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월드컵을 앞두고 전력 숨기기에 들어갔다.
30일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에 따르면 윤덕여(54)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31일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평가전에 정식 등번호가 아닌 '가짜 등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경기는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 ESPN 등이 생중계한다. 캐나다월드컵에 참가하는 나머지 22개국에게는 한국과 미국의 전력을 분석할 절호의 기회다.
이에 대표팀은 '가짜 등번호'를 통해 외부 시선 가리기에 나섰다.
등 배번을 바꿔 다는 계획은 대표팀이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할 당시에는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하지만 현지에서 코칭스태프들이 논의해 협회에 요청했다.
이에 협회는 의상업체와 협의, 가짜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제작해 미국 현지로 보냈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팀도 전력분석을 열심히 하기에 완전히 속일 수는 없지만 가짜 등번호를 달면 어느 정도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전술적으로도 평소와 다른 포매이션을 쓴다면 상대국들은 더 헷갈릴 것"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선수들이 큰 대회를 앞두고 등번호를 바꿔 다는 일은 그다지 새로운 전략은 아니다.
남자 대표팀이 지난 1월 2015호주아시안컵 대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가짜 등번호를 사용하는 등 빈번히 활용했던 방식이다. 그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월드컵에서 선전할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대표팀의 의지로 풀이된다.
대표팀은 미국과의 평가전에 이어 다음 달 4일 미국 여자프로축구 스카이블루FC와 비공식 친선경기를 벌인다. 이후 결전지인 캐나다에 입성해 10일 브라질과 대망의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른다.