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제약업계 오너 3세 경영인 중에서 맏형 격인 이경하 JW중외제약 부회장이 '부'를 떼고 회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JW홀딩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이종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이경하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로 대표이사만 15년째인 이 회장은 JW중외제약 지주사인 JW홀딩스 최대 주주도 겸하고 있다.
승계를 마무리했다지만, 회장의 앞날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실적이다.
지난 2011년 '제2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중외홀딩스를 JW홀딩스로 CI를 변경했다. 그리고 5년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에 나서며 실적 끌어 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못내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81억원으로 전년대비 30.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127억원으로 전년대비 4.7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6억원으로 18.2% 감소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기 전인 2010년 대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모두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효자 품목의 판매 부진과 맞물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수액제 매출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탓이다.
주력제품의 특허만료에 따른 매출 공백을 만회할만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분간 매출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2012년 정부의 약값 인하정책과 주력제품의 특허 만료에 제네릭(복제약) 공세에 따른 매출 공백을 만회할만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어려움을 겪으며 실적 돌풍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JW중외제약의 높은 부채비율도 이 회장의 경영 능력에 발목을 잡고 있다. 제약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당진공장 건설을 위해 지난 2008년 이후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훼손됐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170%의 부채비율로 제약업계 상위 30개 기업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당진공장 건설에 따른 대규모 투자 등이 작용했다 하더라도 재무구조 취약성은 JW중외제약의 해묵은 숙제다.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수액제도 제자리걸음이다. 토종 수액명가인 JW중외제약의 주력사업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날은 '가시밭 길'이다. 실제 일반수액과 영양수액 매출은 지난 2013년 기준 819억원을 기록해 2009년 대비 7% 이상 감소했다. 점유율 2위 MG와 CJ헬스케어의 공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JW중외제약은 당분간 영업활동을 통해 차입금을 감축하거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운영자금 확보와 차입금 상환을 유형자산 매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전망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수익구조에서 수액이 전체 30%를 차지하는데 생산대비 원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구조"라며 "시장에서 실적을 안좋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제품매출대비 상품매출이 높은 것도 계열사 JW생명과학의 제품을 판매대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액에 관해서는 '밑지고 판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수액판매가 실적에 악영향을 끼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 대비 높은 부채비율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인 당진공장 건설을 위해 지난 2008년 이후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악화됐다"면서 "투자부동산 매각에 따라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부채비율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