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추석이라고 오랜만에 조카들을 만났는데 할 말은 "공부는 잘 하니?" "대학은 어디 가고 싶니?" 뿐이다. 얼어붙은 분위기를 풀어 보려고 주머니에서 황급히 지폐를 꺼내 보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따분한 질문만 늘어놓는 어른이 아니라 말이 통하는 삼촌, 뭘 좀 아는 이모가 되고 싶다면 '대세'로 떠오르는 신인 아이돌 그룹의 노래 예습을 추천한다.
◇'세븐틴'인데 13명…'세븐틴'의 '만세'
그룹 이름은 '세븐틴'인데 13명이다. 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도겸, 민규, 디에잇, 승관, 버논, 디노, 우지 등 멤버 13명에 보컬유닛·퍼포먼스유닛·힙합유닛 등 유닛 3개를 더하고 그룹 전체를 의미하는 1을 더해서 17이다. 지난 5월 데뷔해 풋풋한 소년 콘셉트와 작사·곡이 가능한 '자체제작형' 아이돌로 인기몰이 중이다.
지금은 두 번째 미니앨범 '보이스 비'(BOYS BE)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만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만세'는 힘찬 베이스 리프와 독특한 구성·편곡이 인상적인 댄스곡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바라볼 때 만세를 부르고 싶을만큼 좋은 기분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사실 멤버 수가 많아서 짧은 시간 안에 이름과 얼굴까지 모두 외우는 건 무리다. 일단 세븐틴이 17명이 아닌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조카에게 점수를 딸 수 있다.
◇몬스'터' 엑스 아닙니다…'몬스타 엑스'의 '신속히'
세븐틴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최근 하루 차이로 두 번째 미니앨범 '러시(RUSH)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신속히'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멤버는 주헌, 셔누, 기현, 형원, 민혁, 원호, 아이엠 등 총 일곱 명으로 세븐틴보다 남성미를 강조했다는 게 특징이다.
타이틀곡 '신속히'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다른 남자를 보지 말고 신속히 나와 연애하자는 당돌하고 패기어린 마음을 담은 곡이다. 힙합과 알앤비가 조화를 이뤄 귀에 쏙쏙 박히는 후렴구와 강렬한 안무를 무기로 팬덤을 확장하고 있다.
춤이 너무 과격해서 역시 얼굴과 이름을 모두 외우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몬스터 엑스'가 아니라 '몬스타 엑스' 임을 아는 것만 어필해도 조카들은 감격할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알겠지…SM 막내 '레드벨벳'의 '덤 덤'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가 속해 있는 그 SM엔터테인먼트 맞다. 좀 더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H.O.T.나 SES 등 1세대 아이돌의 고향이다. 그 곳에서 지난해 '레드벨벳'이라는 팀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강렬하고 밝은 레드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벨벳 같은 음악을 모두 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팀명이다.
웬디, 아이린, 슬기, 조이, 예리로 구성된 여성 5인조 그룹으로 데뷔곡 '행복'부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이후 '아이스크림 케이크'(Ice Cream Cake) '비 내추럴'(Be Natural)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고 지금은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덤 덤'(Dumb Dumb)으로 '대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덤 덤'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면 바보처럼 어색해지는 귀여운 소녀의 감성을 표현한 곡이다. 영국 작곡가팀 런던 노이즈가 작곡한 업 템포의 팝 댄스곡으로 로봇춤, 팔찌를 이용한 퍼포먼스 등 귀여운 노래에 파워풀한 안무를 선보인다.
하나같이 예뻐서 멤버들의 얼굴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덤 덤'이라는 후렴구를 반복하는 노래는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익는다. 자연스럽게 후렴구를 흥얼거리면서 막내 예리가 '아이스크림 케이크' 때 합류한 멤버라는 것만 짚고 넘어가도 조카에게 '센스 있는 삼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