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민주당 정치발전위원회(이하 정발위)가 24일 출범하면서 여권의 신(新) 주류로 부상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잖다.
정발위 위원장은 원외인 최재성 전 의원이고, 초대 정발위 위원들은 박광온, 한정애, 김경수, 박경미, 이재정 등의 현역 의원들과 심재명 (명필름 대표이사), 여선웅 (서울 강남구의원),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배현미 (권리당원) 등이다.
이른바 '친문계'로 분류되는 현역의원들이 정발위 위원인 반면, 이례적으로 원외인사가 위원장이 된 특이한 케이스로 꼽힌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가 일각에선 '최재성의 급 부상(浮上)이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 아니겠느냐'는 평가가 나온다.
최재성 위원장의 급부상... 이유있다?
최 위원장은 과거, 소위 비노계와 문재인 당시 대표측의 대립과 갈등이 극에 치달았던 때, '문재인 당시 대표 측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나서서 지지해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던 그 시기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당 총무본부장을 맡은 최재성 의원이 거의 유일하게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판했고, 문재인 대표가 내민 '재신임 카드'를 밀어붙인 게 '친문계'의 호감을 샀다는 분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시 최 의원은 컷오프 대상이 된 정청래 의원의 재심을 요청하는 등 당 내부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 과정에서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난처한 상황에 처했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자신의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도록 도왔고, 결국 조 후보가 249표차이의 신승을 거두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9대 대선 직후인 지난 5월16일에 최 위원장은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재가 넘치니 비켜 있어도 무리가 없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문재인 정부의 요직에 앉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내와 여의도 정가에선 최 위원장이 내년 지방선거때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현역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당의 의석수 감소라거나 재보궐선거에 대한 부담도 없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만일 그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한다면 경기도지사 출마를 검토 중인 걸로 알려진 이재명 성남시장과 경선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친문 지지층 일각에선 그가 원내로 복귀한 후에 추미애 당 대표의 뒤를 이어 민주당의 새로운 당대표로 나설 확률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 최 위원장이 정발위 위원장이 된 것이다.
'정발위'가 신(新) 주류?
정발위는 공식적으로는 ▲당원권 강화 ▲당의 체력 강화, 체질 개선, 문화 개선 ▲100만 당원 확보와 인프라 구축 등을 목표로 하는 기구다. 그러나 여의도 정가에선 '정발위'가 이른바 '문재인 대통령의 친위부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룰로 인해 촉발됐던 민주당의 내홍은 민주당이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논란이 된 내년 6월 지방선거의 공천룰을 정발위에서 직접 다루지 않고 지방선거기획단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면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정발위가 지방선거 공천룰을 촉매로 해 민주당 내홍의 진원지가 된 것 자체를 여권내 파워게임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날 여의도 정가의 한 소식통은 "정발위가 일단은 지방선거 공천권을 지금처럼 봉합해 놓고 나중에는 공천권을 결국 얻어가지 않겠느냐"며 "아직 지방선거까지는 시간이 있으니까 지금부터 미리 당내 갈등으로 비춰지게 할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발위의 출범으로 정가는 급속히 내년 지방선거 대비체제로 재편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