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지배력은 유선 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는다. 지배력이 전이된다면 휴대전화 시장의 파이가 더 커져야 하는데 점유율(50%)을 유지하고 있다. 결합상품을 규제하기 보다 판매를 활성화 해 소비자 편익을 확대해야 한다."(SK텔레콤)
"'휴대전화 시장 지배력의 유선 시장 전이는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시장 지배력이 유무선 결합 판매를 통해 유선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이로 인해 공정경쟁이 저하돼 결합상품의 질 하락으로 소비자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反SK텔레콤)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집 전화·초고속인터넷·인터넷TV(IPTV) 등을 묶은 결합상품 규제를 둘러싼 SK텔레콤과 반(反)SK텔레콤 진영 간 공방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정부가 결합상품 관련 종합대책 발표 시기를 늦추면서 생긴 정책 공백기를 틈타 두 진영 간 논리 싸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애초 6월 중 관련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시장 지배력 전이, 이용자 이익침해 등을 좀 더 들여다보고 있다.
SK텔레콤은 2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와 소비자 후생 증대'를 주제로 언론포럼을 열고 휴대전화 지배력이 유선 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는다며 결합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상무)은 "'복면가왕'이라는 TV프로그램이 (가수에게)복면을 씌워 편견을 없애는 것처럼 통신시장에서도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상무는 "2014년 LG유플러스는 2008년과 비교해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시장에서 모두 시장점유율이 상승했고, KT는 (같은 기간 각 시장에서)모두 하락했다"며 "이는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지배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지배력이 KT를 향해서만 작동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결합상품은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다"며 "소비자 편익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무료 등 허위 과장광고와 잘못된 판매 관행으로 케이블TV 경쟁력이 약화됐다면 유료 방송 서비스 제값받기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반(反)SK텔레콤 진영인 KT, LG유플러스, 케이블TV 등은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시장 지배력이 분명히 결합 상품을 통해 유선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기 때문에 결합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정면 반박했다.
SK텔레콤이 탄탄한 휴대전화 가입자를 바탕으로 결합상품을 통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을 재판매하고 IPTV를 위탁 판매하며 유선과 방송시장으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SK텔레콤 진영은 "SK텔레콤이 휴대전화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유선 분야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이 포함된 결합상품을 출시한 후 SK브로드밴드는 늘어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80%를 독식, 4년 만에 전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11.2%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KT와 케이블TV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2011~2014년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재판매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은 연평균 32% 성장했으며 (SK브로드밴드의 IPTV인)BTV 가입자는 4년간 3배 이상 증가하며 연평균 38.5% 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