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제이미(아론 풀러)와 아빠 찰리(로버트 칼라일)는 여름 휴가여행이 끝나고서 임시로 살 아파트를 얻는다. 아들에게 자신의 비밀 임무를 설명하는 찰리. 이번 일만 성공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큰 소리도 친다. 하긴 찰리는 한 눈에 봐도 첩보원 같다.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언제나 권총을 휴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집 근처에서 사격에도 열중인 찰리.그러나 일말의 긴장감이 돌던 극적 분위기가 갑자기 반전한다. 찰리가 집에 돌아온 제이미를 알아보지 못하고 다짜고짜 돈을 내놓으라며 협박한 것이다. 당장이라도 총을 쏠 것 같은 공포 분위기에 얼음장처럼 굳어버린 제이미. 가까스로 자신이 아들이라는 걸 설명하고 나서야 총을 거두는 걸 보고 문득 깨닫는다. 아빠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아빠에게 일어난 일을 조사하기 시작하는 제이미. 그 결과, �
87년 6월의 어느날, 서울역 앞 광장은 뜨겁고 숨이 가빴다. 서울의 사방팔방으로 통하는 넓은 차도를 가득 메운 학생과 시민들은 스크럼을 짜고 서서, 상복처럼 보이는 검은 군복의 벌떼 같은 전경들과 대치했다. 가슴 가득한 분노와 슬픔이 햇살의 열기와 뒤섞여 아스팔트를, 서울의 하늘을 통째로 녹여버릴 듯했다.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시간이었으나, 마음과 달리 몸은 자꾸 고통의 신호를 보내왔다. 내 옆의 낯모르는 남학생과 맨살로 꽉 낀 팔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내려 쓰라렸다. 몇 시간째 서 있느라 다리는 부었고, 언제쯤 시작될지 모를 진압의 공포로 자칫하면 오줌을 지릴 것만 같았다. 그래도 우리는 목이 터져라 쉼 없이 노래를 불렀다. 가슴 깊은 곳의 말들을 소리내어 외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벅차고 감격스러웠다.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마음으로 노래할 수 �
영화 300에서 레오니다스왕(제라드 버틀러 분)은 함께 참전한 다른 국가의 왕으로부터 겨우 300명만 출전했는가라는 항의를 듣자, 당당히 외친다. “당신들은 다양한 일들을 하다가 전쟁터로 나왔지만, 우리는 모두 최정예 전사(戰士) 이다.” 이 주장대로 전쟁터에 나온 스파르타인들은 타고난 군인들이다. 아니 좀 더 부연하자면, 스파르타인은 남녀 모두 전사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군인으로 성장하고 군인으로 생을 마친다. 절대로 퇴각하지도 항복하지도 않으며 승산이 없는 전투에 기꺼이 나가서 죽음을 불사르는 이가 곧 스파르타 전사이다. 그럼 스파르타인은 어째서 그토록 용맹할까? 가장 강력한 동맹이자 라이벌 그리고 숙명의 적이 되는 아테네를 비롯한 많은 폴리스가 국가보다 개인주의를 우선시하는데 반하여, 유독 스파르타만 예외가 되는 이
영화 300은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우선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전투 중의 하나인 테르모필라이전투를 소재로 했다는 것과 그 사건을 신화적인 이미지로 묘사해서 베스트셀러가 된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또한 새벽의 저주로 일약 전미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데뷔작부터 기염을 토한 잭 스나이더의 연출 감각에 대한 기대 심리를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예상은 그대로 적중하여 이제껏 보았던 가장 환상적이고 살아 숨쉬는 듯한 이미지의 역사영화로 탄생되었다. 이 영화는 ‘300’이라는 숫자가 의미하듯, 스파르타의 최정예 전사 300명이 무려 1백만명의 페르시아군을 상대로 처절한 전투를 벌인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개략적인 줄거리는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제라드 버틀러
포르노스타의 생활상을 다큐 형식으로 만든 걸스 라이프(This Girl's Life, 2003)는 미국 개봉 당시 ‘R등급’을 받을 정도로 리얼한 섹스장면이 화제가 됐었다. 국내에서는 심의 문제로 몇 차례나 개봉이 지연되어 올 3월에서야 온라인 상영관과 오프라인 극장에서 동시 개봉할 예정이다. 이렇듯 산고를 치르면서 국내에 개봉되는 이 영화에 대해, 필자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포르노영화 관련 논문이나 책을 집필한 학자로서의 관심보다는, 관객의 입장에서 얼마나 가위질을 당할 지 그리고 흥행에 어느 정도로 성공할 지를 두고 한 말이다. 몇 년 전에 이 영화와 유사한 형식의 애너벨 청 이야기(Sex: The Annabel Chong Story, 1999)가 국내에 개봉된 적이 있다. 실제 포르노스타가 출연하고 엽기적인 갱뱅 이벤트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세인의 주목을 받았으며, 수입업자간에 �
더 퀸(The Queen, 2006)은 흔하디흔한 폭력이나 정사 장면 하나 없이 밋밋하게 진행된다. 그래서일까? 미국 개봉 당시 단 3개관으로 출발했으나, 영화의 작품성은 물론이고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무려 500% 이상의 스크린 수 증가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그럼 애초에 흥행을 기대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이 영화가 현재 생존하고 있는 영국 최고의 권력자들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관객의 흥미를 자극할 ‘허구’나 ‘각색’이 상당히 제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를 제작하는데 적지 아니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는 건 자명하다. 엘리자베스 2세(헬렌 미렌 분)와 토니 블레어(마이클 쉰 분) 등 실존 인물을 맡은 배역들이 외모는 물론 풍기는 이미지가 관객의 공감대를 얻어야 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다루�
콜럼부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인의 침략에 의해 멸망되기 이전, 아메리카대륙에는 찬란한 문명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세계 10대 문명으로 손꼽히는 마야와 잉카 그리고 아스텍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러나 대개의 일반인에게는 이들 문명이 대체 어디에서 일어났으며 어떠한 특성과 차이점이 있는지 관심조차 없다. 하긴 대학에서 10여 년 이상 역사학을 가르쳐 온 필자 역시 빡빡한 강의 일정 속에서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지역은 언제나 논외(論外)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러나 이렇듯 소외된 이들 문명 지역이 2007년 초 갑자기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바로 배우이자 감독인 멜 깁슨의 아포칼립토가 전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요즈음 국내 TV 방송사가 고구려와 낙랑, 고려를 소재로 한 역사드라마 제작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
미국 시카고에서 79세 할머니가 장난감 총으로 시내 대형은행을 털려다가 체포되는 웃지 못할 헤프닝이 벌어졌다. 시카고 경찰 당국은 지난 7일 멜베나 쿠케(79)를 은행 강도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올해 79세인 멜베나 쿠케는 장난감 총으로 시카고 시내에 위치한 아메리카 은행(The Bank of America)을 털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은행관계자는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더니 비닐봉지에서 총을 꺼내 보이며 현금 3만달러를 내놓으라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은행에 있던 직원에 따르면 “쿠케는 현금을 넘겨받기도 전에 달아나려고 했지만 은행직원이 비상 알람을 누르는 등 빠르게 대처하는 바람에 멀리가지 못한 채 경찰에 붙잡혔다”고 전했다. 쿠케씨는 FBI의 조사를 받고 보석금 4천5백달러를 낸 뒤 풀려났다고 알려졌다.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대단하기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