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풍수인문학] '학교 입지'로 학내 분위기 알 수 있다

URL복사


[시사뉴스 정승안 교수] 개화기에는 수많은 선교사들이 한국사회에 안착한다. 이들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리는 방식은 학교를 건립하는 것이었다. 학교 교육을 통해 ‘계몽(啓蒙)’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훈육의 기반을 확보하고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선택한 입지는 미국이나 유럽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완만한 능선을 낀 평지지역을 선호하였다. 자신들이 자라며 보았던 서구적인 공간관념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결과라고 봐야할 것이다.


풍수의 ‘지배 사회학’의 논리

오늘날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부분의 학교들은 선교사들의 시선과 눈으로 선택된 곳들이 많다. 또 다른 학교들은 일본제국주의가 지배하는 동안에 영구집권을 꿈꾸며 자신들의 자녀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한 학교들이다. 이들 학교설립과정에서는 풍수적 고려를 하지 않았던 경우를 찾아보기가 더 어렵다.


식민지배의 공고화를 위한 인력양성이 목적이었던 ‘경성제국대학’이나 지역의 이름난 중고교들은 단 하나의 예외 없이 풍수적 고려위에 자리 잡았다. 교지선정과정에서의 풍수적 입지선정은 필수적인 과정이었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제국주의자들의 자녀들의 교육과 우호적인 친일파들을 재생산하기 위한 지배전략으로 터 잡기의 기술들이 기능했다는 사실은 회피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에 저항하며 세워진 민족학교들은 규모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설립과 유지조차도 힘들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풍수적 입지가 친일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말일까? 물론 이에 대한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풍수를 지배의 정치사회학으로 활용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과 안정적 지배와 통치의 공고화를 위한 무기로 풍수의 원리가 활용되었다는 논리적 가설은 충분히 성립될 수 있다.


환경적 요인 VS. 교육적 요인... 무엇이 결정타?

풍수지리의 관점에서는 지형이나 환경적인 입지선정의 요소들은 동기감응(同氣感應)의 원리에 의하여 그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이해한다. 특히 시지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며, 이로 인해 지형과 지세와 상응(相應)하는 사회적 기질들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품이나 사회적 성격과 같은 인성의 형성과정에도 풍수적인 요소가 반영된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풍수의 원리를 이해하면, 출신고교에 따라 동문회의 운영방식이나 사교하는 방법, 졸업생들의 분위기나 기질적 성향들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동기감응의 방식의 차이에 따른 집합의식의 차별적 형성과정’ 때문이라는 주장에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결국 풍수 사회학적 관점에서는 소위 말하는 ‘학벌’과 ‘지연’ 또는 ‘사회적 성격’이 형성되는 과정에도 이러한 지리 환경적 요소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한 산물로서 이해되고 있다. 생득적 요소와 환경적 요인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강조는 사회화와 교육의 중요성에 비해서 폄하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과 풍수 활용
교육을 대하는 기본적인 관점에서 ‘수월성’교육과 ‘평등성’교육 간의 확연한 태도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우월한 지위에서 소위 이름난 명문고로 평가받는 학교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수월성’교육을 선호한다. 명문대 진학률과 뛰어난 인재들에만 집중하는 엘리트(Elite)주의적인 방식에 대한 선호가 지배적인 흐름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에서의 이른바 명문고와 명문대로 이어지는 엘리트들은 그러한 전통의 계승을 통한 두터운 선배라는 인맥의 연결망과도 자연스럽게 결합된다. 그 결과 지역사회의 권력지형에도 두드러진 영향력을 지니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까지도 이러한 엘리트주의와 지역연고의 연결망, 학맥 그리고 연줄 망이 지배적인 영향을 미쳐왔던 방식들이다. 결국 이러한 ‘살아남는 것’이 아름다우며, ‘강한 것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엘리트주의가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주된 원리로서의 신자유주의의 논리체계와도 그대로 부합하고 있는 것이다.


