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간 탈레반에 칼리프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는 새 동영상을 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사망설 제기된 지 닷새 만에 동영상을 공개한 배경에는 탈레반 조직 내분을 틈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동영상은 IS가 즐겨쓰는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됐다. IS는 탈레반을 타깃으로 한 동영상에서 "탈레반의 지도부는 의로운 무슬림이 가야할 길(방향)에서 이탈했다"고 비판했다.
동영상에는 자신을 아부 야시르 알-아프가니라고 소개하는 남성이 등장한다.
이 남성은 탈레반이 파키스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육·해·공 통합정보기관인 파키스탄정보국(ISI)과 손을 잡은 것을 맹비난했다. IS의 이 같은 주장과 달리 파키스탄 ISI는 탈레반과의 협력을 부인하고 있다고 미 NBC방송은 전했다.
알-아프가니는 IS가 비(非)이슬람이라고 선언한 시아파 성지를 보호하는 탈레반에 대해 비판하면서 이란과 탈레반과의 '커넥션'을 의심했다.
알-아프가니는 "나의 메시지는 호라산(Khorasan) 지방의 무슬림과 탈레반의 대열에서 싸우고 있는 젊은이게 보내는 것"이라며 "당신을 위한 IS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영상은 아랍어와 파슈토어로 제작됐다. 아프가니스탄의 공식 언어인 파슈토어는 파키스탄 출신 탈레반 대원과 추종자들이 쓰는 언어다.
IS가 탈레반을 대상으로 한 동영상을 공개한 시점도 주목할만 하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의 총상으로 인한 사망설이 제기된 지 일주일도 안 된 빠른 시점에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탈레반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결속력을 떨어뜨려 무슬림 사이에서 IS의 입지를 넓히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IS의 영향력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34개 주(州) 가운데 25개 주에서 신입 조직원을 모집했다. IS의 연계조직인 '윌라야트 쿠라산'도 아프간 동부 산악지대에서 아프간 정부에 대항하는 맹렬한 운동을 시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IS는 특히 (탈레반)지도부에 불만을 품은 탈레반 대원들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IS는 동영상 초반 부분에 아랍어로 탈레반 대원들을 향해 "정당함을 원한다면 그들이 당신을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아프간 군으로 만들기 전에 IS로 오라"고 설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