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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놓치면 후회한다…부산영화제 거장의 영화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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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주바안’(감독 모제즈 싱)은 예매 시작 1분30초 만에 매진됐다. 폐막작인 ‘산이 울다’(감독 래리 양)도 2분50초 만에 표가 다 팔렸다.

지난해 19회 행사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는 내홍을 겪었다. 올해 행사가 잘 치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컸다. 하지만 이제 성인이 된 부산국제영화제를 향한 영화 팬의 관심은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75개국 30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틸다 스윈턴·하비 케이틀·소피 마르소 등 세계 영화계에서 인정받는 스타들이 영화제를 찾고 레오스 카락스·고레에다 히로카즈·허우샤오셴·지아장커 등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명감독들이 부산에 온다.

보고싶은 스타도 많고, 봐야 할 영화도 많다. 그래서 꼽아봤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영화 3편이다.

◇가족이라는 영원한 주제…‘바닷마을 다이어리’

국내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53) 감독은 아마도 2013년 말 개봉한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감독으로 잘 알려졌다. 당시 이 영화는 적은 스크린수에도 불구하고 12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좋은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고레에다 감독은 이 영화보다 더 뛰어난 작품을 수차례 내놨던 예술가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 ‘걸어도 걸어도’(2009) ‘아무도 모른다’(2005) ‘원더풀 라이프’(2001) 등은 그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 반열에 올려놓기에 어색함이 없는 작품들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가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레에다 감독은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내놓는 작품마다 기대를 하게 하는 연출가다.

이야세 하루카·나가사와 마사미·카호·카세 료 등이 출연한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고레에다 감독이 데뷔 이후 꾸준히 천착해온 가족에 관한 또 다른 작품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이복자매의 존재를 알게 된 세 자매에 관한 이야기로 세 자매가 13살 여동생과 동거하며 새 삶을 마주하는 모습을 그린다.

바뀐 자식(‘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이혼 가정(‘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죽은 자식(‘걸어도 걸어도’), 부모가 없는 가정(‘아무도 모른다’)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이라는 ‘사건’을 탐구해온 감독이 ‘이복동생’이라는 소재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따뜻하며 사려깊은 시선 속에 예리한 칼을 감춘 듯한 그의 영화적 미학이 어떻게 발현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거장의 무협영화…‘자객 섭은낭’

허우샤오셴(68) 감독은 ‘비정성시’로 1989년 베니스국제영화에서 황금사자상, ‘희몽인생’으로 1993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호남호녀’로 1995년 대만금마장 감독상, ‘쓰리 타임즈’로 2005년 대만금마장 최고대만영화상, 그리고 올해 ‘자객 섭은낭’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 감독이다.

대만 뉴웨이브 운동의 기수인 허우샤오셴 감독은 위 작품을 포함해 ‘펑꾸이에 온 소년’(1983) ‘해상화’(1998) ‘카페 뤼미에르’(2003) 등 기억할 만한 작품을 꾸준히 남겨왔다.

이번에 그가 부산에 들고오는 작품은 무협물이다. 린리후이(서기·舒淇)·창첸·츠마부키 사토시 등이 출연한 ‘자객 섭은낭’은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장군의 딸이었지만 여승에게 납치돼 무술을 연마해야 했던 ‘섭은낭’의 무용담을 그린다. 고향으로 돌아온 섭은낭은 웨이보번주인 절도사 티안지안을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두 사람은 13년 전 정혼했던 사이. 섭은낭은 고향에서 부모, 과거, 그리고 오랫동안 억눌러 왔던 감정과 맞서게 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자객 섭은낭’을 “수정주의 무협영화의 출발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한다. 다시 말해 기존 무협영화의 틀을 깨는 새로운 무협영화 미학을 선사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허우샤오셴 감독이 대만 뉴웨이브 운동의 기수로 불렸던 것은 대만 영화가 정체성을 잃고 할리우드 스타일에 물들어갈 때 대만 영화만의 가치를 찾으려고 노력했고, 그에 걸맞는 결과물을 내놨기 때문이다. ‘자객 섭은낭’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없이 반복된 무협영화의 클리셰를 허우샤오셴 감독이 어떻게 깨뜨릴지 지켜볼 가치가 있다.

◇젊은 거장의 영화는 어디를 향하고 있나…‘산하고인’

지아장커(45) 감독은 ‘산하고인’에 대해 “나의 청년시절을 회고하며 당시의 삶이 현재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삶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또한 상상해 봤다”고 짚었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1999년 펜양, 타오는 탄광주 아들 진솅과 가난한 리앙즈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진솅을 배우자로 선택한다. 2014년 타오는 이혼했고 리앙즈는 타지를 떠돌다가 병을 얻어 아내·아들과 함께 펜양으로 돌아온다. 2025년 타오와 이혼한 진솅은 호주로 이민 간다. 18살이 된 아들 달라는 중년의 이혼녀인 미아와 가까워진다.

지아장커 감독은 중국 6세대 영화감독의 대표 주자다. 중국 현대사의 폐부를 조용히 응시한 뒤 아프게 찌르는 특유의 연출 방식으로 젊은 거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스틸 라이프’(2006)와 ‘24시티’(2008)는 지아장커 영화 미학의 진수라는 평을 받았다. 지아장커가 국제영화제에서 거머쥔 상은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그의 신작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백하다. 지아장커 감독은 현재 중국에서 중국인의 이야기를 가장 잘하는 감독이고 그 이야기를 중국 안에 가둬두는 게 아닌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치환하는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고, 그래서 ‘산하고인’에서 그가 들려줄 이야기가 부산의 관객을 어떻게 홀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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