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오는 15일부터 터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글로벌 경제 이슈를 넘어 전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리즘과 시리아 난민 사태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G20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15~16일(현지시간) 터키 남서부 안탈리아서 만나 글로벌 현안을 논의한다.
전통적으로 G20 정상회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설립된 취지에 따라 세계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번 만큼은 시리아 사태를 중심으로 한 테러 안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개최국인 터키에서는 불과 한 달여 전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최악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0명 이상이 숨졌다. G20 회담이 열리는 안탈리아는 5년 가까운 내전을 거치면서 테러의 온상지로 자리매김한 시리아와 불과 500km 떨어진 곳이기도 하다.
터키 대통령실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회의 기간 글로벌 테러리즘과 유럽 내 난민 위기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연회를 주관할 예정이다. 유럽과 중동의 경계에 위치한 터키는 시리아 사태 해법을 위한 노력을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미국 백악관 역시 이번 회의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이라크 내 미군 주도의 IS 퇴치 작전에 참가 중인 주요 동맹국 정상들과 공식 회담을 통해 IS 격퇴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G20 회의에 바로 앞서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당사국들의 3번째 다자 회담이 진행된다. 회담 참가국 대다수가 G20 회원국이기도 한 만큼 관련 논의가 G20 회의에서도 필연적으로 다뤄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리아 사태에서 촉발된 난민 위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논의 사항이다. 유럽국들이 지난 여름부터 본격화된 중동발 대량 민 유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터키 자체적으로만 200만명 이상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 중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번 주말 터키에서 모이는 G20 정상들은 무력 분쟁과 경제적 고통을 겪는 나라들에서 도망쳐 나온 난민들의 가슴아픈 모습을 생각할 것"이라며 "이민은 국제적 이슈로 우리는 모두 함께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시리아 사태를 타파할 획기적인 방책이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지 않다. 시리아 내전을 놓고 신냉전에 버금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 기간 두 정상의 공식 양자 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분쟁 사태와 관련해 서방 국가 정상들로부터 홀로 날선 비난을 받다 조기 귀국해 버려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글로벌 경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부진 문제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분석된다. 개최국인 터키는 이번 G20 회의에서 포괄(Inclusiveness), 실현(Implementation), 투자(Investment) 등 3개의 'I'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경제 성장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세계 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저임금 개발 도상국 지원 방안과 각국 대부분에서 고용의 60~70% 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 성장책, 여성 경제활동 증진책 등도 주요 논의 안건이다.
G20리서치그룹의 존 커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이번 회의의 주요 안건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맞설 강력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있는 포괄적 성장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라며 2018년까지 G20 전체 경제 규모를 2% 성장시킨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