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남북 고위급 접촉이 11시간만에 재개된 가운데 청와대는 23일 남북 회담과 관련해 철저히 함구한 채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도 청와대에 머무르면서 실시간으로 관련 동향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및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한 측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및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전날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이날 새벽 4시15분까지 10시간 가까이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같은 장소에서 접촉을 재개하며 약 11시간만에 회담에 다시 임했다.
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필수 인력들이 자리를 지키는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밤샘협상을 지켜보며 철야를 한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정회 결정이 내려지자 새벽께 귀가하기도 했지만 오후 접촉 재개 이전에 다시 청와대로 돌아와 근무에 복귀했다.
청와대는 고위급 접촉 결과와 관련한 언급을 일체 삼가고 있다.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서 남북이 대화 테이블에 앉아 있는 만큼 자칫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 협상에 영향을 줄 상황을 우려,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대통령이 NSC 소집을 지시하거나 주재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남북 협상 중에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를 삼가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이날 안보실을 중심으로 전날 밤샘협상의 결과를 평가하면서 북측의 요구 사항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에 대비, 남북 대화 속 혹시라도 모를 도발에 대비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며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북한의 도발 및 남북 고위급 접촉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국내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파장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서는 고위급접촉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정회를 선언하고 재접촉을 모색하거나 협상 결렬이 선언돼 남북대치가 한층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기류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