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에 가담할 의도가 보이거나 IS에 동조한다는 이유로 200명이 넘는 무슬림들을 체포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권단체 IGIHRD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수도 타슈켄트와 인근 지역을 거의 매일 점검·수색해 무슬림들을 체포했다.
이들 중 다수는 러시아와 터키, 서유럽 등지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다가 고국으로 돌아온 사람들이라고 IGIHRD는 밝혔다.
수라트 이크라모프 IGIHRD 회장은 이들 대부분이 IS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이 과정에서 무장조직원 5명을 붙잡았지만, 무고한 남성 50명에게 고문을 가해 허위 자백하도록 종용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자국에서 일하는 우크베키스탄 노동자 중 일부가 어려운 경제 상황을 견디다 못해 극단주의에 빠져 IS에 합류한 뒤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한 바있다. 러시아에서는 200만여 명의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이 변변찮은 일을 하며 힘겹게 생계를 꾸리고 있다.
이를 두고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우즈베키스탄 언론인 다닐 키슬로프는 "우즈베키스탄 당국이 체포한 국민들은 IS 조직원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그들이 주장하고 싶은 대로 '테러리스트'들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동하는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은 지난 3월 이 나라에서 극단주의 바람을 일으키며 IS에 충성하겠다고 맹세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군인을 참수한 장면을 담은 비디오 영상을 게시했다.
이 조직은 1990년 초 우즈베키스탄에서 형성된 뒤 중앙아시아에서 수차례 폭력 사태를 일으키고 1990년대 후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정착해 탈레반과 결탁했다. 우즈베키스탄 당국 관계자는 이 무렵 중앙아시아에 살던 거주민 수백명이 IS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무장조직의 공격에 위협을 느낀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당국이 승인하지 않은 모스크에서 기도한 무슬림들을 강력하게 탄압했다. 이 과정에서 무고한 무슬림 수천명이 감옥에 갇혀 고문과 학대를 받았다.
이에 반대하는 무슬림들은 2005년 우즈베키스탄 동부 도시 아디잔에서 항위 시위를 벌였다.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군대를 동원해 시위 참가자 수백명을 살해했다. 여기에는 여성과 아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이는 소비에트연방 시절 가장 잔혹하게 짓밟혔던 대중 봉기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