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코스피지수가 약 한달 만에 장중 2000포인트 선이 붕괴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9% 하락한 2008.44로 시작했다. 이후 코스피 지수는 하락을 거듭하며 오전 9시33분께 2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5분 현재 0.77% 내린 1994.76을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코스피 지수 하락을 불러온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로 외국인 매도 흐름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조정받던 유가증권시장에서 6월 이후 외국인 자금이 등을 돌리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6월1일부터 지난 7일까지 거래대금 기준 3조원 가까이 순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자금은 지난 6월부터 한국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거래소는 6월과 7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은 각각 9억6200만달러, 16억8900만달러 규모로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함께 이 기간 코스피 지수도 2102.37포인트에서 2010.23포인트까지 4.38% 하락했다.
업계에선 8월 유가증권시장이 계절적으로 약세를 보여왔던 점과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국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현재로썬 9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 국내를 비롯한 신흥국 전반의 자금 유출이 가파를 것이라고 우려"한다며 "대형주 실적이 부진하다는 환경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전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국인 투자 패턴이 일정한 방향성을 띄고 있다는 면에서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코스피 움직임 자체가 안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시각도 6월부터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매도 시기에 30~40%까지 팔았던 과거 패턴에 근거해 보면 1조원 정도까지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자'로 돌아설 시기를 미국 금리 인상 시기로 예측되는 9월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과 지난 2분기 실적에 대한 부정적 심리가 다소 감소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매도 흐름 속에 기관투자자 매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LIG투자증권 지기호 센터장은 "1980년부터 지난해까지 8월 유가증권시장은 평균 1.56%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 계약 증가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과 함께 미국 금리 인상 문제 등이 맞물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 인상 시점으로 예상하는 9월까지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며 지수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가 약해지고 있어 주요 매수 주체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