피(LP)로 출시됐다. 두 번의 오스카상과 두 번의 골든글로브, 여섯 번의 그래미를 수상한 제임스 호너의 헐리우드 영화음악 걸작선집 ‘제임스 호너 헐리우드 스토리 James Horner - Hollywood Story’이다. 세상에 아름다운 선율을 남기고, 사고로 급작스럽게 하늘로 간 비운의 천재, 제임스 호너의 커리어를 집대성한 바이닐(vinyl, LP)이다. 제임스 호너의 작품은 전체 구조부터 악기구성까지 균형 잡힌 스코어로 추앙받으며 스크린 속에서 빛을 발한다. 우아하면서도 감각적인 멜로디는 영화를 본 사람이든, 보지 않은 사람이든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섬세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에 능하며, 관현악과 신디사이저를 활용하는 액션 영화음악 뿐 아니라, 아일랜드 전통의 서정적인 선율을 살린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호너는 오리지널 스코어 뿐만 아니라 주제가로 사용되는 가창곡도 줄곧 작곡했는데, 이 노래의 멜로디는 항상 스코어 음악의 테마 멜로디를 차용했기에 대중들에게 영화의 주제 선율을 더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성’ 있나…‘의도’ ‘흑심’ ‘속마음’ 없어
본지는 수익 추구가 목적이 아닌 중소, 벤처기업, 스타트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플랫폼(場)을 구축해 기업들이 이 플랫폼에서 마음 놓고 그들이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그룹들의 조언과 협업을 통해 기업 경영 활성화를 꾀할 수 있도록 본지 부설 ‘히든기업경영전략연구소’를 지난 2월1일 공식 설립했다. 조금이라도 중소기업들에게 알찬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 주고 싶은 마음에 연구소 공식 설립전인 2022년12월26일 ‘23년 중기부 R&D 지원사업 및 사업화자금 조달방안 및 벤처캐피탈 투자유치’ 등에 관해 90여개 기업 대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리고 이어서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기업진단 및 맞춤형 정부지원사업매칭 안내 무상컨설팅을 비롯, 온라인몰판매와 재고자산판매 등 마케팅 컨설팅,청년일자리 도약 장려금사업, 수요기반조달연계 혁신제품사업,산업혁신인재양성지원사업, 화학안전사업자 조성, 로봇활용 제조 혁신지원사업,, 수출지원기반활용사업, 특허포트폴리오구축 및 지원제도 활용방안, 2023 중소기업 전략 기술로드맵 사업 등 다양한 분야 정부정책사업에 대해 무상컨설팅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세미나 개최,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