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오스트레일리아 오지에서 실종된 60대 남성이 일주일 가까이 개미를 먹으면서 버틴 끝에 구조됐다고 CNN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렉 포거디(62)는 지난달 호주 서부 그레이트 빅토리아 사막에서 동생과 사냥여행을 하던 중 실종됐다.
총에 맞은 야생 낙타를 쫓아 정신없이 덤불 깊숙이 들어가던 포거디는 어느 순간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시 포거디가 가진 것이라고는 입고 있던 짧은 티셔츠와 플리플랍 슬리퍼, 모자 뿐이었다.
눈 앞에는 사냥에 성공한 낙타가 있었지만 불도 칼도 없던 그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포거디는 "요리를 하거나 고기를 자를 방도가 없어서 동물을 잡아 먹을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건조한 기후로 물 한 방울 구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포거디는 좌절했다. 올해 초 심장마비를 겪은 데다 당뇨까지 있는 그가 살아서 오지를 빠져나갈 방법은 없어 보였다.
절망에 빠진 포거디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개미였다. 그는 영국 서바이벌 프로그램 '베어 그릴스'에서 야생에서 영양분 섭취를 위해 개미를 먹던 장면을 떠올렸다.
포거디는 "맛이 꽤 좋았다. 첫날에는 12마리 정도를 먹고 다음 날에는 18마리까지 먹었다"고 말했다.
구조 헬기가 우거진 나무 탓에 머리 위만 맴돌다 돌아가버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그는 점점 지쳐갔다.
개미를 먹으며 엿새를 버텼지만 그에게도 한계가 왔다. 체념한 포거디는 나무 아래에 터를 잡고 죽음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땅에 찍힌 포거디의 발자국을 따라 온 구조대가 그를 발견하면서 포거디는 다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개미맨'이라고 불러도 좋다며 다시 총을 들고 오지 사냥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