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외교 분야 수석 보좌관인 알리 악바르 벨라야티가 6일(현지시각)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은 이란의 '레드 라인'이며, 그의 거취는 오직 시리아 국민들만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협상에서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쟁점을 뜻하는 '레드 라인'이라는 단어를 씀으로써 아사드 대통령의 향후 거취 문제에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시아파 계열 알라위파인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신화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벨라야티는 "아사드 대통령은 이란이슬람공화국의 레드 라인"이라며 "그는 시리아 국민들에 의해 선출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 국민들은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시리아 국경 밖에 있는 어느 누구도 이 선택을 대신 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 사회는 5년 가까이 이어진 시리아 내전을 끝낼 방안과 관련해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를 두고 팽팽한 입장차를 좁히지 않았다. 미국 등 서방국과 시리아 반군은 아사드 대통령이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야 시리아 내전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과 러시아는 다음 선거가 있을 때까지 합법적인 아사드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벨라야티는 이란이 터키와 러시아 사이에 발생한 긴장을 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터키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러시아 여객기를 격추시킨 뒤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벨라야티는 "이 지역에서 긴장이 높아져 득될 것이 하나도 없다"며 "이란은 (터키와 러시아)어느 쪽 편도 들지 않고 양국 간 긴장을 늦추는 의무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