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20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을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옹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초기 대응이 미진해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비판과 관련해 내각과 시스템 미비의 문제이지 대통령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메르스비상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명수 의원은 9일 YTN라디오‘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메르스 사태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가 아니라 방역시스템의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의원은 “처음부터 일정한 시스템에 의해 착착 움직였으면 지금처럼 우왕좌왕하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안 보였을 텐데 그게 안 돼서 이렇게까지 확산된 것”이라며 “국민들도 이제 함께 정부를 신뢰하고 위생 문제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게 공포감을 갖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메르스 자체보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이 더 확산되는 게 문제”라며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참여하고 챙기고 그렇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사람’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인식이다.
이 의원은 “정부의 여러 역할이나 시스템이 작동이 안 돼서 국민 불신이 가중된 것”이라며 “개인적인 행동이나 개별적인 관리로 들어가다 보니 더 커지고 결국 확산이 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연기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만약 확산된다면 그런(방미 연기) 문제도 확실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어차피 대통령이 모든 국정을 책임지고 있긴 하지만 방역시스템이 되어 있으면 대통령이 어떤 지시를 안 하더라도 제대로 작동되면 얼마든지 초기에 대응할 수 있었다”며 “지금 전쟁 중인데 대통령이 쏘라고 해야 쏘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물론 대통령이 최종 국정 책임자이기 때문에 비판을 할 수도 있지만 이건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과거에 사스나 신종플루, 에볼라 때 다 경험한 것”이라며 “시스템만 되어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다른 나라 시스템을 봐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내각에서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 없어 메르스가 확산됐다”고 언급한 서청원 최고위원과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서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 내각에서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근본 문제다. 총리, 총리대행도 부재중이었고, 리더십의 부재가 화를 키웠다”며 대통령이 아닌 정부 내각에 화살을 돌린 바 있다.
박대출 대변인 역시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사태 악화 원인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첫 감염자에 대한 소홀한 대처 등으로 초기 대응에 미흡했고 의료기관도 안이한 인식 아래 진료에 임했고 감염 의심자는 자발적 신고에 미온적으로 처신했다”며 ‘대통령 비판론’ 진화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변인은 “위기는 기회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우리가 놓치고 있던 보건의료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시스템 미비’를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