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70주년을 맞는 광복절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경축사를 통해 밝힐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대북·대일 메시지를 통해 평화통일에 대한 구상과 함께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 등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사건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14일 담화 내용 등에 대한 입장 표명 여부가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우선 취임 이후 세 번째이자 광복 70주년을 맞는 이번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게는 일단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지뢰도발과 관련 사과 등을 요구하는 강경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지뢰 도발사건 이후에도 통일부가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고 박 대통령이 경원선 복구행사 등에 참석하면서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여론이 있는 점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북한 측이 이날 목함지뢰 매설을 부인하고 나서기까지 해서 박 대통령이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사건이 벌어진 이후인 지난 11일 필립 하몬드 영국 외교장관과 접견한 자리에서도 "강력한 대북억지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도 지속해 나가는 한편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만큼 대화 의지도 함께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측면에서 핵 폐기를 촉구하면서 '평화와 체제안정'이 담보되는 개방과 변화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그러나 분단 70년을 맞아 중대제안과 같은 내용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8·15 경축사에서 추석을 전후로 한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DMZ) 내 세계평화공원 공동조성 구상을 내놨고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는 이산상봉 정례화 등을 제안했지만 북한 측에서 별다른 호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도 한반도 생태계 연결, 문화유산의 남북한 공동 발굴 및 보존, 광복절 기념식 공동준비 등 환경·문화 분야의 '작은 협력'을 제안했듯 이번에도 추가로 획기적인 제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일 메시지도 주목된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아베 총리가 종전 70주년 담화에서 침략 및 과거사와 관련, 진정성있고 진전된 사과를 내놓지 않은 만큼 박 대통령의 메시지에 관심을 모은다.
아베 담화를 감안, 아쉬움과 함께 일본의 성의있는 자세변화를 거듭 촉구하는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일단 청와대는 아베 총리의 담화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아베 총리가 일본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변함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점 등을 감안해 박 대통령도 그에 상응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민주당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아베 담화'를 직접 거론하면서 "역대 담화의 역사인식을 확실하게 재확인함으로써 양국 관계가 미래로 향하는 데 큰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광복 70주년에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점까지 맞물려 다소 유연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아베 총리가 식민지배, 침략 등에 대해 직접적인 사죄의 표현을 담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에둘러 사과의 뜻을 표명하는 모습을 보인 점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이 적절하게 호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피해자 할머니들이 고령인 만큼 문제 해결이 시급한 시점이라는 점 등을 내세워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성의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통상적으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하반기 국정운영 방향 등을 밝혀온 만큼 이번에도 국정 구상을 다시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 구상의 경우 이미 지난 6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의 필요성과 추진 의지를 밝힌 만큼 이를 재차 언급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