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6년 내리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던 일반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수입이 지난해 지출을 초과하면서 7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4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710조3000억원으로 2013년보다 30조1000억원(4.4%) 증가했다.
반면 총지출은 694조3000억원으로 11조3000억원(1.7%) 증가에 그치면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저축투자차액'은 16조원 흑자로 나타났다. 저축투자차액이 흑자를 보인 것은 관련 통계가 첫 집계된 2007년 이후 7년 만이다.
공공부문의 저축투자 차액은 2007년 17조6000억원 흑자를 나타낸 뒤 2008년 -5조4000억원, 2009년 -57조8000억원, 2010년 -31조3000억원, 2011년 -19조4000억원, 2012년 -5조원, 2013년 -2조7000억원으로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공부문 흑자로 돌아선 이유는 일반 정부에서 거둬들인 조세수입을 비롯해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 사회부담금 수입이 늘어난 데다 토지주택공사(LH) 등 비금융공기업의 매출 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일반 정부의 총수입은 493조원으로 2013년에 비해 19조9000억원(4.2%) 증가했다. 총지출은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험 지출과 기초연금 등 사회수혜금 지출이 늘면서 20조5000억원(4.5%) 증가한 47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 정부의 저축투자차액은 18조6000억원으로 흑자 규모가 2013년(19조1000억원)에 비해 다소 축소됐다.
비금융 공기업은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지난해 LH, SH 공사 등의 미분양 주택이 분양으로 전환되고, 에너지 공기업의 요금인상 영향 등으로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투자차액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20조2000억원 줄어든 -4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금융 공기업의 적자 감소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으로 수익 구조 자체가 좋아졌다기 보다는 일시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지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도 있다.
지난해 비금융 공기업의 총수입은 189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조9000억원(6.7%) 늘어났으나 총지출(193조3000억원)은 전년보다 8조3000억원(-4.1%)이나 감소했다. 비금융 공기업의 총지출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공기업의 SOC(사회간접자본) 분야 신규투자가 감소한데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부지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토지 등 순취득이 감소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비금융 공기업의 적자 개선에 대해 "지난해 정부의 공기업 '방만 경영 해소', '부채 감축' 등의 노력이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금융 공기업은 금리 인하 등의 영향을 받아 총수입이 전년에 비해 1조4000억원(-3.9%) 줄어든 33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총지출은 영업비용 절감 등으로 5000억원(-1.4%) 감소한 3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저추투자차액은 1조6000억원 흑자로 전년보다 흑자 폭이 9000억원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