풍수적인 논리에서는 자의적인 의미부여나 가치체계의 주입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물과 바람의 흐름과 친일파는 상관관계가 있지는 않겠지만, 지배적인 성향이나 관계망의 형식은 영향받는다. 해당지역의 물의 흐름이나 산봉우리의 모양, 건물이 바라보는 주된 봉우리(案山) 그리고 건물이 앉아있는 방위(좌향)이나 교문의 위치 등은 그 학교의 면학분위기나 학생들의 심리 그리고 진로와 같은 생애주기의 주된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학교에 다니는 3년의 시간은 지역연고와 연줄 망과 학맥의 형성과정을 통해 해당 학교들의 풍수지형의 맥락들과 상응하는 방식으로 내재화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최고의 대학생을 지니고 있다. 대학생의 비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다. 물론 저출산 고령화와 대학진학률 감소 또는 청년실업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지적들이 높아가고 있다. 대학을 중시하는 문화적 태도들이 땀 흘리는 노동의 소중함보다는 선비를 중심으로 하는 노동천시의 폐해라는 지적도 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교육열은 출세 지향적이며 타자지향적인 퍼스낼리티가 주된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드러난 표상의 이면에서 공간을 대하는 관점과 입지선정이 이러한 사회적 성향을 형성하는데 나름대로의 배경이 된다는 사실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풍수에 맞는 건물배치로 인재양성에도 활용할 수 있어야
최근 들어 45년 정도가 평균인(15(변화의 완성수)년×3(三才)=45년) 학교의 건물들이 변화를 겪고 있다. 건립당시에는 변두리였으나 중심지로 변화했거나 지가 상승률을 고려한 재단이나 동문의 노력으로 투자전략의 변화를 겪거나 새로운 교사를 지어서 옮기게 되는 것이 뚜렷한 경향이다. 그러나 학교를 이전해 간 경우에서 이전의 명문고를 유지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거꾸로 새로운 신진학교가 두각을 나타낸 경우도 많다. 대부분은 풍수적인 환경과 지형의 영향력과의 관련성속에서 그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


근대성의 형성시기에 비록 일제 강점기의 시기에 주로 만들어졌던 학교들이라도 풍수적인 고려를 통해 출입구와 건물배치, 앞산 봉우리(안산)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배치되던 학교입지들이 오늘날의 현대사회에서는 오직 규모와 시설 만에 주목하는 효율의 설계로 대체되면서 전통적인 풍수배치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전의 명문고들이 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명당의 요건을 구성하고 있던 곳에서 이전을 한 경우이거나, 기존의 교사를 압도하는 새로운 건물을 무분별하게 지으면서 파괴된 풍수적 미의식의 균형이 파괴되었기 때문임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핵심적인 위치에 있던 학교들이 팔리고 그 자리에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풍수적으로 조화로운 곳에 학교가 있을 때에는 학문과 명분에 대한 사회적 지향과 열풍이 강조되었다면, 그 자리를 차지한 아파트에서는 자신들의 삶과 가족의 가치를 최고로 하는 중산층의 열풍이 일어난다. 풍수적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美해경 "볼티모어 사고 화물선, 교량충돌 직전 항구서 엔진 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해안경비대는 27일 (현지시간) 미국 볼티모어항의 교량 아래에서 동력을 잃고 교각에 충돌한 사고 화물선이 사고 전에 "정기 엔진수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교각이 무너지면서 다리 위에서 일하다 물속으로 빠진 6명의 인부가운데 2명의 시신이 이날 수습되었다. 나머지 희생자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해안경비대는 모든 구조 노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26일 프란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충돌한 선박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수사관들은 27일 선박의 증거물 수집에 나섰다. 희생된 두 남성의 시신들은 이 날 오전 교량의 중간 지점의 7.6m깊이의 물속에서 빨간색 픽업 트럭 안에 탄채로 발견되었다고 메릴랜드주 경찰국의 롤란드 버틀러 경감이 저녁뉴스 시간의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새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멕시코 이민 출신으로 볼티모어에 살고 있던 알레한드로 푸엔테스(35)와 과테말라 이민으로 메릴랜드주 던도크에 살던 도를리안 로니알 카스티요 카브레라(26)로 확인되었다. 수색팀의 구조는 일단 끝났지만 앞으로도 음향 탐지기 등을 통해서 무너진 다리 밑 부근에 침몰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희생자들의 차량을 계속

