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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딱 들어맞는 오락영화 '베테랑' 10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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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이 29일 1000만 관객을 넘겼다.

'베테랑'은 역대 국내 개봉 영화로는 17번째, 한국영화로는 13번째 1000만 영화다. 올해 국내 개봉 영화 중 3번째('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1049만명, '암살' 0000만명) 1000만 영화이기도 하다.

'베테랑'은 어떻게 1000만 관객을 넘길 수 있었을까.

◇이건 마치 롤러코스터!

사실 어떤 분석도 필요 없다. '베테랑'은 재밌다. 기본적으로 빠른 영화이지만(최동훈 감독은 '베테랑'을 보고 "마치 내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속도를 내는 데만 몰두하는 작품은 또 아니다. 정확한 완급 조절, '베테랑'이 만들어내는 재미는 여기서 나온다.

'베테랑'은 처음부터 쌩하고 내달렸다가(중고차 시퀀스) 더 큰 속도를 얻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고(서도철의 조태오 조사 시작), 높은 곳으로 천천히 올라간 뒤에는 좌우로 뒤집히며(서도철과 조태오와 대립 격화), 쏜살같이 달려가 360도 회전을 두 바퀴 돈 뒤(서도철과 조태오의 마지막 액션 시퀀스) 멈춰서는 롤러코스터다. 롤러코스터는, 재밌다.

여기에 간결하고 재빠른 생활밀착형 액션을 더하고(정두홍과 류승완의 케미스트리), 타율 높은 유머를 곁들이고(슬랩스틱과 말장난 모두), 입에 착착 감기는 대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쪽팔리게 살지 말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이러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이건, 배우의 영화죠"

류승완 감독은 영화 개봉에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와 기자간담회에서 '베테랑'을 두고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기억해보라. 우리가 영화를 보며 감탄했던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배우 때문이었다.

그 중심에는 역시 황정민이 있다. '부당거래'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형사 '최철기'가 뱀 같은 인물이었다면, '베테랑'의 형사 '서도철'은 코뿔소 같은 인물. 이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황정민은 이전보다 한 톤 올라간 목소리와 명료한 표정, 조금은 과장된 듯한 몸짓으로 '베테랑'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함께 호흡을 맞춘 오달수의 연기 역시 뛰어나다. 오달수는 언제나 그랬듯이 상대 배우를 더 빛나게 해준다. 대사를 주고받는 타이밍, 대사의 완급조절을 통해 극의 리듬감을 만들어내는 오달수의 연기는 그가 왜 7편의 1000만 영화('괴물' '도둑들' '7번 방의 선물' '변호인' '국제시장' '베테랑')에 출연했는지 방증한다.

관객이 가장 열광한 배우는 유아인이었다. 전형적인 악인인 조태오는 유아인을 만나 부분적으로 신선한 인물이 됐다. 이는 분명 그가 타고난 배우의 얼굴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얼굴을 잘 사용하는 건 유아인의 영민함 덕분이다. 유아인은 캐릭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할 줄 안다. 유아인과 호흡을 맞춘 유해진은 못하는 연기가 없다.

◇"내가 너 죄짓고 살지 말랬지!"

부패한 권력가("나한테 이러고도 뒷감당할 수 있겠어요?!")를 청렴한 경찰("내가 너 죄짓고 살지 말라고 했지?!")이 잡겠다는 데 누가 뭐라고 할까. 또 누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베테랑'의 메시지는 이렇듯 단순하다. 그런데 시원하다.

떠올려 보자. 그들의 갑질을, 그들의 금수저를. 땅콩을 내놓으라며 비행기를 멈춰 세운 회장 딸이 있었고, 드라마로 만들면 욕 먹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상황을 연출한 회장의 아들 둘이 있었다. 이제는 회장이 된 한 아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감옥에서 나왔다.

'베테랑'은 이 박탈감을 단 두 시간 동안이라도 채워주는 영화다. 이런 주제를 다룬 영화가 진지하면 너무 현실 같아 관객은 오히려 보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 오락과 드라마가 들어가면, 본다. 권력가를 향한 조롱은 이제 하나의 흥행 코드다.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재벌 혹은 권력가는 이제 대중이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하나의 상업적 코드가 됐다. '베테랑'은 이 코드를 정확하게 아는 영화다. 코드의 공유, 결국 공감이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물론 '베테랑' 속 메시지가 1000만 관객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하는 건 무리다.

◇달려라, 여름이다

여름하면 역시 오락영화다. '베테랑'은 여름과 딱 들어맞는 오락영화다. 대놓고 말하자. '암살', 재밌긴 한데 조금 진지했다.

지난해를 떠올려 보자. 17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은 '명량'은 너무 진지했다. '명량'과 함께 그해 여름,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성적을 낸 '해적:바다로 간 산적'(866만명)은 반대로 대놓고 관객을 웃겼다.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완성도는 실망스럽지만, 이 영화는 배우 유해진을 필두로 관객을 웃기는 데 성공했다. 여름 영화는 웃기고, 재밌으면 그만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베테랑'은 부담 없는 영화"라며 "관객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영화, 해피엔딩인 영화를 원한다. '베테랑'이 딱 그런 영화였다"고 설명했다.

물론 '베테랑'에도 가슴 아픈 장면이 있다. 하지만 잠깐이다. 이 영화는 이 슬픔을 동력 삼아 열정적으로 달리는 영화다. 여름은 열정, 정열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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