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원·달러 환율이 21일 1190원대를 돌파하며 출렁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1185.1원)보다 0.9원 오른 1186.0원에 출발했지만 오전 장중 한 때 1190원대를 돌파하더니 전일보다 9.9원 급등한 1195.0원에 마감했다. 이는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 12일(1190.8원) 수치를 깬 것으로 지난 2011년9월26일(1195.8원) 이후 3년11개월만에 최고치다.
환율이 급등한 것은 전날 오후 북한의 기습적인 포격이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원화 가치를 떨어트렸기 때문이다. 전날 역외시장에서는 장중 한 때 원·달러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세가 5.0원 이상 오른 1193.8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 금리인상 기대가 한 풀 꺾인 탓에 달러화 약세의 영향을 받겠지만 대북 리스크가 상호 상승 작용을 일으켜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북한의 포격 이후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 겸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은 북한 군에 이날 오후부터 전시상태로의 전환을 지시했고 우리 군도 북한의 위협에 즉각적으로 대응키로 하고 경계수위를 높인 상태다. 특히 한미군은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상향 조정하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발 악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항상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과거와 유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날 포격은 국토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는 점에서 과거 흐름과 약간 달라질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상승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포격 도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최근 대북 리스크가 악재로 작용하는 영향력이 점차 축소된 점에서 이번 포격사태는 단기 변동성 재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금리인상 기대감과 중국 증시 급락 및 위안화 평가 절하, 유가 급락 등 부정적인 대외 재료가 쏟아진 가운데 북한의 도발까지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환당국이 지속적으로 상단을 관리하고 있고, 북한 이슈에 대해 급등 억제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