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30 (화)

  • 맑음동두천 -3.3℃
  • 맑음강릉 3.2℃
  • 맑음서울 -2.4℃
  • 맑음대전 -0.7℃
  • 연무대구 3.5℃
  • 연무울산 3.8℃
  • 맑음광주 2.7℃
  • 연무부산 5.7℃
  • 구름조금고창 -0.5℃
  • 구름많음제주 9.3℃
  • 맑음강화 -4.2℃
  • 맑음보은 -1.3℃
  • 맑음금산 -2.9℃
  • 구름조금강진군 3.9℃
  • 구름조금경주시 2.4℃
  • 구름많음거제 5.7℃
기상청 제공

조성완의 건강한 성 이야기

할아버지가 발기약 보고도 한숨 쉰 이유는…

URL복사

아름다운 여성의 유혹이 무서운 갱년기 남성의 속사정
젊다면 일시적인 발기장애도 규칙적인 성관계로도 호전
노년기 부부의 성생활은 여성 성욕이 강해야 즐거워져


[시사뉴스 조성완 박사] 20여년 전 최근 학회에서 이름을 바꿔 ‘비뇨의학과’과 된 비뇨기과를 전공하겠다고 했을 때 당시 여자 친구였던 지금의 아내가 얼굴을 찌푸렸던 모습이 가끔 기억난다.

의사들 사이에선 신장질환이나 전립선 문제, 성기능 문제 등으로 이미 많은 분야가 개척되어 있어, 수술을 많이 하는 전도유망한 외과계열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어두운 진료실에서 성병 치료와 포경수술만 하는 의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성에 대한 문제는 부부나 아주 친한 친구 사이에서나 조금 얘기할 뿐, 음란서적이나 음담패설이 아니면 말을 꺼내기도 어렵고, 그래서 병원을 찾아 자신의 성생활을 얘기한다는 게 무척 꺼려지던 시절이었다. 그때마다 과거 유교문화 때문이라고도 하고 경직된 교육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방송에서 성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도 많아지고, 일반시민들도 술자리나 모임에서 쉽게 성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는 등 성에 매우 열려있는 서구사회의 모습을 보곤 한다. 오히려 가끔은 도가 지나쳐 성추행의 경계까지 위협할 정도가 되기도 한다. 

워낙 변화가 많은 사회라곤 하지만 이만큼 문화적 변화가 빨라진 데는 ‘발기약’들의 공로가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40∼50대에 들어서면 남성들은 갱년기(의학적으로 ‘후기남성호르몬 결핍증’)가 찾아와 아무리 예쁜 이성이 유혹해도 성욕이 예전 같지 않고, 발기기능도 떨어져 성관계에 자신감이 떨어지게 된다.

자기관리가 철저한 일부를 제외하면 60∼70대 대다수 남성들에서는 이 고민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남자로서의 자신감이랄까 정체성이라고 할까, 아내들이 주책이라고 이해 못하겠다고 야단을 치더라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자들의 본능처럼 버릴 수 없는 본능이라 하겠다.

심지어 20대 후반의 젊은 청년 중에 작년보다 발기가 약해졌다고 발기약 달라고 병원을 찾기도 할 정도다. 그러나 건강한 젊은 나이의 일시적인 발기장애는 약에 의존하기보다 술이나 담배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달리기나 걷기), 규칙적인 성관계만으로도 쉽게 호전될 수 있으니, 삼촌들의 약을 미리 탐내지 말기 바란다.

여름휴가를 맞아 강원도 민박집을 찾았더니 할아버지가 귀한 손님 왔다고 냉장고를 열어 수박을 꺼내시는데, 냉장고 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 팩에 포장된 한약 봉지들도 수북했지만, 형형색색의 알약과 캡슐약들이 냉장고를 거의 빼곡하게 채웠고, 하루에 먹는 약의 양이 얼마 나 많은지 매 식후마다 한웅큼씩 약을 드시니 약만으로 배가 부르겠다 싶을 정도였다. 당뇨, 고혈압, 관절염 등등 만성질환으로 늘어나는 약에 이제는 순응해서 사신다는 할아버지가 익살스런 표정으로 할머니 모르게 보여주신 냉장고 한켠 서랍에는 낯익은 발기약이 고이 모셔 있었다. 19년 전 ‘비X그라’가 미국에서 처음 발매되면서 그 전에는 자신의 비밀을 절친한 친구조차 모르게 조용하게 해결하고자 비뇨기과를 찾던 발기부전 환자들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바빠 성기능의 문제를 그냥 방치하고 있던 많은 남성들도 발기약을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고민을 털고 해결책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의외로 주변에 동지가 많음을 보고 위안도 되고, 약 한 알로 일단 쉽게 해결되는 모습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후로 몇가지 외국 약과 국산 약, 그리고 특허가 끝나 만들어진 여러 복제약들이 더 개발되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경쟁을 통한 가격 안정도 어느 정도 이루어져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용되고 있다. 물론 젊은 나이에 가벼운 기능장애조차 발기약으로만 해결하려 하는 ‘의존성’ 환자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하고, 각 약마다 용법이나 주의사항이 약간 다를 수 있어 의사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하겠지만, 아무튼 남자들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처음 발기약들이 개발되었을 때 온 세상이 지금보다 더 크게 변할 줄 알았다. 70∼80대 노인들도 새로이 젊음을 누리고, 40대 산모들이 무더기로 생겨날 거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성기능 장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세상이 뒤집힐 정도는 전혀 아닌지라, 일부 비뇨기과 의사들이 원인분석을 해 보았다. 그 결과 성관계는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서 함께 즐거워할 상대가 필요한데, 평생을 함께 한 할머니는 성욕도 별로 없고 몇 년 이상 안 하는데 익숙해져 있어 갑자기 달려드는 할아버지가 그리 반갑지도 않고,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자니 여러 가지로 여건이 안되다보니 김빠지고 그냥 포기해 버리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필요하면 기댈 언덕이 생겼으니, 우리의 할머님들의 성문제만 해결된다면 노년의 진정한 웰빙에 한걸음 다가서는 일이 될 것이다. 모든 성의학자들이 여성들의 성문제도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므로 언젠간 좋은 해결책이 나와,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 모두 새로운 젊음을 누리게 되리라 믿는다.

