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IT업계가 금융 결제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
이들은 초기만 해도 그저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수익 모델을 잇달아 추가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와 액센추어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결제시장은 2011년 1059억달러(한화 약 125조5021억원)에서 2017년 7210억달러(854조4571억원)로 7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모바일 결제시장이 커지면서 핀테크시장 투자는 아이폰이 나오던 2008년 9억3000만달러(1조1021억원)에서 2013년 29억7000만 달러(3조5197억원)로 5년만에 3.2배 커졌다.
다음카카오는 IT와 금융의 벽을 가장 활발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카카오페이로 공과금과 지방세를 납부하는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고급택시 결제와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진출한다.
다음카카오는 서울시와 손잡고 카카오택시의 프리미엄 버전인 고급택시를 10월부터 운영한다. 고급택시는 BMW와 벤츠 차량 100대로 운영되며 요금 미터기나 결제 기기, 택시 표시 없이 운행한다. 어학 능력과 응급처치 기술을 갖춘 '고급택시 전문 기사제'도 운영된다.
다음카카오는 고급택시 결제를 카카오택시 앱으로만 이뤄지게 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고급택시 기본요금은 모범택시(5000원)보다 비싼 7500~8500원 내외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12일 서울시와 '고급택시 서비스 업무협약'을 맺은 다음카카오는 결제 방식에 대한 기술적 검토에 들어갔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고급택시는 현금이나 신용카드, 교통카드로 결제되지 않는다"며 "앱을 통한 결제 방법은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부터 카카오택시 사업을 시작한 다음카카오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승객은 평소대로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택시비를 결제하며, 택시 기사는 별도의 콜비를 내지 않았다.
수익 창출보다 모바일 콜택시 인지도 확대에 주력한 것이다. 기사와 승객 대상의 다양한 경품 제공, 대대적인 광고 송출 속에 카카오택시는 7월 기준 누적 호출 수 500만건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사업을 통해 당장의 수익보다는 가입자 확보와 모바일 콜택시 인식 형성에 주력했다"며 "카카오택시는 고급택시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고급택시에서도 콜비는 따로 받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높게 형성된 기본 요금에서 일정 부분을 가져갈 방침이다. 고급택시 요금 분배율은 논의 중이다.
카카오택시를 기획한 정주환 다음카카오 온디맨드팀 총괄은 "고급택시는 승객의 다양한 필요에 맞춘 서비스이자 카카오택시의 첫 번째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카카오는 인터넷 금융에도 진출한다. 지난 5일 다음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발표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모바일은행과 전자상거래 사업을 구상 중이다.
최근 다음카카오는 공과금과 지방세를 카카오페이로 납부하는 서비스를 금융 당국으로부터 허가받기까지 했다.
KT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KT는 제2금융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 6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선보인 '네이버 페이'를 자사 쇼핑 서비스에 접목했다. 다음카카오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계획은 없지만 일본에서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 콜택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SK그룹은 자회사 SK플래닛과 11번가의 시너지로 유통업계 전자 결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SK플래닛의 간편결제 서비스 '시럽 페이'는 이달 누적 거래액 600억원을 돌파했다.
SK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11번가 쇼핑채널에 처음 적용된 시럽 페이는 출시 후 두 달만에 누적 거래액 50억원을, 지난 7월에는 6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럽 페이의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액은 10억원 수준이다. 전체 가입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SK플래닛은 시럽 페이 인기 요인으로 국내 9개 모든 신용카드사와의 제휴, 추가 인증 없는 결제 방식 등을 꼽았다. SK플래닛이 모바일 콜택시 'T맵 택시'에 시럽 페이를 적용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K플래닛 관계자는 "T맵 택시를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며 "시럽 페이의 경우 제휴처를 계속 늘려가며 전자 결제 시장을 키우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