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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파동… 닭값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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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물가안정 위해 가격인상 업체 압박도 불사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부패한 닭고기를 유통한 것으로 밝혀진 브라질 육가공업체들이 우리나라에는 닭고기를 수출한 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유통업계와 식품업계가 브라질산 닭고기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전 세계적인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닭고기 수입이 가능한 나라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우리나라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로 닭고기 가격 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소고기 수출회사 JBS와 닭고기 가공업체 BRF를 비롯한 브라질 육가공업체들이 공무원을 매수해 유통기한을 위조한 부패 고기를 유통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에는 유통기한을 3년이나 넘긴 제품도 있었다. 이들은 부패한 고기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사용이 금지된 발암 우려 화학물질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달 21일 브라질에서 발생한 축산물 부정 유통과 관련해 문제가 된 업체들이 한국으로 닭고기를 수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브라질 정부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브라질 한국대사관에서 입수한 브라질 농축산식품공급부의 자료에 따르면 문제가 된 조사 대상 21개 작업장의 육류 수출대상국 현황에 우리나라는 포함돼 있지 않다. 자료에는 21개 작업장에서 닭발 닭고기 부산물 칠면조고기 소고기 등을 홍콩 유럽연합 사우디아라비아 등 30여개 국가로 수출했다고 기록돼 있었다.


BRF 닭고기에 대한 유통중단 조치를 내렸던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후 유통중단 조치를 해제했다. 농식품부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현물검사 강화조치(1%→15%)를 당분간 유지하며, 브라질 수출작업장 현지조사도 당초 계획인 오는 8월보다 앞당겨 추진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수입검사 강화 및 국내 유통 중인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수거검사를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유통·식품업계 “문제없지만 판매금지”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대형마트 3사는 브라질산 닭고기 판매를 즉시 중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확인 결과 문제가 된 BRF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감안해 매대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정부의 유통중단 조치가 내려진 전날부터 전 점포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를 매대에서 제외시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장에서 취급하는 브라질산 닭고기 중 BRF 제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선제적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편의점 도시락 제품 등에서도 브라질산 닭고기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나 해당 업체들이 생산·발주 중단 조치에 들어갔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도시락 인기 상위제품 중 △혜리 깐풍기&소시지 도시락의 순살치킨스페셜 △사천&숯불치킨도시락의 참숯불닭다리살이 브라질산 닭고기로 만들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해당 2종에 대해 소비자 안전을 위해 ‘위해 상품 차단 시스템’에 등록해 가동했고 점포 판매 중지는 물론, 생산·발주 중단까지 진행했다”면서 “현장 부서와 점포에도 이 같은 사실을 조속히 알렸다”고 밝혔다. 인기 도시락·안주류 △홍석천 치킨도시락 △닭다리살 치킨버거 △위대한 닭강정 △매콤달콤 치킨강정 등에 브라질산 닭을 사용했던 GS25도 해당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브라질산 닭고기) 문제 발생 직후 BRF 제품 사용을 중단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가 “소비자 우려를 고려해 △순살조정치킨 △케이준강정 △강정콤보 등 치킨 메뉴 3종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치킨 전문 브랜드 KFC도 자사 메뉴 중 유일하게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던 ‘치킨 불고기 버거’를 국내산 닭으로 전량 교체했다.



가격 올리려는 업체, 안 된다는 정부


국내에 AI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AI가 발생하면서 해당 국가의 닭고기 수입이 금지된 데 이어 브라질산 닭고기 사태까지 벌어져 닭고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베트남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닭고기를 수입할 수 있는 국가는 브라질 칠레 필리핀 호주 캐나다 태국뿐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나라 닭고기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브라질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로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확산됨에 따라 관련 업계는 사실상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브라질산 닭고기는 8만9000t으로, 전체 수입량(10만7000t)의 83%에 달한다. 이번에 적발된 사업장의 제품이 우리나라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BRF의 수입량은 절반가량인 4만2500t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산 닭다리살이 7000~8000원이라면 브라질산은 3500~4000원 수준”이라며 “브라질산을 쓰지 않으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관련 업계는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유통 사태 이전부터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지난 3월10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BBQ치킨은 같은 달 20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키로 했다. BBQ 관계자는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치킨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지속적인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과 배달 대행료 등 신규 비용이 발생해 어려움이 있었다”며 “가맹점의 요청을 받아들여 판매 가격을 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 2위인 교촌치킨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킨 업계에 가격 인상이 줄줄이 이어질 조짐이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3월15일 BBQ 측은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BBQ가 정부의 압박에 백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가 치킨 프랜차이즈는 연간(또는 6개월) 계약을 통해 AI와 무관한 가격으로 닭고기를 공급받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부당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3월24일에는 전날부터 백숙용 생닭 가격을 15%가량 인상했던 이마트가 농식품부 요청으로 인상 하루 만에 원래 가격으로 내리는 일도 있었다. 현재까지는 닭고기 가격에 큰 변동이 없는 상태지만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의 시장개입 및 행정권 남용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 정부가 가격을 인상하려는 업체의 움직임을 앞으로도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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