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8 (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50대 남자의 절규 “젊음을 돌려다오”

URL복사


50대 남자의 절규 “젊음을 돌려다오”


사회로부터 강요받은 ‘늙음’…노인 일상 답습, 가장 위상도 떨어져


국에서
한창 일할 나이인 50대 남성은 이미 노인이다. IMF와 함께 이들의 ‘늙음’은 시작됐다. IMF 당시 정리해고의 주 타깃이 됐던 40대
중·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사람들이 현재 50대의 구성원이다. 중년에서 장년이 아닌 바로 노년으로 그들은 편입된 것이다. 생물학적인 나이는
사회적 나이를 이기지 못 한다. ‘집에서 푹 쉴 것’을 권고 받으면서 그들은 노인의 일상을 답습하기 시작했고, 경제적 능력을 상실해 가장으로서의
위상도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는 몇 년 사이 사회는 엄청나게 변해서 다시 편입할 엄두도 나지 않거니와 받아주지도 않는다.


구조조정 칼바람의 희생자

자식들 대학도 막 졸업시키고 어려운 고비는 다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S실업에 다니는 황모씨(55)는 요즘 가슴이 답답하다. 딸아이(25·회사원)가
아들녀석(27·회사원)을 제치고 느닷없이 결혼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재산이라고 봐야 탁탁 털어도 먼지밖에 나오지 않는다. 황씨가 재취업을 한 것도 이제 고작 1년이 채 못 된다.

그도 한때는 잘나가던 대기업의 간부였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결국 그는 쓰러졌다. 회사에서 배우라던 컴퓨터도 못하고, 영어는 입사
이후 손을 놨다. 위에서는 눈치를 주고 아래로부터 치고 올라오는 젊은 사람들이 무서웠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막막했다.

재테크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착실히 저축만 했던 그는 회사를 그만두기 이태 전에 평수가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 데 그간 모아뒀던 돈을 다 쏟아
부었다. 그 때만 해도 주변에서는 부러움의 눈초리로 그를 바라봤다. 어느 모로 보나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마지막 자존심이던 집을 팔아야 할 판이다.

아내와도 대화가 부쩍 줄었다. 그가 대기업을 그만두면서부터 시작된 냉전이다. 모자랄 것 없는 집안에서 자라 남부러울 것 없는 결혼생활을
했던 아내는 잘 견디지 못한다. 동창들 모임에도 나가지 않는 눈치다.

요전에는 “남편이 돼 가지고…”라는 말까지 들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은 작은 회사라 대출 받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친구들에게 빌릴 처지도
아니다.

옛 직장에 남아 있는 사람들과는 연락을 끊은 지 오래다. 현재 그가 만나고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일선에서 은퇴한 ‘젊은 노인들’이다. 가끔씩
만나서 술잔을 기울이는데 안주거리는 거의 ‘옛날의 화려했던 시절’이다. 하도 씹어서 이제는 신물이 난다. 그래도 내색은 할 수 없다. 그
영광을 빼고 나면 너무나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눈물이 날 것 같기 때문이다.


재취업
거의 못 하는 50대


그래도 황씨는 운이 좋았다. 고향친구가 일을 도와달라며 지금의 직장에 그를 “모셔” 온 것이다. 채 열다섯 명이 넘지 않는 작은 완구판매회사
대표인 친구는 대기업에서의 경험과 실력을 발휘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대기업 총무부에서 일했던 그로서는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회사의 재정상태라든지 돌아가는 사정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몇 달 전부터는 회사수익도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해 보람도
느끼고 있다.

그의 술친구들은 이미 직장 갖기를 포기한 사람이 많다. 특별한 기술이 있다거나 연구, 전문직종이 아니기 때문에 재취업을 하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지난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취업전문업체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50대 이상 노령인구의 구직활동을 조사한
결과 전체 구직자(21만1,464명) 가운데 50대 이상의 구직자는 0.27%(574명)에 불과했다.