정치

더보기
한동훈,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 수도권서 지원 유세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29일에도 서울·경기 수도권 일대를 돌며 유세를 이어간다. 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 영진시장 삼거리에서 공식 선거운동 둘째날 지원 유세를 시작한다. 이후 서울 동작구 성대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서울 지역 유세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오후에는 경기도로 넘어가 안양시 삼덕공원, 산본 로데오거리, 안산시 선부광장을 차례로 방문한다. 이어 '반도체 벨트'로 묶이는 경기 화성시, 평택시, 오산시, 수원시에서 유세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 위원장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겨냥한 '이·조 심판'을 앞세워 표심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유세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 거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발언하면서 욕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투표장에 들어가면 다른 거 볼 것 없다"며 "국민이라고 적힌 국민만 보고 찍으면 세상이 바뀌고 범죄자가 물러갈 것이다. 범죄자를 중요한 정치에서 치워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의 공식 요청 없이 지원 유세에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은 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중국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대응해야 할까?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른북스 출판사가 정치/사회 신간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펴냈다. 중국은 우리가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나라일까? 남중국해, 대만 등에서 끊이지 않고 영토 분쟁을 일으키는 중국의 본심은 어디에 있을까?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의 저자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국가라고 말한다. 그들은 내면에는 수천 년의 역사를 통해 중국이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DNA가 새겨져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지금은 대만 문제가 현재진행형이기에 잠잠하지만, 대만만 중국의 손아귀에 넣고 나면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향한 야욕을 드러낼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의 저자는 중국에서 자신이 느꼈던 중국의 저력과 문화적 본질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시때때로 한반도를 향한 야욕을 드러내고, 이를 현실화하는 것이 중국의 힘이기 때문에 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적절히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 1부에서는 중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중국인의 생활, 문화, 역사와 관련한 이야기가 제시되고, 2부에서는 남북한 이슈, 국내외 정치 등 중국과 한반도를 둘러싼 저자 나름의 정세 분석이 담겼다.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챙기는 삶 되어야
아빠와 딸이 자동차를 번갈아 운전하며 여행을 가고 있는데 기름이 바닥났다는 경고등이 켜지자 아빠와 딸은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어야 한다며 근처 주유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 바로 2~3분거리에 주유소가 있는데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다른 주유소에 비해 많이 비쌌고 반면 10~15분 정도 거리에는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한 주유소가 있었다. 기성세대(꼰대)인 아빠는 당연하다는 듯이 10분, 15분 정도 가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값이 많이 싼 주유소를 가겠다고 주장했고, MZ세대인 딸은 눈앞에 주유소를 두고 왜 멀리 떨어져 있는 주유소를 가냐며 결국 언쟁을 벌이다 아빠의 주장대로 값이 싼 먼거리의 주유소로 가서 주유를 하게 됐다. 그런데 값이 싸다는 이유로 주유 대기를 하는 차는 많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 주유를 하게 되었는데 딸이 아빠에게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아빠는 가성비만 알고 가심비는 모르냐?”고 쏘아붙인다. 주유를 마친 아빠와 딸은 마침 식사시간이 되어 근처 식당을 가게 됐다. 메뉴판에 있는 많은 음식들 중에 아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메뉴 중 거의 제일 저렴하면서도 대중적인 김치찌개, 된장찌개였고, 딸의 눈에 들어온 메뉴는 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