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한국 증시가 3개월 넘게 조정을 이어가며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2000포인트 수성(守城)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에서는 외국인 매도로 코스피 지수가 200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반등 시점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 예상보다 저조한 수출 기업 실적 등으로 지난 4월 이후 조정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연초 1926.44포인트에서 시작해 강세를 거듭하며 지난 4월24일 종가기준 2159.80포인트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조정 장세 속에 하락하며 전 거래일인 7일에는 2010.23포인트까지 하락했다.
특히 지난 1분기 강세장을 주도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6월 들어 매도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면에서 2000포인트 위기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6월과 7월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대금 기준 1조506억원, 1조7998억원 규모의 순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8월에도 지난 7일까지 1089억593만원 규모로 '팔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2000포인트 수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는 측에서는 외국인 투자패턴이 일정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추가 매도 물량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가 나오며 추가 조정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 하단을 최저 1950포인트까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코스피 움직임 자체가 안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시각도 6월부터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매도 시기에 30~40%까지 팔았던 과거 패턴에 근거해 보면 1조원 정도까지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지지할 것으로 보는 측에서는 이미 악재 대다수가 시장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대외 변수 등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아온 한국 증시가 최근 오히려 저평가된 시점에 이르러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거시경제 상황과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대한 우려가 4월 이후 조정 장세의 원인"이라며 "현재 한국 증시는 가격 측면에서 거의 저점에 달해 추가적인 하방 압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신흥 시장에 대한 불안 요소는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됐다고 본다"며 "유가 흐름이 주요 변수가 되겠지만 이미 저점 수준이라는 면에서 앞으로 지수 반등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