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약칭, 공수처 법안)을 공동발의하고 이와 관련해 11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왜 필요한가' 토론회를 가졌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수차례에 조율을 거쳐 공통안으로 확정한 이 법안은 박범계・이용주 의원이 발의했고 64명의 의원이 찬성했다.
이 법률안은 8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제출돼 '공수처 설치'가 가시화되는 흐름이다.
제출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독립기구로 공수처 설치 ▲수사대상(고위공직자와 그 가족) ▲대상범죄(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와 횡령・배임죄, 특경법・특가법 상의 수재 및 알선수재 등의 죄, 정치자금법・변호사법・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등이다.
발의된 법률안에는 공수처에 수사권 및 기소권을 동시에 부여하는 안으로 상정됐다.
이 안(案)에는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또는 그 가족의 범죄행위 등을 인지한 때, 감사원・국가인권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의 수사의뢰가 있는 때, 국회 재적의원 10분의 1이상의 연서로 수사요청이 있는 때 즉시 수사에 착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임지봉 서강대학교 교수는 수사처의 중립성과 독립성 및 퇴직자의 행위제한을 역설했다.
그는 "수사처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외부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아니하며 독립하여 직무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공수처장, 차장, 특별검사는 퇴직 후 5년 이내에는 국회의원 및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로부터 공수처의 독립성 확보"가 관건이라며 "현직 검사, 검사로 5년 이상 근무했거나, 검사의 직에서 퇴직한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은 처장, 차장, 특별검사가 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검사로 재직했던 사람의 수가 특별검사의 4분의 1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출된 안을 설명했다.
한국입법학회 고문인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했지만, 스스로 직무를 방기해 버린 검찰은 되려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어 적폐의 주역이 돼 버렸고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에 한 몫을 더 하고 나섰을 뿐"이었다며 "그래서 시민사회는 그 자체가 개혁의 대상이 되어 국민들의 심판대에 올라가 있는 검찰을 대신하여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권력에 맞서며 권력의 비리와 불법을 파 헤치는 새로운 기구의 설립을 요구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수처의 본질은 그동안 아무도 혹은 누구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 하였던 권력형 비리와 부정을 수사하고 처단함에 있다"며 "공수처는 정치권력과 검찰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영훈 변호사와 임지봉 교수간에는 이견(異見)이 노출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수사권과 기소권의 동시 부여 문제'를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독립기구에 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부여한 외국 입법례는 없다"며 "공수처가 기존 검찰과 같이 수사권과 기소권 등을 그대로 독점하고 있어 검찰이 안고 있는 제도적 문제점이 일정 시점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임 교수는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부여해야 한다"며 "외국의 입법사례가 없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 영국의 사례도 있고 뉴질랜드에서도 도입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서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진 이런 국제사례는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러니까 공수처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초기에는 (공수처가)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전문성을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 검찰퇴직후 얼마 안된 사람은 공수처로 못오게 해야 한다"며 "(공수처가) 검찰보다 더 우선권을 갖게 (법률을) 설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