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KT&G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김석우)는 28일 광고대행사로부터 뒷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백복인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 사장은 KT&G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일할 당시 광고대행사 선정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을 받고 5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사장은 경찰이 2013년 4월 민영진 당시 사장이 연루된 KT&G 비리를 수사할 당시 핵심 참고인의 해외 도피를 사주한 혐의(증인도피)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4일 백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9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백 사장은 당시 조사에서 본인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KT&G 사장에 취임한 백 사장은 1993년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한 공채 1기 출신 첫 CEO로, 취임사에서 '투명·윤리' 경영을 강조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백 사장은 그러나 이번 검찰 수사로 구속 위기를 맞게 됐고, KT&G는 이미 재판에 넘겨진 민 전 사장에 이어 현 사장까지 비리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 전 사장은 협력업체와 부하직원 등에게 1억7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간 검찰은 KT&G가 외국계 광고대행사 J사에 광고 일감을 주는 과정에서 뒷돈을 주고 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이어 왔다. 검찰은 최근 관련자 조사를 통해 백 사장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진술이 확보한 것으로 전했다.
검찰은 J사 김모 대표이사와 박모 전 대표이사, 또 다른 광고대행사 L사와 A사의 김모 대표 및 권모 대표를 구속했다. 김 대표 등 J사 전·현직 임원들은 광고주로부터 받을 대금을 과다청구하는 수법으로 1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는 KT&G 브랜드실 김모 팀장도 구속했다. 백 사장은 김 팀장이 광고 계약 실무를 담당할 때 해당 업무 총괄 책임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