 성의학전문의 조성완 박사는…


■ 명동 이윤수ㆍ조성완 비뇨기과 원장
■대한 비뇨기과학회 정회원
■대한 남성의학회 정회원
■대한 전립선학회 정회원
■대한 배뇨장애 및 요실금학회 정회원
■대한 비뇨기감염학회 정회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학교실 외래교수

국내뿐만 아닌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성의학 전문의로 ‘서울신문’, ‘헤럴드 경제’, ‘스포츠칸’, ‘스포츠 한국’ 등 다수 연재했으며 현재도 활발한 집필 활동중이다. 또한 한국경제 와우TV 생방송 ‘부부만족 100%’ 출연 등으로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아트쇼’ 개막...국내 미술작품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 14회 '2025 서울아트쇼’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A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150여 갤러리가 소장한 전시는 제프쿤스 알렉스카츠 등 해외 작가 작품을 포함해 약 3000여점 규모로 전시한다. 한국미술 오리지널리티 특별전과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 등 다양한 기획전도 함께 마련된다.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김환기, 박서보, 백남준, 이우환, 이중섭, 천경자) ▲김창열에서 하태임까지(이배, 이건용 외 18인)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쿠사마 야요이 외 19인) ▲스컵처가든(광화문을 그리는 고흐 등 대형조각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도 구성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아트쇼 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서울아트쇼'는 타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하고자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를 위시해 다양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보다 폭 넓은 문화 향유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매년 크리스마스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울아트쇼는 소수의 전유물로서의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모토로 시작된 아트페어이며, 앞으로도 더욱 과감하게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임…생산적 금융·AX 가속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임종룡 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가 지난 10월 28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임 회장을 추천한 배경으로 "재임 중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며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타 그룹 대비 열위였던 보통주자본비율 격차를 좁혀 재무안정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가총액을 2배 이상 확대하고,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그룹 신뢰도를 개선한 점 등 재임 3년간의 성과가 임추위원들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고 부연했다. 임추위는 현재 우리금융의 당면과제를 ▲비은행 자회사 집중 육성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안정적 도약 ▲인공지능(AI)·스테이블 코인 시대에 맞춘 체계적 대비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으로 판단했다. 이 위원장은 "임 회장이 제시한 비전과 방향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었다"며 "경영승계계획에서 정한 우리금융그룹 리더상에 부합하고, 내외부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점도 높이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임추위는 지난 10월 28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약 3주간 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권력과 돈, 정보가 뒤엉킨 후기 한양의 밑바닥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굿과 떡’을 펴냈다. ‘굿과 떡’은 조선 후기 한양을 무대로 권력과 돈, 정보가 뒤엉킨 사회의 밑바닥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역사 소설이다. 포도청 구류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사기꾼과 무당, 그리고 민비를 둘러싼 권력의 핵심부까지 확장되며, 썩을 대로 썩은 시대의 민낯을 밀도 높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장마당과 군영, 무속과 정치가 교차하던 시대의 공기를 치밀한 고증과 속도감 있는 서사로 재현한다. 충·효·의리의 관념적 조선이 아니라, 정보와 권력이 돈으로 환산되는 거대한 시장판으로서의 조선을 보여 주며, ‘영리하게 사는 법’을 체득한 인물들의 욕망과 갈등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주인공 홍태산은 전형적인 영웅상과 거리가 먼 인물이다. 그는 정의를 외치기보다 세상의 작동 방식을 읽고, 그 틈을 계산적으로 파고든다. 정보의 가치와 힘을 꿰뚫어 보는 그의 선택은 도덕적 판단의 대상이기보다, 냉정한 현실 인식의 결과로 제시된다. 이 소설은 조선 사회의 하층과 상층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도둑과 무당, 난전의 사기꾼들이 벌이는 일이 궁중 정치와 맞닿아 있고, 권력의 소용돌이는 다시 민초들의 삶으로 되돌아간다. 굿과 떡이라는 상징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