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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특집]美·中,외교채널 풀가동 ‘압박외교’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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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中 전승절 참석 등 다각적 외교 펼쳐…‘10월10일’ 도발 여지남아
“한·미·중·일 4자 외교안보협의체의 창설 제안해야”

[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남북이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과 대북 확성기 방송을 둘러싼 '치킨게임'을 피하고 관계개선을 위한 합의를 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북한이 지난4일 발생한 지뢰폭발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호응해 우리 정부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5일 오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지난 22일 오후부터 이날 0시55분까지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 및 6개항으로 이뤄진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합의문에 따르면 북측은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또 최근 발령한 준전시상태도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이날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도 다음달 초에 갖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서울이나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남북 고위급 첫 접촉서 합의까지 ‘숨가빴던 4일’

남북은 지난 22일부터 '무박 4일' 간 고위급 접촉을 진행한 끝에 25일 0시55분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

우리 측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및 김양건 조선노동당 비서는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마라톤 협상을 통해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등 6개 항목에 합의했다.

이들은 첫날 접촉 때10시간, 2차 접촉 때는 무려 33시간의 마라톤협상을 벌인 후 한반도 내 최악의 사태는 피하도록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은 처음부터 극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지난 20일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이후 22일 오후 5시(북한의 평양시 기준)까지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최후 통첩을 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3군 사령부를 방문해 군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통일부가 홍용표 장관 명의로 통지문을 북측에 발송했다. 하지만 북측이 이를 접수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상황이 급반전됐다. 북측이 김양건 비서의 명의로 김관진 실장에게 “21일 또는 22일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을 하자”는 내용의 통지문을 전달한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김관진 실장 명의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대상으로 하자”는 수정통지문을 발송했다. 황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체제를 이끄는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참석자 조율은 22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이날 9시 35분 북측은 황 총정치국장 명의로 “북측은 황병서·김양건, 남측은 김관진 실장·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2대2로 접촉하자”는 통지문을 재발송했다. 청와대는 오전 11시25분께 북한 제안을 수용하면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시작됐다.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23일 새벽 4시30분까지 10시간가량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정회'를 선언했다. 남북 협상 '결렬'이 아니라 '정회'를 선언함으로써 남북 간 협상 의지를 확인했다. 이들은 23일 오후 3시30분부터 두 번째 접촉을 이어갔다. 사실 이번 협상은 한쪽의 양보가 없으면 타결이 쉽지 않은 '치킨게임'의 양상을 보였다.

◆외교부, 美·中 등 외교 채널 풀가동

이번 합의과정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우리 외교부의 노력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온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의 압박, 특히 중국의 압박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북한이 지난 20일, 이틀 뒤인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최후통첩한 점에 비춰보면 이번 외교의 성과는 호평을 받을 만하다.

정부는 미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측의 주한대사관과 현지 공관을 통해 외교 채널을 풀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들 국가에 북한의 도발 실태와 우리 정부의 대응을 다각도로 설명했다.

미국과는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추가도발 억제에 만전을 기하는 등 공조를 지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 정부는 중국에 공을 많이 들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외교부 핵심인원들이 중국을 방문, 외교전을 펼쳤다.

이와 함께 우리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21일 오전에 미국 측 수석대표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전화 외교를 했다. 이들은 북한 도발 이후 상황을 예시하면서 긴밀한 협의와 대응을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본부장은 이어 같은 날 저녁 때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도 통화했다. 우 특별대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남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美·中, 北 압박에 '한반도 긴장 해소' 나선 듯

정부의 외교적 성과 덕분인지 미국과 중국이 북한 압박에 나섰다.

우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 중이어서 한·미 간 군의 공조체제는 더욱 강화됐다. 22일 오전에는 최윤희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전화통화를 하고 대북 대응에 나서자는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한·미 군 당국은 24일 미군 최신예 무기가 투입되는 양국 군 '통합화력 격멸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중국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홍콩 빈과일보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북한 접경지대에 탱크와 장갑차 등을 집결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신문은 북한과 국경을 맞댄 지린(吉林)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시 주민을 인용해 지난 이틀간 자주포와 탱크, 장갑차 등이 시내를 통과해 중국 국경으로 갔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21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성명에서도 읽힌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의 이웃으로서 반도의 국면과 동향을 고도로 주시하고 있다"며 "그 어떤 긴장조성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韓, 동북아 외교 주도권 잡는 틀 마련해야

북한의 도발 위협과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이 계속 높아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북한이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전후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박근혜정부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10월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에 북한의 도발과 협상 과정을 보면, 기존 한·미·일 3각 동맹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데 한계를 드러냈다. 중국의 측면 지원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로써 중국을 포함한 한·미·중·일의 외교안보협의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박근혜정부는 한·미·중·일 4자 외교안보협의체의 창설을 제안하면서 한국 주도 외교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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