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대우증권 노조가 임직원이 주체가 된 '종업원 지주회사'를 만들어 대우증권 인수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3일 성명을 내고 "산은지주의 회사 매각에 대비해 임직원이 주체가 돼 회사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노조가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대우증권의 대주주인 산은금융지주가 대우조선해양 부실 등의 문제로 대우증권 매각을 신속히 처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지금의 대우증권은 대주주만이 아닌 임직원들의 독자적인 노력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 등의 과실을 대주주만 향유한다는 것은 결코 타당치 않다"고 말했다.
임직원이 대주주 못지 않게 대우증권의 주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게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직원들은 그 어떤 주체보다 대우증권의 대주주가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향후 대우증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적임자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를위해 대우증권 인수의 세부 구조 확정 후 임직원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회사를 공동 경영할 전략적 투자자와 국민연금 등 중장기 재무적 투자자 확보를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인수자금 규모는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금융지주회사에 재매각 가능성까지 감안할 경우 최소 30%+1주, 금액으로는 1조4000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다한 인수대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임직원이 꾸린 '종업원 지주회사' 단독으로 인수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어 외국계 금융사 또는 사모투자펀드(PEF) 등과 반반씩 인수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도 적지 않지만 종업원지주회사에 1인당 1억원 수준을 투자, 동일 금액을 대우증권 보증으로 임직원들이 대출받는다면 인수금액 확보가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대우증권이 금융자본에게 넘어갈 경우 오로지 대주주만을 위해 직원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향후 대우증권의 지속적이고 균형 잡힌 발전과 정당한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임직원들이 적극적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