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7 (토)

  • 흐림동두천 -1.3℃
  • 맑음강릉 2.4℃
  • 구름많음서울 -0.7℃
  • 대전 0.3℃
  • 흐림대구 2.3℃
  • 구름많음울산 1.5℃
  • 흐림광주 3.2℃
  • 맑음부산 3.2℃
  • 흐림고창 3.8℃
  • 구름조금제주 4.5℃
  • 구름많음강화 0.2℃
  • 흐림보은 -0.6℃
  • 흐림금산 0.6℃
  • 구름조금강진군 -1.9℃
  • 구름많음경주시 -1.6℃
  • 구름조금거제 0.4℃
기상청 제공

경제

전경련, 해체 수순? 잇단 탈퇴에 ‘존폐 위기’

URL복사

주요기업 ‘거리두기’로 쇄신안 마련·회장 선정도 난항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지난 56년간 국내 기업들의 기업 활동을 도왔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최대 위기를 맞으며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논란과 의혹이 이어지면서 정경유착의 고리로 지목된 것이다. 주요 회원사인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탈퇴 의사를 밝혔으며, 전경련을 이끌고 있는 허창수 GS 회장과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사임 결정을 내리면서 전경련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경련은 1961년 민간경제인들의 자발적 의지로 설립된 민간종합경제단체로,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역대 회장과 부회장만 보더라도 국내 대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하다. 삼성의 창업주인 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초대회장을 맡았으며, 이후 故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선대회장 등이 회장직을 지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굵직한 기업 총수들이 전경련 부회장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경유착 창구로 전락


최근 재계에서는 ‘전경련 존폐 위기설’이 팽배하다. 지난해 12월6일 진행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이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고, 실제로 탈퇴 러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경련은 현 정권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주도로 설립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지원금을 걷는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경련 탈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 “탈퇴하겠다”면서도 해체와 관련해서는 “제 입장에서 ‘해체하라’라는 말을 꺼낼 자격은 없다”고 답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전경련의 환골탈태에는 동의한다”며 “새 방안이 있으면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 회장은 전경련 해체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허 회장은 “전경련 해체는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해체에는 반대 의견을 표하면서도 “전경련은 헤리티지 재단처럼 운영하며 각 기업들의 친목단체로 남아야 하는 게 내 의견”이라고 밝혔다.




탈퇴 러시 현실화


청문회 이후 LG가 전경련 탈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주요 기업들의 전경련 탈퇴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는 지난해 12월 말 “2017년부터 전경련 회원사로서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회비 또한 납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탈퇴 방침을 전경련 측에 정식으로 전달했다.


