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벤처신화'로 통하는 팬택이 회생의 신호탄을 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파산부는 17일 팬택과 옵티스컨소시엄 간 인수 본계약 체결을 허가했다.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옵티스 컨소시엄에는 국내 통신 장비 업체 쏠리드도 포함됐다.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월급을 자진 반납하고 휴직을 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적합한 인수 대상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팬택은 지난 5월 법원에 법정관리 폐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법정관리 중인 팬택을 청산하는 것보다 기업을 존속시키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법정관리 폐지를 확정하면 팬택 임직원뿐 아니라 500곳에 달하는 협력사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정부가 주도하는 일자리 만들기와 경기부양책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본계약 체결로 옵티스컨소시엄은 팬택의 재무상태에 대한 실사를 바탕으로 회생 계획안을 마련해 채권자와 주주 등이 모인 가운데 관계인집회를 열게 된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안이 가결되면 옵티스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는 법원의 공식 인가를 거쳐 사실상 마무리된다.
팬택은 박병엽 전 부회장이 지난 1991년 스물아홉의 나이로 직원 6명, 자본금 4000만원으로 출발했다. 무선호출기 '삐삐'회사에서 세계 톱7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이름을 올리며 '벤처기업의 신화'로 불렸다. 국내 시장에선 한때 LG전자를 물리치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옵티스는 PC, 노트북 등에 CD를 꽂는 장치인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Optical Disk Drive)제조업체다. 2005년 삼성전자에서 퇴사한 이주형 대표가 설립했다. 옵티스는 창업 10년 만인 지난해 매출 5996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