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PC·모바일 시장이 위축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수요가 줄어들면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 D램 등을 생산하는 반도체 업체들에 곧바로 영향이 미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PC 출하량은 PC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가면서 지난해 보다 4.5% 줄어든 3억대에 그칠 전망이다. 태블릿PC 출하량은 수요 감소, 제품 수명 연장 등으로 지난해 보다 5.9% 감소한 2억700만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됐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올해 3.3%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세계 D램 시장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0.4%를 점유하며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각각 27.4%와 24.6%를 차지했다.
문제는 D램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SK하이닉스의 PC용 D램 생산 비중은 20%대 후반이다. 마이크론은 PC용 D램 생산 비중만 40% 가량에 달하며 모바일 D램 생산 비중까지 합치면 50% 가까이에 이른다.
마이크론은 최근 PC 시장이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PC 수요가 줄면서 PC용 D램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9% 가량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사업 부진으로 주인이 바뀌는 부침을 겪을 위기에도 놓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은 마이크론을 인수하기 위해 230억달러(약 26조2729억원)를 투입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매출 감소로 인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PC 시대를 풍미했던 인텔도 PC·모바일 시장 변화에 따라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인텔은 1분기 시장 전망치(129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127억8000만달러(약 14조59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PC와 모바일 사업 매출은 지난해 대비 8% 감소한 74억달러(약 8조4515억원)다.
인텔은 사업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사업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 PC·모바일용 반도체 시장 확대에서 벗어나 서버·통신장비용 반도체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인텔은 중흥기를 이끈 르네 제임스 여성 CEO(최고경영자)를 클라우드 서버·5세대(G) 통신장비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로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