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삼성전자는 뉴욕에서 애플을 베어 먹을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통상 9월에 열리는 독일가전박람회(IFA)에서 늘 첫선을 보여왔던 노트 시리즈를 독일이 아닌 뉴욕에서 공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점차 어려워지는 시장 환경과 거듭되는 판매량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최대 경쟁사인 애플의 심장부로 불리는 뉴욕에서 갤럭시노트5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13일(현지시각)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의 공개를 미국 뉴욕에서 단독으로 진행했다. 미국 뉴욕의 또 다른 이름은 '빅애플(The Big Apple)'이다.
삼성은 과거 2013년 3월 14일 뉴욕 언팩행사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4'를 선보였다.
당시 삼성은 애플의 본고장 '미국'에서, '빅애플'이라고 불리는 '뉴욕'에서 스토어가 보이는 '라디오시티'에서, 차세대 신제품을 발표하며 '애플'과 정면 대결을 벌였다. 이후 갤럭시S4는 누적판매 7000대로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삼성이 2년 만에 또다시 뉴욕에서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플러스를 선보인 것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삼성은 올해 초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가 기대보다 판매를 많이 하지 못했고, 올해 상반기 무선 사업부의 실적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또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권역별 6개 시장 중 5곳에서 판매량 1위를 했지만, 북미에서만 애플에 밀려 2위였다.
반면 경쟁자인 애플은 기존의 고집을 꺾고 대화면을 장착한 아이폰6를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애플은 올해 미국 2분기(한국 1분기) 세계 시장에서 매출액 580억달러와 순이익 136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매출은 27.2%, 순이익은 33.3% 각각 늘었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9월 전후 독일 베를린 IFA(국제가전박람회)에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공개해 온 관행을 뒤엎었다.
시기도 앞당기고 장소도 미국으로 바꿨다. 다음 달 아이폰 신제품을 선보이는 애플보다 먼저 제품을 내고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판매량도 갤럭시S4 때와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뉴욕 발표는 노트 시리즈의 위상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고 분석된다. 과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포함한 대화면 제품은 플래그십 시리즈를 보완하고 일부 마니아층 시장을 겨냥하는 서브 제품의 개념이 컸다.
하지만 이번 뉴욕 발표는 대화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향후 노트 시리즈를 비롯해 대화면에 대한 제품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GfK는 1·4분기 스마트폰 시장의 주요 특징으로 대화면 스마트폰의 성장을 꼽은 바 있다.
올해 1분기 12.7㎝(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6600만대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32%보다 많이 늘어난 비중이다. 특히 북미와 중국에서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율 문제로 공급량 부족을 겪었던 엣지 시리즈의 성공도 기대해볼 만하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판매량이 1대1 비율일 정도로 소비자들이 엣지에 대한 반응이 높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이번에 선보이는 갤럭시S6엣지 플러스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애플의 선전과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번 갤럭시노트5와 엣지플러스의 성공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독일 IFA 행사에서 언팩행사를 하면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 굳이 뉴욕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 과감히 투자한 것은 그만큼 삼성 입장에서도 절실하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