구직자 대부분은 자신만의 기술력을 갖춘 기술직이거나 전문직이었다. 이와는 달리 일반 사무직, 정보통신, 인사, 총무 분야의 구직자는 1∼3%대에
불과했다.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신의 기술, 능력을 살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반면, 특별한 기술이 없는 일반 사무직 종사자들은 자신이 하던 일
외에는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데다 나이제한 등으로 자신감을 잃고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하고 있었다.

50대 이상의 재취업이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기업들이 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구직자들은 예전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사무직을 희망하지만
구인 기업의 채용공고는 20∼30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경험에서 얻은 지식과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과 같다. 따라서 그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진취성이나
창의력은 젊은이들에 비해 떨어질지 몰라도 일처리 만큼은 안정적이고 숙련된 솜씨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행복이란 단어가 낯설어

황씨는 생활을 즐기며 사는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을 보면 최근 들어 부쩍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1997년 8월말부터 1998년 7월말까지
1년 동안 아내와 함께 맏딸 조예솔과 쌍둥이 자매인 한빛, 한별 등 세 딸을 데리고 세계일주를 다녀왔던 ‘조영호 가족’이 다시 세계여행을
계획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참 행복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가족이 그처럼 행복했던 적이 있던가’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런데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다. 굳이 뽑으라면 자식들이
턱하니 명문대에 그것도 단번에 붙어주었을 때와 큰 집을 마련했을 때 정도. 정말 기뻐해야 할 딸아이의 결혼소식은 오히려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걱정에 치이다보니 그는 새해 들면서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기 시작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담배를 피면 속이 많이 아프다. 혹시 정말로
이상이 온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50대 치매환자와 암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뉴스는 그를 섬뜩하게 만든다. ‘조만간 꼭 병원에
찾아가 봐야지’ 다짐하면서도 정작 큰 병이라도 발견될까봐 병원문턱을 넘은 적이 없다. ‘참 소심해졌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는 ‘병에
걸렸으면 돈이 들잖아. 형편도 어려운데’라며 스스로 핑계거리를 찾는다.

황씨는 요즘 수도권 인근 시골로 이사가는 것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내 옷보다 너무 큰 집을 팔아서 딸아이를 결혼시키고, 남은 돈으로는
전원주택을 마련해 아내와 함께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다.

아직 입 밖으로 그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조만간 용기를 내 가족회의를 열고 의견을 들어볼 계획이다. 아내가 찬성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자리를 잃고 헤매는 도시보다는 시골이 낫지 않겠냐’고 진심을 털어놓으며 설득해 볼 생각이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한미 정상회담] 이 대통령 “두터운 신뢰…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 전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돌발변수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감돼 양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회담 분위기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치열한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적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언급하며,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 공감에서 시작해 신뢰로 이어지다...하남시가 만든 따뜻한 민원행정
[시사뉴스 하남=박진규 기자] 이현재 하남시장은 행정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랐다. 민원을 단순한 요청이 아닌, 시민의 삶에 먼저 다가가야 할 ‘공감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행정의 속도만큼이나, 어떻게 응답하느냐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겼다. 하남시는 민원행정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꿨다. 단순히 민원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고, 불편을 헤아리며, 현장에서 바로 답을 찾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말투 하나, 설명 한마디에도 공감을 담고, 이동이 불편한 시민을 위해 ‘현장’을 행정의 출발점으로 삼은 행정. 시청에 가지 않아도, 여러 부서를 전전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민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구조. 하남시는 그렇게 행정의 중심을 ‘사람’으로 옮겼다. ‘문제를 피하지 않는 책임 행정’, ‘모든 과정에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정’, 그리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는 행정’. 하남시가 실현하는 민원행정은 제도가 아니라 철학의 실천이다. 민원은 소통이다…공연으로 배우는 ‘설명력도 친절역량’ 단 한 마디의 설명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벽이된다. 하남시는 이러한 ‘언어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