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 국내 타이어 업계가 파업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이달 17일 3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23일 한국타이어 노동조합도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에서 과반수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금호타이어가 일주일 째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타이어마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국내 타이어업계는 하투(夏鬪)에 휘말리게 된다. 타어어업계 노사가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것은 임금인상률이다. 지난해 중국산 저가 타이어의 공세와 중국 경기 침체 등으로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두 회사 모두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5년 만에 워크아웃(경영 개선 작업)을 졸업한 금호타이어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553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1.1% 감소한 성적이다.
금호타이어는 회사 설립 후 총 4번의 파업이 있었으나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측과 임금피크제를 전제로 한 일시금 지금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임금(일당 기준) 1900원 정액 인상 ▲임금피크제 도입 시 일시금 300만원 지급 및 정년 만 57세→61세로 연장 등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임금 8.3%(15만9900원) 정률 인상 ▲지난해 경영성과금 배분 ▲기피직무 수당 지급 ▲1958년생 정년 연장 요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생산·경영지표가 업계 하위수준이지만 이미 업계 최고 대우를 해주고 있는데 임금피크제 등을 거부하는 것은 무리"라고 나섰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해 경영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요구했는데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일시금을 제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현재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17일 광주, 평택, 곡성공장 등 3개 공장 오전조를 시작으로 근무조(하루 8시간씩 3교대 근무)별로 8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방산요원과 필수요원을 제외한 전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했다.
전면파업에 나서기 전 금호타이어는 나흘 간(11~14일)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80억 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전면 파업에 돌입한 이후 하루 52억원의 매출 손실(23일까지 약 370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손실은 총 460억원에 해당한다.
한국타이어도 설립 53년 만에 파업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타이어 노조도 21일부터 3일간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의 86.3%가 찬성표를 던졌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가 끝나면 언제든지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한국타이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0% 감소한 2011억원에 머물렀다. 사측에서는 기본급 기준 임금인상 1%를 고수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6.7%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측과 노조의 임금인상안에 대한 차이가 큰 만큼 쉽게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온도 차이가 있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노조와 사측이 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파업으로까지 번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