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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제 원자재시장, 달러 강세·中경제 둔화로 날개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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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직후와 흡사…美 금리 인상 시기 결정에 영향 미칠 수도

[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국제 원자재 시장이 심상치 않다. 달러화 강세로 자금이 원자재를 외면하고 세계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해오던 중국 경제의 둔화로 수요가 위축된데다 세계 원자재 시장의 블랙홀로 간주되던 중국 시장이 오히려 원자재 수출에까지 나서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들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원자재 시장의 이상은 2가지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원자재에 투자하던 헤지펀드들이 원자재 시장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다. 2014년 한해에만 국제원자재 시장에서 34억 달러의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2012년 이후 3년 이상 순유출이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 들어서도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금과 원유,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올들어 추락을 계속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원자재 생산업체들에도 당연히 타격을 주어 이들 업체의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재 가격과 연동된 ETF(Exchange Traded Funds)의 하락은 더욱 심각하다. 많은 ETF들이 지나친 하락폭을 견디지 못하고 폐지되기까지 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6일 전했다.

2번째로는 중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원자재와 관련된 주요 국가들이 입고 있는 막대한 피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금에 집중 투자해온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국제 금 시세가 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지난 3주 사이에만 약 54억 달러(약 6조3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6일 추산했다.

또 세계 최대의 산유량을 자랑하며 막대한 오일머니로 돈이 부족한 줄 모르던 사우디는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국제유가로 외화 수입이 줄면서 재정 압박을 받기 시작, 2007년 이후 8년 만에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CNN 머니는 전했다. 사우디의 국채 발행 계획은 국방비 지출의 대폭적인 증가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기는 하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가 아니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끝없는 추락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중국 경제의 둔화라는 두 가지 요인이 촉발했다고 할 수 있다.

인상 시기만 확정되지 않았을 뿐 미국의 금리 연내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달러화는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로 돈이 몰리면서 대체 투자재로 여겨지던 원자재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계속 내비치면서 미 달러화의 강세가 꺾일 줄 모르는 있어 국제 원자재 시장의 하락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와 함께 전세계 경제성장의 약 3분의 1을 지탱해오던 중국 경제가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국제 원자재 시장에 더 크고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 고도성장을 계속하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물량 확보에 혈안이 됐던 중국이 수요를 줄이는 것으로도 모자라 늘어나는 재고 감소를 위해 확보해 두었던 원자재 물량 일부를 수출시장에 내놓기까지 하면서 원자재 시장은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

최근 상하이 주가의 폭락으로 상징되는 중국 경제 둔화의 여파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원자재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자산 가치 하락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년 사이, 구리는 28%, 주석 30%, 니켈 44% 등 주요 비금속(卑金屬, base metal)들 모두 크게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은 비금속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금과 은, 플라티늄과 같은 귀금속, 원유와 같은 에너지 분야 모두 끝모를 하락의 심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값은 지난달 말 심리적 지지선으로 간주되던 온스당 1100달러 선이 무너진 이후 한때 6년 래 최저치인 107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조금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1100달러 선을 밑도는 1090달러 대에 머물고 있다. 원유 역시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5달러 선이 무너져 6년 래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는 7일 90.53으로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BCOM을 구성하는 22개 구성요소 가운데 18개 요소가 현재 하락세 시장(bear market)에 빠져 있다. 가격이 최근 고점에서 20% 넘게 하락했을 때 하락세 시장인 것으로 규정된다. 22개 품목 가운데 옥수수와 천연가스, 밀, 살아 있는 소(live cattle) 등 4 품목만이 현재 하락세 시장에 빠지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기상 악화에 따른 공급 제약 등에 힘입었을 뿐이다.

이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라 불렸던 7년 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와 흡사하다. 당시에도 금융 위기가 원자재 가격 하락을 초래해 BCOM의 22개 구성요소 가운데 18개 요소가 하락세 시장에 빠졌었다.

이러한 원자재 시장의 계속되는 약세가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 자체가 오만이라는 것이다. 샐제로 옐런 연준 의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고 그녀가 섣불리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대애눈 이처럼 달러 강세 및 중국 경제의 둔화에 따른 원자재 시장의 약세에 영향을 받은 것이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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