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영국 의회가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공습 승인안을 가결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IS 격퇴를 위한 국제사회 공조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 판에 기고한 칼럼에서 영국 의회의 시리아 공습안 승인이 일단 IS의 조직을 약화하고 IS의 자금줄인 석유 밀매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또 영국의 합류로 키프러스에 있는 영국 기지를 사용할 수있게 되면서, 터키 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습안 승인은 시리아 사태에 있어 획기적인 터닝 포인트로서의 의미보다는 만에 하나 부결됐을 때 벌어질 수있는 역풍을 막았다는데 더 의미가 있다고 하스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공습안 승인을 통해 영국이 무력 사용을 꺼린다는 의혹을 피할 수있게 됐다면서, 만약 의회가 이번에도 무력 사용에 반대했다면 재앙이 될 수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난민사태와 프랑스의 파리연쇄테러가 벌어진 상황에서 영국 의회가 시리아 IS 공습안에 반대했다면 유럽은 영국이 이웃 동맹국들과 함께하고자 노력하는지에 의문을 제기했을 것이며, 영국이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남길 바라는 유럽 국가들의 얼마 안 되는 열의마저 사라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만약 캐머런 총리가 공습안 의회 통과에 실패했다면, 워싱턴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하스 회장은 지적했다. 미국과 영국 간의 ‘특수관계(the Special Relationship)’가 훼손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면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를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공습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는 사실은 미국이 영국에 대해 갖는 의문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한 만약 의회가 공습안을 부결시켰다면 IS의 프로퍼갠다를 부추기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기세를 더 등등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표결 결과에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두는 것은 오류일 수도 있다고 하스 회장은 지적했다. 특히 그는 "IS 공습이 (시리아) 군사 상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지상군을 투입해 어떤 지역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영국의 공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국인 시리아에 특수작전병력을 보내 미국 및 다른 연합국들과 나란히 싸우겠다는 의지(willingness)"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습이 외교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 역시 강조하면서 "이란과 러시아가 바샤르 알 아사드에 대한 지지가 자국의 이익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야말로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 전투기가 몇 번 출격한다고 해서 이런 (군사,외교)방정식의 변화를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