이에 앞서 12월 초에는 KT그룹이 탈퇴 의사를 전했고, 공기업의 탈퇴도 줄을 이었다. 전경련에 따르면 12월8일까지 공기업 9곳에 대한 탈퇴 신청이 처리됐다. 이후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도 탈퇴 신청서를 제출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도 탈퇴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과 SK그룹도 청문회에서 밝힌 탈퇴 입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구체적인 시기 등을 개별적이고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케미칼, SK텔레콤, SK건설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 20여개가 전경련에 가입돼 있는 SK 또한 탈퇴 시기와 절차,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 중 탈퇴를 공식적으로 밝힌 LG 외에 추가로 탈퇴 의사를 밝힌 곳이 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탈퇴는 회원사의 자유의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의사를 밝히고 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탈퇴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거리두기’… 회장직 공백 우려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제기 이후 내부적으로 자체 혁신안을 추진해오고 있다. 회원사 의견을 수렴해 최종 쇄신안을 내놓고 오는 2월에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승인을 받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경련 관련 의혹의 여파로 기업들이 전경련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월15일 전경련은 10대 그룹 중 주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전경련 쇄신안 마련 차원에서 회원사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승철 부회장이 주재한 자리였다. 하지만 이날 4대 그룹 중 LG에서는 부사장급 임원이 참석했고 삼성, 현대차, SK가 불참했으며, 다른 회원사들도 전경련 활동에 부담을 느껴 대부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전경련을 이끌고 있는 허 회장과 이 부회장이 사퇴를 결정하면서 두 사람은 2월 정기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게 된다. 재계는 후임자 선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2000년대 들어 회장직 구인난을 겪어왔다. 허 회장의 경우에도 총수들이 회장직에 난색을 표하면서 후임자를 찾지 못해 3번연임을 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우회지원과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으로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창구로 지목돼, 후임자 선정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후임자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 전경련은 ‘회장직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허 회장과 이 부회장이 2월에 사임하겠다는 것 외에 후임자 선정 과정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며 “쇄신안도 마련 중이라는 것 외에 방향과 내용 등도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전경련 출신 한 관계자 역시 “누가 차기 전경련 회장을 맡을 거라는 소문조차 들어보지 못했다”면서도 “해체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수장을 맡겠다고 나설 총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기 회장 선정 문제는 전경련 쇄신안이 마련된 이후에나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전경련 회장 공백 사태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아트쇼’ 개막...국내 미술작품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 14회 '2025 서울아트쇼’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A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150여 갤러리가 소장한 전시는 제프쿤스 알렉스카츠 등 해외 작가 작품을 포함해 약 3000여점 규모로 전시한다. 한국미술 오리지널리티 특별전과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 등 다양한 기획전도 함께 마련된다.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김환기, 박서보, 백남준, 이우환, 이중섭, 천경자) ▲김창열에서 하태임까지(이배, 이건용 외 18인)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쿠사마 야요이 외 19인) ▲스컵처가든(광화문을 그리는 고흐 등 대형조각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도 구성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아트쇼 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서울아트쇼'는 타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하고자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를 위시해 다양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보다 폭 넓은 문화 향유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매년 크리스마스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울아트쇼는 소수의 전유물로서의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모토로 시작된 아트페어이며, 앞으로도 더욱 과감하게

정치

더보기
정청래 “새해 첫 법안은 2차 종합특검...통일교 특검은 제3기관 추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2차 종합특검 법률안인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종합대응특별위원회가 22일 발의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새해에 처음으로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특검은 제3기관에서 추천하는 것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2차 종합특검과 통일교 특검은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 내란 청산과 개혁 완수를 향한 발걸음은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고 한시도 쉴 수 없다”며 “새해 1호 법안은 2차 종합특검이 돼야 하고 동시에 통일교 특검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는 “3대 특검에서 미진했던 부분들만 모아 집중적으로 파헤침으로써 모든 의혹들에 분명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며 “2차 종합특검으로 노상원 수첩, 여인형 메모, 채 해병 사건 구명로비 의혹, 김건희와 윤석열의 국정농단 등을 포함해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의 전말과 윤석열 정권의 모든 국정농단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당대표는 “민주당의 통일교 특검법안을 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청춘의 도전과 성장 서사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을 펴냈다. 이 책은 저자 황선재가 12년 동안 품어온 월드컵 직관의 꿈을 실현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작품으로, 카타르 월드컵 현장의 열기와 한 청년의 성장 서사가 함께 어우러진 에세이다.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은 러시아 월드컵 직관을 놓친 아쉬움에서 출발한다. 군 복무와 학업, 아르바이트와 대외활동을 병행하며 차곡차곡 준비해온 ‘카타르 월드컵 4년 프로젝트’는 단순한 여행 계획을 넘어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치열한 시간의 기록으로 이어진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세계 팬들과 경쟁하고, 코로나19로 일정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과정은 책 전반에 긴장과 몰입을 더한다. 카타르 현지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탁월한 현장감을 지닌다. 경기장 주변 전시와 팬 문화, 세계 각국의 축구 팬들과 나눈 대화, 거리와 광장을 가득 채운 응원의 소리까지 모든 장면이 마치 독자를 현장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는 듯한 생생함으로 묘사된다. 특히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던 그날의 광장 분위기가 이 책의 정점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월드컵 직관기’에 머물지 않는다. 꿈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